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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국제대회

박항서 베트남 축구 결승 올린 결정적 힘은 다시 헝그리다

by 스포토리 201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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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축구 변방인 베트남을 U-23 아시아 경기 결승에 올려놓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베트남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화제다. 물론 베트남의 선전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 하겠지만 한국인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팀이라는 의미가 더욱 크다. 


한국 축구의 몰락과 동남아시아 축구의 중흥, 아시아 축구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



한국팀은 준결승에서 1-4로 패하고 말았다. 불안했던 여정은 그렇게 준결승에서 허무하게 끝났다. 한국 축구 위기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위기의 실체는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정이었다. 


한국 축구의 위기는 총괄적인 관리를 하는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해법은 단순하고 명쾌하지만, 그래서 어렵다. 거대한 권력을 가진 그들이 변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U-23 경기를 보면서도 국내 축구 팬들은 축협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베트남 현지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우리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한다.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승리에 열광하는 모습은 모두를 흥분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대규모 혹은 소규모로 모여 함께 축구를 보고 열광하고, 그렇게 거리에서 기쁨을 표현하는 모습은 정겹게 다가올 정도다. 


한국 팀이 결승에 진출해 다시 한 번 대결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들이 컸다. 예선에서 2-1로 한국이 이기기는 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사실을 보였다는 점에서 리턴 매치는 한국과 베트남 축구 팬들 모두에게 흥미로운 대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우즈벡은 아시아 축구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과 일본을 모두 완파했다. 일본을 4-0으로 완파하며 엄청난 파괴력을 보인 그들은 준결승에서도 한국을 4-1로 이겼다. 연장 승부에서 3점이나 내주며 무기력하게 패한 것은 여러 요소가 있을 것이다. 


연장 승부에서 어떤 결과를 내주느냐는 정신력의 문제다. 한국 팀은 우즈벡에 비해 정신력에서 뒤졌다고 볼 수밖에는 없다. 연장에서만 3골을 내주고 무너졌다는 것이 문제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한국은 아시아 맹주 자리를 내줘야 한다. 물론 현재도 맹주라는 표현에 걸맞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동북아가 아시아 축구 시장을 점령해갔지만 아랍국이 오일 머니를 앞세워 투자를 해왔고, 아시아 맹주 자리는 그들에게 돌아갔다. 현재는 한국이나 일본이 중동 팀에 도전하는 형국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침대 침국라는 조롱도 이어지지만 이란의 막강함은 점점 공략하기 힘든 팀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이 주춤한 사이 중동 국가가 아시아 맹주가 되고, 호주가 아시아에 편입되면서 강력한 경쟁 구도는 이제 고착화되었다. 이 상황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축구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태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국가 차원에서 축구 부흥에 나서며 괄목한 성적들을 내고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동북아가 도태되듯 밀려나는 상황에서 그 자리를 이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려 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태국은 EPL 우승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태국 리그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축구 최강국인 태국의 집중적인 지원과 함께 신흥국으로 주목 받고 있는 베트남 역시 축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자국 팬들의 축구 사랑에 비해 열악한 대표팀 성적으로 고민하던 그들은 박항서 감독을 성인팀과 청소년팀 감독으로 선임하며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내부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면 외부의 힘을 동원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히딩크를 통해 학연, 지연을 타파하고 오직 실력으로 뽑은 선수들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듯, 베트남 역시 외부 감독을 통해 베트남 축구를 성장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 시절 코치로 함께 했던 박항서는 그래서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히딩크로 불리고 있다. 히딩크 효과에 대한 갈증은 그렇게 무려 16년이나 지나 베트남 현지에서 크게 불타오르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실력이 열악한 것 은 사실이다. 


물론 현격한 실력 차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팀들의 골을 넣는 모습들을 보면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확실한 목표가 존재한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싶은 열망이 그 선수들에게는 존재한다. 


연장 승부를 연이어 펼치고, 승부차기로 상대를 이기고 결승까지 올라가는 베트남의 모습은 과거 국민이 열광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과 무척이나 유사하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게는 이제 그런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 투쟁심이 사라진 팀이 승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최고라는 우월감에 젖어 있는 한국 축구팀은 다시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해야만 한다. 더는 안일함으로 국제 대회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실력도 무뎌지고 국제 경쟁력도 도드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축구 미래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하는 것 역시 당연한 현실이다. 


베트남은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 국가 전체가 축구에 열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적인 지원까지 이어진다면 베트남 축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크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 태국 역시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아시아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 축구는 어느 지점에 있는지 의문이 든다. 간절함이 없다면 결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박항서의 베트남 축구는 한국 축구가 잃고 있는 많은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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