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차지한 기아는 내년 시즌에도 우승을 정조준 한다. 한 차례 우승이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해태 시절 왕조를 처음으로 구축한 타이거즈는 기아로 옮긴 후 새로운 왕조를 구축하기 위한 시작점에 와 있다. 그 시작은 2017 시즌 우승으로 완성되었다. 이제 2018시즌 부터 강팀으로서 입지를 다지며 새로운 기아 왕조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아 우승 외국인 트리오 재계약은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
헥터, 버나디나, 팻딘은 올 시즌 기아가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외국인 선수들이다.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기아 우승은 어려웠을 것이다. 두 외국인 투수가 거둔 승수는 29승이다. 팻딘으로서는 타선 지원도 지금 더 되었다면 충분히 15승 투수도 될 수 있었다. 타선에서는 버나디나가 핵심 역할을 했다.
내년 시즌 이들을 능가할 외국인 선수가 있을까? 쉽지 않다. 검증된 선수들이다. 메이저 출신이라고 해도 국내 리그 적응을 하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한화 투수들을 보면 그 답은 명확하다. 메이저에서 충분하게 경험을 쌓았던 두 선수들은 국내에서 적응 실패하고 재계약이 무산되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선수는 국내 리그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 셈이다. 메이저 출신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기아로서는 세 선수의 재계약은 중요하다.
급격한 기량 하락이 있던 것이 아니라면 세 선수는 향후 몇 년 동안 국내 리그에서 최고수로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 어떤 외국인 선수들보다 뛰어나는 것은 명확하다. 물론 그렇다고 다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나름의 약점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헥터는 두 시즌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지며 철완으로서 가치를 모두 보여주었다. 2016 시즌 15승을 올린 헥터는 꿈의 20승을 달성했다. 두 시즌 만에 35승을 올린 헥터는 어느 팀에 가서도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의미다.
연속 200이닝 투구는 오히려 역효과로 다가오는 듯하다. 올 하반기 헥터는 의외성으로 다가왔다. 완벽했던 전반기와 달리, 한국시리즈까지 우리가 알던 헥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명확하게 무슨 이유인지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피홈런수가 올 시즌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이상 징후로 볼 수밖에 없다.
2016 시즌 7개에서 2017시즌 21개로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리그에서 헥터 공에 익숙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오승환의 경우도 유사하다. 첫 시즌 1점대 방어율로 메이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오승환이었지만 올 시즌 4점대 방어율에 큰 홈런들을 많이 내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헥터는 올 해로 만 30세다. 나이로 보면 아직 충분히 전성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전반기 너무 좋은 성적에 오버 페이스를 한 탓도 있다. 시즌 내내 우승이라는 목적이 점점 강렬해지며, 선수들 모두 피로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헥터가 큰 부상만 아니라면 충분히 재계약을 해야 할 선수다.
팻딘의 경우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을 것이다. 9승 투수라는 점에서 재계약을 왜 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표할 수도 있다. 하지만 30번의 선발을 모두 소화하며 팻딘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후반기 헥터가 부진한 사이 팻딘은 실질적으로 그 역할을 대신해주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 투수가 되었다는 점은 중요하다.
시즌 초반 팀 타선이 잘 도와줬다면 의외로 좋은 성적이 나왔을 수도 있다. 4점대 초반 방어율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몇몇 경기 큰 실점을 하며 무너진 점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팻딘은 홈런을 많이 내주는 스타일로 분류가 되었었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라는 점에서 홈런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했다. 올 시즌 팻딘의 피홈런은 22개다. 헥터와 큰 차이가 없었다.
후반기 팻딘의 피칭을 보면 2018 시즌 더욱 기대를 하게 한다. 한국프로야구 타자들을 공략하는 방법들을 빠르게 찾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팻딘의 2018 시즌은 최소한 올 시즌보다 더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학창시절 퍼펙트 게임도 경험했고, 메이저 출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만 28세라는 나이는 충분히 붙잡을 요인이기도 하다. 팻딘을 포기하고 그를 능가할 투수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버나디나는 자칫 중도에 돌아갈 수도 있었다. 개막 직후 부진한 타격으로 인해 비난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하던 버나디나였지만, 그 부진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에 방점을 찍었던 버나디나였지만, 그는 타이거즈 출신 타자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공수주에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강렬한 에너지와 함께 완벽하게 적응된 한국프로야구에서 버나디나의 광풍은 내년 시즌에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다만,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던 것이 약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두 외국인 투수에 비해 그의 나이는 만 33세다. 결코 만한하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40이 넘어서도 괴력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는 점에서 부상만 없다면 버나디는 향후 몇 년 동안 최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누구를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하느냐? 참 의문이다. 셋 모두 중요한 선수라는 점에서 순서를 정하는 것 역시 무의미해 보이기 때문이다. 우승팀이라는 점에서 연봉 프리미엄이 이들에게 붙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이 이룬 성과가 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대접을 해야 할 이유와 명분도 명확하다.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은 기아로서는 외국인 세 선수를 포함한 내부 전력 품기에 모든 것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외국인 선수 삼인방이 내년 시즌에도 기아 선수로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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