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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엘지에 5-4승, 김주찬 끝내기 지독한 연패에서 팀 구한 결정적 한 방

by 스포토리 2018.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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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지독한 연패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선수들이 긴장하고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이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김주찬은 완벽하게 되살아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완벽하게 살아난 김주찬의 4안타 3타점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기아의 최근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1선발이었던 헥터가 조기 강판을 당하고, 마무리가 대량 실점을 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타선은 긴 침묵으로 이어졌고, 어떻게든 이기려 4타자 연속 번트라는 기이한 작전까지 쓰며 이기려 했지만 지는 경기들이 반복되며 기아의 모든 것은 침체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 우천과 미세먼지로 두 경기 연속 쉰 것은 기아에게는 득이 되었다. 월요일까지 3일을 쉬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11개의 안타가 나오며 팀이 연패를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등판이 미뤄지며 4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팻딘은 쉽지 않은 투구를 이어갔다. 이런 상태라면 등판 일정을 조율해주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팀 사정상 팻딘이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팻딘 스스로도 등판을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전히 4, 5선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팻딘은 1회 1사 후 안타와 4구를 내주며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준 후 삼진, 안타, 4구가 연이어 나오며 1사 만루 기회를 내줬다. 안익훈에게 희생 플라이를 내주며 실점을 했다. 3회에도 1사 후 채은성에게 2루타를 내주고 유강남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1-2로 앞서나갔다. 


동점이 된 후 팻딘은 4, 5회를 삼자 범퇴로 잡아내며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었다. 6회 2사 후 양석환에게 너무 급하게 승부를 벌이다 솔로 홈런을 내준 것은 아쉬웠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는 점에서 팻딘의 시즌 2승이 유력해 보였다. 


팻딘은 6이닝 동안 112개의 투구 수로 6피안타, 4사사구, 1피홈런, 6탈삼진, 3실점, 2자책을 하고 물러났다. 팻딘이 내려간 후에도 4-3 상황이 이어지며 마무리에게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팻딘의 승리는 당연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기아는 마무리 김세현이 다시 한 번 위기를 자초했다.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내준 후 곧바로 병살 코스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수비 잘하던 안치홍이 말도 안 되는 실책을 범하며 투 아웃에 주자가 없어야 할 상황이 무사 1, 2루 상황이 되고 말았다. 박용택을 중견수 플라이로 김용의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했다. 


대타로 나선 정주현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금요일 롯데 경기에서 양현종의 승리를 날린 9회 7실점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추가 실점 없이 동점으로 9회 말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실책과 마무리 실패로 다시 연패의 늪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는 김주찬이 날려버렸다. 


기아는 1회 공격부터 선취점을 뽑았다. 2개의 4구로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김주찬이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얻었다. 김주찬으로서는 20타수 만의 안타이기도 했다. 지독할 정도로 안타가 나오지 않았던 김주찬은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무안타를 끊어내고 기아에게 연패 탈출 가능성을 심어주었다. 


3회 초 1-2로 역전 당하자마자 기아는 반격에 나섰다. 말 공격에서 버나디나와 최형우 안타로 만든 기회를 김주찬이 놓치지 않고 다시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5회에는 1사 후 최형우가 투수 김대현의 다리를 맞고 빈 유격수 자리로 공이 흐르며 행운의 안타를 만들며 기회를 잡았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친 김주찬이 4구로 나갔지만 최원준은 삼진을 당하며 도망갈 기회를 놓치는 듯했다. 하지만 김민식이 나지완까지 4구로 나가며 만들어진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경기는 4-2로 기아가 앞서나가게 되었다. 


9회 기아는 말도 안되게 다시 동점을 내줬지만, 바로 반격에 나섰다. 9회 선두 타자인 버나디나의 타구를 포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주자를 내보낸 것이 불안의 시작이었다. 최악의 실책을 저질렀던 안치홍은 만회라도 하듯 2루타를 치며 단박에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무사 2, 3루에서 팀의 4번 타자인 최형우와 맞서는 것은 최악이다. 당연하게 고의 4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 타자가 오늘 맹타를 휘두르는 김주찬이라고 해도 말이다. 만루 작전은 대량 실점이거나 무득점으로 막히는 경우가 많다. 9회 말이라는 점에서 점수는 내줄 수 있는 것은 1점이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만루 작전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엘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김주찬은 웃었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뚫고 좌익수 앞까지 굴러가는 끝내기 적시타를 치며 기아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4연패를 하면서 부진에 빠졌던 타자들도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다행인 경기였다. 


오늘 경기는 김주찬으로 시작해 김주찬으로 마무리 되었다. 선취점을 뽑는 적시타로 20타석 무안타를 끝낸 김주찬은 오늘 경기에서 100% 출루하며 마지막 4번째 안타는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 타점으로 만들었다. 팀이 승리하기는 했지만 선수들은 부담감으로 많이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최원준도 아직 신인이라는 점이 오늘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1사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하이 볼을 억지로 맞춰 아웃이 되는 장면은 아쉽다. 4구를 얻어 나갔다면 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배울게 많은 어린 선수이기는 하다. 


팀이 전체적으로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베테랑 안치홍의 어이없는 실책에서 알 수 있었다. 그가 갑자기 산만해져서 나온 실책이 아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이 그를 경직되게 만들었고, 평소라면 너무 손쉽게 병상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을 그렇게 놓칠 수 없으니 말이다. 지독한 연패는 끝났다. 


이 승리는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덜어내게 해줄 것이다. 휴식 일이 많았던 기아는 헥터를 수요일 경기 선발로 내세운다. 짧게 던지고 조기 강판 당했고, 아직 4선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기영이 선발로 나서기 전 최대한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했다. 부담감만 덜어내면 기아는 다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엘지와 수요일 경기는 기아에게 너무 중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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