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도르트문트 원정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 직행을 하게 되었다. 투톱 체제를 갖추며 케인과 손흥민 모두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된 토트넘으로서는 리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다시 갖추게 되었다. 도르트문트 10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게 된 진정한 양봉업자 손흥민은 분명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리그와 국가대표 경기에 이어 UCL까지 손흥민의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
올 시즌 UCL은 토트넘에게는 버거워 보였다. 그동안 전적들도 좋지 않았지만 올 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도르트문트 등 쉽게 넘을 수 없는 강팀들과 한 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 평가는 무의미함으로 다가왔다. 케인이 빠진 상황에서도 토트넘은 레알을 완벽하게 제압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UCL에서 의외의 성적을 올리는 것과 달리, 리그에서는 생각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어이없는 경기력으로 패하는 경기들이 초반임에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맨시티가 무패 독주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절치부심 맨유와 전통적인 강팀들인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이 촘촘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리그 경쟁을 언급하는 것은 토트넘은 이제 손흥민을 벤치에서 몸만 덥히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투톱 체제는 묘수였다. 원톱으로 케인을 두고 하위에 여러 선수를 두던 시스템에서 손흥민은 피해자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올 시즌 들어 투톱 체제를 가동하며 손흥민의 역할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사이드보다는 중앙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골을 노릴 수 있는 위치는 손흥민이나 토트넘 모두에게 주효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도르트문트와 오늘 경기에서도 결과적으로 투톱 두 선수가 모두 골을 넣으며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초반 흐름은 홈 팀인 도르트문트가 주도했다. 패스 워크도 좋았고, 골문 앞에서 상대를 위협하는 수준도 높았다. 양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레알과 도르트문트가 16강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만큼 쫓기는 쪽은 도르트문트였다.
그런 절박함 때문인지 첫 골은 도르트문트의 몫이었다.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해가던 도르트문트의 첫 골은 전반 30분 경 나왔다. 지속적으로 공격을 펼치던 그들은 멋진 패스에 이은 골로 완벽한 득점을 완성해냈다. 게레이루가 중앙에 있던 야르몰렌코를 향해 긴 패스를 했고, 그렇게 넘어온 공은 바로 오바메양으로 향했다.
이 과정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살짝 방향만 바꿔 오바메양에게 연결된 패스를 한 야르몰렌코가 아니었다면 첫 골을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이 패스 하나는 토트넘 수비진을 모두 무너트렸다. 시간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한 발짝 빠른 결과를 낼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반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한 토트넘 공격수들은 후반들어 달라졌다. 손흥민 역시 전반 다양한 방식으로 슛을 하며 공격을 이끌기는 했지만 결정적 장면은 만들지는 못했으니 말이다. 도르트문트로서는 조 2위인 레알이 져야 그나마 기대를 할 수 있었지만, 큰 점수 차로 레알이 앞서가며 탈락은 결정되어 있었다.
전반과 달리 후반 주도권을 잡은 토트넘의 골은 모두 델리 알리의 발 끝에서 시작되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3분 만에 케인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로즈가 도르트문트의 공격을 끊어내고 알리에게 패스한 공은 바로 케인에게 향했고, 두 명의 수비수 사이에서 반박자 빠른 슛은 절묘하게 골로 연결되었다.
케인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뛰어나지 않았지만, 골 감각 만큼은 여전히 탁월하다는 것은 이 골이 잘 설명해주었다. 오바메양의 첫 골은 야르몰렌코의 시간을 파괴하는 패스가 결정적이었다면, 케인의 골은 집중력과 반박자 빠른 슛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1-1 상황에서 오늘 경기를 마무리한 것은 바로 손흥민이었다. 76분 알리가 다시 한 번 도르트문트 수비수와 경쟁하며 행운까지 따른 상황에서 치고 들어가다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어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세 명의 수비수가 급하게 손흥민을 막아 섰지만, 가장 먼 골대를 향한 손흥민의 슛은 아주 우아하게 들어갔다.
경기 시작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 골문을 노크했던 손흥민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코 쉽지 않은 골이었지만, 손흥민이 좋아하는 위치인 양쪽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완벽하게 차 넣은 이 골은 우아했다. 케인의 동점골이 빠른 결정에서 나온 골이었다면, 손흥민의 골은 우아함을 갖춘 골로 느껴질 정도였다.
전반 실점 후 수비수들이 각성을 하며 압박을 가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케인의 동점골은 전체적인 균형을 다잡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후반 30분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은 말 그대로 결정적이었다. 투톱에 2선인 알리와 에릭센의 볼 공급은 토트넘을 더욱 강력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욱 커져 가고 있는 중이다. 리그 경기에서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손흥민에게 중요한 것은 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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