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도 나름 알찬 영입이 이어졌다. 40인 이외의 선수들 중 필요한 선수들을 각 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올 시즌 LG가 중견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며 의외의 변수들이 많이 생겨났다.
LG 젊은 팀으로 태어나기 위한 노력, 롯데 손아섭 대비하나?
LG 팬들 중 많은 이들은 오늘 분노의 하루였을 듯하다. 정성훈을 방출한데 이어 4명의 선수들을 내보내게 되었다. 40인에 묶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내년 시즌 이들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손주인, 이병규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많았다.
내외야 선발 자원인 이들이 트레이드도 아닌 방출에 가까운 형태로 2차 드래프트로 나가게 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만큼 LG 구단 의지가 강력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질 수도 있다. 시즌이 끝난 직후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올리고, 류중일 신임 감독이 오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는 되었었다.
양상문 감독 시절에도 '세대 교체'를 앞세워 나이든 선수들이 뒤로 밀린 것도 사실이다. 정성훈 역시 양 감독 시절 제대로 출전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계약은 힘들 것으로 보였다. 1년 계약이라는 점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선택을 하는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LG 구단은 자연스러운 이별이 가능한 정성훈에게 다른 날도 아닌, 2차 드래프트가 열리는 날 직접 불러 재계약 불발은 선언했다는 것이다. 굳이 그럴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팬들의 분노는 그래서 너무 당연하다. LG에서 데뷔를 하지는 않았지만, 9년 동안 최선을 다한 선수에 대한 마지막 예우로서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넥센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발표한 날 2차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니 현장에는 나왔지만 3번의 기회 모두 패스를 하면서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도 받지 않았다. 리빌딩을 위한 수순인지 아니면 내부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인지 그건 알 수가 없다.
두산 역시 3장의 카드 중 2장만 사용했다. LG가 즉시 활약이 가능한 선수를 풀어주며 그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손주인은 자신이 속했었던 삼성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삼성은 강민호에게 거액을 안겨준 후 더 이상 FA는 없다고 선언했었다.
2차 드래프트로 내야 자원인 손주인을 영입한 삼성은 두산 외야수 이성곤과 SK 투수 박세웅을 데려오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삼성으로서는 강민호를 통해 중심을 잡고 리빌딩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과거처럼 엄청난 자금을 쓰면서 선수들을 영입해 운영하는 방식은 끝났다.
주체가 바뀌며 더는 돈으로 하는 야구를 하지 않는 삼성이 과연 리빌딩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팬들도 놀란 LG는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내고 젊은 선수들로 채웠다. SK 외야수 이진석, 넥센 내야수 장시윤, 두산 내야수 신민재 등 빠른 주력을 가진 선수들을 선택했다.
이 선택을 보면 내년 시즌 LG가 추구하는 야구가 무엇일지가 조금은 보이는 듯도 하다. 이미 세대 교체를 표방한 LG가 보다 빠르게 체질 변화를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읽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팬들의 우려와 달리, 베테랑이 빠진 채 제대로 된 변화가 가능할 지에 대한 불안이다.
결국은 결과론이다. LG의 내년 결과가 좋으면 이 선택은 박수를 받을 것이다. 당연하게 실패로 끝난다면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낸 구단에 대한 비난은 쏟아질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LG만큼이나 주목을 받았던 구단은 롯데였다. 황재균과 강민호에 이어 손아섭까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
기아 좌완 고효준, LG 외야수 이병규, 두산 사이드암 오현택을 선택한 롯데는 즉시 전력감을 얻었다. 고효준은 1이닝 피칭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에서 나름 롯데 마운드를 두텁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택의 핵심은 어쩌면 이병규가 될지도 모르겠다.
손아섭이 빠지게 된다면 그 자리는 이병규의 몫이 될 것이다. 손아섭을 잡아도 외야를 더욱 단단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병규 선택은 롯데에게 이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 보인다. 롯데는 황재균 보상 선수로 조무근까지 챙겼다는 점에서 이들이 최소한 기대치만 해줘도 좋은 영입이 될 수 있다.
조무근을 내준 KT는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3명의 투수를 선택했다. 금민철이 제대로 터져준다면 KT는 잭팟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KT가 좌완 3명을 뽑으며 마운드 강화에 주력했다면 우승팀 기아는 내야수 3명을 뽑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데 주력했다.
SK 내양수 최정용, NC 내야수 황윤호, KT 내야수 유민상을 선택했다. 리딩 히터였던 김선빈이 발목 수술로 인해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백업 요원인 고장혁이 경찰청에 들어가며 빈자리가 더욱 커졌다. 이런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내야수 세 명을 선택한 것은 잘 한 것으로 보인다.
최정용의 경우 상무 지원을 한 상태라 유동적이다. 하지만 상무 입대를 하게 되면 황윤호와 유민상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더욱 유민상의 경우 내야와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 더욱 퓨처스 리그이기는 하지만 남부리그 최고 타율상을 받기도 했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의 아들인 유민상이 기아로 옮기며 만개할 수도 있다.
2차 드래프트로 인해 팀 전력을 보다 단단하게 채웠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비공개로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 고액 선수들도 많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각 팀들이 고액 선수들보다는 실질적으로 자신의 팀에 적합한 선수와 미래를 보고 선택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돈으로 하는 야구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다가오니 말이다. 결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일희일비할 수 없는 2차 드래프트에 대한 개선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40명이 아닌 2, 30명으로 보호 선수를 줄여 보다 활발한 교류가 가능해지도록 하자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새로운 기회를 얻은 26명의 선수가 2018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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