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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전북 현대 심판 매수 징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

by 스포토리 2016.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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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와 관련해 연맹의 징계를 받았다. 승점 9점 삭감과 1억 원 벌금을 부여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강등이야기도 나오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그 이상의 징계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예상 가능한 결과로 보여 진다.

 

전북 현대의 징계는 과연 정당했던 것일까?

 

 

전북 현대의 스카우터가 심판에게 뇌물을 줬다는 이야기는 충격이었다. 전북 현대는 K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이기 때문이다. 상위권에 항상 있던 그들이 심판을 매수할 정도라면 K리그 어느 구단도 이런 불법적인 행동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전북 현대는 무패 행진 중이다. 현재의 전력을 생각해보면 전북 현대는 무패 우승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막강한 경기력을 앞세워 다시 우승도 도전할 수 있는 시즌이 되었다. 올 시즌 전북 현대는 말 그대로 절대 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 현대의 홈 구장 경기는 관중들로 북적거린다. 전주성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언제나 수만 명의 축구팬들이 모여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프로축구리그가 썰렁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지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전북 현대는 말 그대로 K리그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도 유일하게 하고 있다. 팬들은 언제나 선수들의 경기에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다. 성적 역시 최고로 K리그의 전설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 팀이 승부 조작을 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다.

승부 조작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려야 한다. 스포츠는 공정해야만 한다. 승패가 나뉘는 경우 공정함은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 공정함이 무너지는 순간 스포츠는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그런 점에서 전북 현대라고 해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협회의 징계 결과에 대해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그 정도면 적당하다는 주장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중이다. 적당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핵심은 지난 시즌 심판 매수 사건을 저지른 경남 FC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그 경우도 승점 10점 감점과 벌금 7천만 원을 받은 게 전부였다.

 

강등이라는 초강수가 경남 FC에 주어지지 않은 이유는 그 팀이 챌린지 강등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추가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협회는 전북의 경우도 경남의 사례를 기준으로 해서 정했다고 밝혔다. 그 경우 이번 조처는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경남의 경우는 전북 현대에서 밝혀진 내용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조직적으로 범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경남 구단 대표가 심판 3명에게 각 2천만 원씩을 건넨 혐의가 입증되었다. 그에 반해 전북의 경우 스카우트 혼자 총 5백만 원을 전달한 것이 전부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징계라고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천만 원이 넘는 연봉이 넘는 스카우터가 승리를 위해서도 아니라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한 관례처럼 건넸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중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올지는 알 수가 없다. 그걸 왜 스카우터가 개인의 판단으로 일을 했는지도 의아하다. 그런 일을 처리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니 말이다.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 모든 징계가 기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주장들이다.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 경기에서 심판 매수는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리그를 휩쓴 승부 조작은 세계 축구 팬들에게도 충격이었다. 이 조직적인 조작 사건으로 인해 세계적인 유명 구단들은 강등을 당하는 등 강력한 징계를 받았다.

 

이탈리아 리그처럼 국내에서 징벌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더욱 전북 현대와 같은 명문 팀을 그 상징적인 존재로 삼는다면 더는 유사한 승부 조작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전북 현대와 같은 명문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되면 다시는 심판 매수와 같은 행위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북 현대 스카우터의 심판 매수 시기는 2013년이다. 경남 FC 사건은 2015년에 벌어졌다. 그 사건으로 인해 소급되어 사건을 조사하다 전북 스카우터의 행위가 적발되었다. 2년 전 일어났던 사건은 현재 시점으로 징계를 할 수 없다는 협회 측의 주장을 이해 못할 것은 없다.

 

협회 측의 조사에서 구단 측의 개입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경남이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거액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전북과는 큰 차이가 있다. 구단 개입도 없었고, 스카우터 혼자의 범죄라면 이를 확대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중들은 정말 그럴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축구에 현대라는 재벌은 절대적이다. 축구협회 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현대의 이름으로 두 개의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큰 이유로 다가온다. 말 그대로 현재 시점 현대가 축구에 대한 관심을 접어버린다면 K리그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절대적이고 막강한 힘을 가진 현대를 상대로 과연 연맹이 제대로 조사를 할 수 있었을까는 의문이다. 추측은 할 수는 있지만 구단이 조직적으로 개입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경남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은 크게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맹 차원에서 검찰 수사 이상을 할 수도 없다.

 

법률적으로 전북 현대에 대한 축구 연맹의 징계는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스포츠를 부정하게 만드는 심판 매수 사건을 이렇게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을 것인가? 그건 여전히 의문이다.

 

전북 현대와 관련된 심판 매수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법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구단과 연맹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가 되었다. 승점 9점이 삭감된다고 해도 전북 현대의 우승에는 큰 문제가 없다. 말 그대로 전북 현대로서는 이번 징계가 큰 부담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두 사건에 대한 징계로 K리그에서 더는 심판 매수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진 징계가 과연 인간들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징계가 끝났음에도 찝찝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은 결국 프로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더욱 강렬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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