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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이대호 홈런, 신인왕 걸림돌은 플래툰 외에는 없다

by 스포토리 2016.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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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대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추신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매우며 4, 5월 이달의 신인상을 받았던 텍사스 마자라가 주춤하던 사이 플래툰 이대호가 꾸준한 활약으로 신인왕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걸림돌은 시애틀의 플래툰 시스템 외에는 없다. 

 

이대호 12호 홈런 폭발, 신인왕 향한 질주 이대호의 2017 시즌이 더 기대된다

 

 

이대호는 초반 홈런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며 승리 가능성을 높였지만, 9회 마지막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서며 팀의 패배를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9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안타 하나만 터졌다면 역전도 가능했던 순간이라는 점에서 이대호는 홈런이 반갑지도 않았을 듯하다.

 

오늘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모두 제몫을 다한 경기들이었다. 김현수는 무려 일곱 번이나 타석에 들어서는 긴 연장전을 함께 하며 2개의 안타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물론 좀 더 많은 안타를 쳐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언제나 꾸준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성폭행 논란을 받고 있는 강정호는 오늘 경기에서는 선발 출장했다. 전날 대타로 나서 로젠탈에게 안타를 뽑아냈던 강정호는 초반 연속 삼진을 당했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한 방은 4-5로 뒤지던 7회 1사 1, 3루 상황이었다.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콜 사인이 나오며 불안했다. 스트라이크 존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낮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면 타자로서는 안타를 만들어내기가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수로서는 이런 상황을 철저하게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초구보다 더 낮게 떨어지는 바깥쪽 공을 능숙하게 밀어서 우중간 펜스까지 이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낸 강정호의 타격 기술은 완벽에 가까웠다. 상황을 이해하고 상대 투수가 어떻게 공략할지 파악한 후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한 타격이었기 때문이다. 억지로 끌어당기는 타구가 아닌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지고 있던 팀을 역전시킨 강정호의 이 한방으로 피츠버그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올 시즌 절대 무적으로 자리 잡은 시카고 컵스를 제외하고 2위 싸움을 하는 두 팀인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로서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었다. 초반 분위기를 잡으며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던 세인트루이스는 강정호를 막지 못하고 결국 패하고 말았다.

 

강정호의 한 방으로 역전에 성공한 피츠버그는 44승41패를 기록해 43승 41패의 세인트루이스를 밀어내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라섰다. 팀은 7연승을 달리며 후반 맹추격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선발로 나선 강정호에 대한 현지 팬들이나 중계진 누구도 사건을 언급하지도 않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지켜보며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그들의 진지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12호 홈런을 쳐낸 이대호는 첫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파이어스에 밀려 3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앞선 시거가 투런 홈런을 치며 호투하던 파이어를 흔들더니, 뒤이어 나온 이대호에게 높게 제구 된 90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백 투 백 홈런을 만들어내며 선발 파이어스를 마운드에서 내리게 만들었다.

 

한 이닝 세 개의 홈런을 터트린 시애틀은 그렇게 우위를 점해갔지만 후반 휴스턴의 발부에나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마지막 이닝 카노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하며 맹추격을 했다. 믿었던 크루즈가 삼진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마지막 기회는 이대호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

 

전 경기에서도 굴욕적인 선택을 받았던 이대호는 오늘 경기에서도 앞선 시거를 고의4구로 걸러내 만루 상황을 만든 후 선택을 받았다. 안타 하나만 터져도 역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대호도 많은 생각을 했던 듯하다. 반복되는 굴욕적인 선택에서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니 말이다.

 

너무 앞선 이런 마음은 유인구에 흔들렸고, 아쉽게도 이대호는 삼진으로 물러나며 팀도 한 점차로 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호를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 아쉬움을 토해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다만 이대호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는 없을 뿐이다.

 

이대호는 오늘 유일한 안타이자 홈런이었던 이 한 방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6경기 연속 안타를 만들어냈다. 주전으로 출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대호의 안정적인 활약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렇게 출전 기회가 늘어가자 이대호는 2016 시즌 최고의 신인이라고 불리는 마자라를 홈런과 타점에서 모두 앞서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마자라와의 홈런과 타점 부분에서 모두 하나씩 앞서있다. 이대호가 12홈런과 37타점으로 마자라를 앞서며 분위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출전 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도 이미 마자라를 앞선 이대호에게 신인왕이 되기 위한 유일한 걸림돌은 결국 플래툰 시스템이다.

 

크루즈가 우익수 수비를 현재처럼 큰 문제없이 해주기만 한다면 이대호의 선발 출장은 보장될 수 있어 보인다. 린드와 이대호가 DH와 1루수로 거포 크루즈가 우익수로 상시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애틀이 시즌 초반 고민했던 세 거포의 동시 출격이 가능해지면서 팀 경쟁력도 커졌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출전은 결국 팀 승리와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이대호의 신인왕 대결 구도는 결국 플래툰 시스템을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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