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프로축구의 넘버원인 전북 현대가 승부조작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구단과 달리 올 시즌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면서 진정한 넘버원으로서 모습을 보였던 그들이 승부조작을 했다는 사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챔피언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참혹한 현실
전북 현대는 한국 프로 축구의 현재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최고의 구단이다. 축구협회장의 모그룹이 운영하는 구단에서 심판 매수를 했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최고 인기 구단에 한국 프로축구 챔피언인 전북 현대 모터스가 심판 매수를 한 팀이라는 사실은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해 경남 FC가 전 현직 프로축구 심판 4명에게 거액을 건네며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고 요구한 사건과 함께 다른 팀 역시 부정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13년 프로축구 K리그 심판으로 일했던 이들이 전북 현대 모터스의 스카우터에게 경기당 100만원씩을 받음 혐의로 구속되었다.
최정상급 팀이 승부조작까지 나서는 일은 충격 그 이상의 오욕이다. 국내리그만이 아니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그 존재감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전북 현대가 심판을 매수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가 없다. 2014와 15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이지만 2013 시즌은 3위에 머물던 시점이다.
2011 시즌 5위 12시즌 2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2013 시즌 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를 한 정황은 우승을 향한 욕심이 만든 결과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심판 매수를 했던 경남 FC 사건은 올 시즌 승점 10 감점과 제재금 7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이 징계가 정당하다고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우 어떤 제재를 받을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경남 FC의 경우를 보면 징계가 유사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물방망이 처벌은 결국 축구팬들이 축구장을 떠나게 되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경계해야만 하는 승부 조작에 나선 팀에 대한 이런 처벌은 스스로 자신들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승부 조작 파문은 2006년 이탈리아 리그의 '칼치오폴리'였다. 많은 클럽들이 심판을 매수해 승부조작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 사건은 최고의 리그라고 자부하던 이탈리아 리그를 붕괴시킨 일등공신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벤투스만이 아니라, AC 밀란과 라치오, 피오렌티나, 레지나 칼초 등 많은 클럽들이 적극적으로 심판 매수를 한 이 사건은 충격이었다.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심판 매수에 나섰던 유벤투스는 두 시즌 우승이 취소되고 세리에B로 강등된 채 슴정 9가 삭감된 채 시즌을 맞이해야만 했다. 이탈리아 리그를 대표하는 유벤투스로서는 치욕이 알 수 없었다. 다른 클럽 팀들 역시 승점이 삭감되며 치욕적인 처벌을 받은 이 사건은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적용될 수도 있어 보인다.
축구팬들을 더욱 절망적으로 이끈 것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공식입장이다. 심판 매수를 한 스카우터 혼자 저지른 일이며, 구단 차원에서는 아무것도 들은 게 없다는 발표는 경악스럽다. 일개 스카우터가 자비를 들여 심판 매수를 해서 승부 조작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구단을 사랑하며 월급을 받아 심판 매수에 나설 수 있을까? 의아하기만 하니 말이다. 구단의 이런 공식발표는 불에 기름을 뿌린 격이 되고 말았다. 많은 축구팬들은 전북 현대 모터스를 성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심판 매수에 나선 것도 황당하지만 그 모든 죄를 스카우터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구단의 행태가 정상이라고 보지 않으니 말이다.
물론 2013년 최 감독이 부재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곱씹어야 할 대목도 존재한다. 스포츠 도박이 횡행하던 시절 스카우터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심판 매수에 나설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법적인 처벌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분명한 사실은 명가 전북 현대 모터스는 이 일로 인해 치명타를 입게 되었다는 점이다. 가장 열정적인 팬들이 존재하는 전주성. 그 환호를 무색하게 만든 심판 매수는 그래서 충격이다. 호주 멜버른과 ACL 2차전을 앞두고 터진 이 악재는 맨시티와의 친선 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만이 아니라 한국 프로 축구를 상징하는 챔피언 팀의 일탈은 프로 축구 전체를 흔드는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승부 조작은 어떤 이유에서건 용납될 수 없다. 가장 객관적으로 승부를 해야만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조작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를 망가트리는 결과를 낳고 만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다. 프로야구 역시 스포츠 도박과 연루되어 승부 조작에 나선 선수들이 영구제명 된 사건들도 있었다.
농구와 배구 등 모든 프로 스포츠들이 승부 조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도 예외일 수는 없다. 강력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절하지 못한다면 프로 스포츠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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