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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로페즈 역투, 기아 시즌 7연승의 힘은 무엇인가?

by 스포토리 201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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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연승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아의 연승은 한 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선발진의 호투는 스스로 망가지지 않는 한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타자들 역시 호투하는 선발투수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들이 연승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기아 7연승을 넘어 10연승도 가능하다




로페즈와 페르난도의 대결은 시작부터 한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두산의 에이스였던 니퍼트가 의외로 초반 무너지며 패배를 당했던 것과 로페즈의 경우는 다를 수밖에는 없습니다. 연승하는 팀의 에이스가 출전한 경기는 전날 두산 에이스의 경우와는 달랐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와 에이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연승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습니다.


완벽했던 로페즈와 정신없는 페르난도

로페즈의 역투는 오늘도 대단했습니다. 올 시즌 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거둘 정도로 로페즈의 투구는 대단 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주는 로페즈는 어떤 팀에서건 탐낼 수밖에 없는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2군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며 어렵게 다시 1군으로 돌아온 페르난도에게 기아와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퇴출을 당하거나 방치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선발 투구일 수도 있는 오늘 경기는 어쩌면 그에게는 잔인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에이스마저 초반 대량 실점을 하고 패했던 팀을 상대로 코칭스태프들을 만족시킬 투구는 쉽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1회 시작부터 테이블세터들을 사구와 볼넷으로 내보내며 우려를 샀던 페르난도는 그나마 3, 4, 5번을 범타로 막으며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페르난도의 운은 여기까지였습니다. 2회가 되어 포구 실책 등이 이어지며 대량실점으로 4-0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두산 벤치에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일찍 오늘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페르난도와는 비교되는 로페즈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는 더욱 오늘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속구와 멋진 슬라이더, 구석구석을 찌르는 송곳 제구까지 더해지며 무력해진 두산을 더욱 민망하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로페즈의 투구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든 것은 선수들의 호수비였습니다.

1회 투수를 넘겨 2루 베이스를 관통하는 타구를 잡아 아웃시킨 김선빈의 수비는 시작과 함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로페즈에게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타구가 좀 늦기는 했지만 군더더기 없는 김선빈의 수비는 연승 팀이 가지는 전형적인 모습의 시작이었습니다.


4회 초에도 가장 까다로운 타자인 김동주의 파울 플라이를 안치홍이 잡아내는 장면은 대단했습니다. 1루수와 우익수 사이 잡기 힘든 파울 플라이를 약 40여m를 전력질주해서 다이빙해 잡아내는 안치홍의 허슬 플레이는 에이스 로페즈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호투와 호수비, 적절한 타이밍에 득점을 만들어내는 방식들은 연승을 달리는 팀들에게서 보여 지는 전형적인 모습들이었습니다. 로페즈는 7이닝 동안 109개의 투구로 6안타, 1사사구, 2삼진, 2실점으로 시즌 6승을 올리며 기아의 7연승을 이끌었습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 수를 기록한 페르난도는 6이닝 동안 122개의 공을 던져 8안타, 5사사구, 6실점으로 방어율 9점대로 시즌 2패를 당하며 외국인 투수로서의 역할을 다 해내지 못하고 두산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더욱 외국인 투수와의 대결에서 비교되는 성적은 페르난도를 더욱 힘겹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김선빈의 3루타보다 빛났던 이종범의 희생타

로페즈가 출전한다는 것은 팀이 승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석민과 함께 강력한 원 투 펀치로 팀 승리를 이끌고 있는 그의 출전은 곧 승리라는 공식으로 이어져야만 기아가 어게인 2009를 외칠 수 있기에 오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초반 득점기회는 1회부터 주어졌습니다. 이용규가 사구로 나가고 김선빈이 볼넷으로 1루에 출루하며 발 빠른 주자 두 명이 모두 루상에 있는 상황에서 클린업 트리오가 등장한다는 것은 곧 득점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기대는 무너지고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LCK포는 범타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아쉬운 상황에서도 다음 이닝을 잘 막아낸 로페즈로 인해 2회말 안치홍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다시 기회는 기아에게 왔습니다. 안치홍이 루상에 나간 후 페르난도의 낮게 바운드 되는 공을 놓치고 허둥대는 바람에 첫 득점은 손쉽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흔들리던 페르난도는 8, 9번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김선빈에게 싹쓸이 3루타를 맞으며 3-0까지 몰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타점 1위인 이범호는 3루에 주자를 두고 깨끗한 안타로 팀을 4-0까지 만들며 그가 왜 타점 1위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3회 말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김상현이 안타로 나가고 폭투가 이어지며 무사 3루까지 진출한 상황에서 이종범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5-0까지 점수차를 벌려주었습니다. 안치홍이 무사 3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삼진을 당한 것과 대조적으로 철저하게 팀 승리를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준 이종범의 능력은 대단했습니다. 

5회 말에는 이종범이 2루타를 치고 신종길이 적시타를 치며 6-0까지 달아난 기아의 타선은 9개의 안타와 5개의 사사구를 적절하게 이용해 6득점으로 만들어 오늘 경기도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중심 타선들도 모두 안타를 치면서 LCK가 조만간 정상 가동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오늘 이종범은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지만 팀을 위해 희생 번트와 희생 플라이를 하며 팀 승리에 공헌해주었습니다. 프로야구 최고령 현역 선수이지만 여전히 농익은 플레이를 하는 그로 인해 오늘 경기는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김선빈의 2타점 3루타에 비해 기록에서는 뒤지는지 모르지만 그가 보여준 보이지 않는 힘은 기아를 더욱 튼튼한 팀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팀을 위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필요한 플레이를 해주는 그이 모습은 본받을 만 하지요. 벤치에서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며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이끄는 모습은 기록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종범 효과였습니다.

기아가 현재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힘은 이런 노장의 투혼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봅니다. 로페즈가 자진해서 9회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이끄는 장면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이기에 놀랄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외국인 투수들이 자진 등판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자신의 보직과 상관없이 세이브를 하기 위해 등판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최고의 히트 상품인 이범호의 존재감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3할 타율을 유지하며 빼어난 3루 수비로 마운드에게 강한 믿음을 전해주고 있는 이범호의 존재는 현재의 기아를 만들어낸 1등 공신입니다. 이런 다양한 모습들은 자연스럽게 선수 개개인에게 동기부여와 함께 솔선수범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여준 안치홍의 엄청난 허슬 플레이나 김선빈과 김상현의 호수비들은 어설픈 실책으로 자멸한 두산과는 비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연승 분위기가 자칫 선수들을 오버 페이스로 이끌며 망치는 경우들도 생기는데 김선빈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조심스럽게 상황을 바라보며 더욱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에서 기아의 연승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아의 연승에 가장 중요한 시점은 양현종이 출전하는 목요일 경기입니다. 지난 경기에서 자진 등판해 승리를 얻기는 했지만 다른 선발과는 달리, 여전히 불안정한 그가 두산 전에서 승리를 가져온다면 기아의 연승은 의외로 오래갈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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