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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연승을 이어갈 기회를 잡고도 다시 놓쳤다. 김선빈의 역전 3점 홈런과 지난 경기 선반 첫 승을 거둔 한승혁의 연이은 호투마저 허망해져 버린 경기였다. 김세현이 다시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다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기아로서는 올 시즌 반등을 위해서는 마무리를 교체해야만 하는 고민을 안게 되었다.
한승혁 호투와 김선빈의 홈런,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든 김세현의 불쇼
어제 폭발했던 타선이 오늘은 침묵했다. 상대 선발이 누구냐에 따라 상대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기아 타선이 올 시즌 유사한 패턴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문제로 다가온다. 꾸준함이 없이 타격이 터지는 날 하루 몰아서 점수를 내는 방식으로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선취점은 롯데의 몫이었다. 한승혁이 1회 강한 속구로 승부를 하다 손아섭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다. 강속구 하나 만으로 승부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얼마나 강속구를 빛나게 해줄 변화구 구질을 잘 갖추느냐가 선발 투수의 덕목임을 잘 보여준 상황이기도 했다. 한승혁이 아니라 비슷한 강속구 투수들 모두 말이다.
이대호에게 펜스를 직접 맞추는 큼지막한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과신하고 2루로 뛰던 이대호는 아쉽게도 아웃이 되며 이닝은 끝났다. 다른 선수들 같으면 천천히 걸어서 도착할 수 있는 2루였지만, 이대호에게는 어렵다. 홈런 아니면 단타인 이대호에게 홈런 같은 안타도 2루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다.
한승혁은 1회 홈런을 내준 후 투구 패턴을 바꿨다. 변화구를 먼저 던지고 속구를 승부수를 쓰는 방식으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속구 뒤 변화구보다 느린 변화구 뒤 오는 속구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다. 기아 공격은 1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선빈이 1루 라인 선상을 타고 흐르는 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버나디나의 병살로 허무하게 끝났다.
롯데 선발 레일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올 시즌 4패를 당하고 있는 레일리는 듀브런트가 기아를 상대로 첫 승을 올린 것처럼 시즌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투구를 보여주었다. 4회 주자를 많이 내보내기는 했지만 위기라고 하기도 힘든 상황들이었다.
문제는 5회였다. 선두 타자 백용환에게 안타를 내준 후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유재신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이명기의 1루 땅볼을 이대호가 실책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충분히 투 아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 실책 하나가 부른 후폭풍은 컸다.
김선빈이 높게 제구된 레일리의 공을 놓치지 않고 역전 3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좀처럼 점수 내기 어려운 기아로서는 김선빈의 시즌 1호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날 대량 득점을 하기는 했지만, 널 뛰는 타선을 생각해보면 김선빈의 이 한 방은 중요하게 다가왔다.
3-1로 역전한 5회 말 마운드에 선 한승혁은 흔들렸다. 5회만 막으면 다시 승리 투수 요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지난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 승을 했던 한승혁에게는 5회 초 3-1로 역전한 상태에서 말 수비는 쉽지 않았을 듯하다. 선두 타자 문규현에게 4구를 내주고, 신본기에게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어주고 말았다.
바로 동점이나 역전도 가능해진 상황에서 한승혁은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숨 돌렸다. 손아섭에게 행운의 2루 안타를 내주며 만루까지 몰렸지만, 이병규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6회에도 한승혁은 위기였다. 1사를 잡은 후 민병헌에게 4구를 내주고, 번즈에게 안타를 내주며 다시 위기에 처했다.
문규현의 뜬공이 유격수와 좌익수 중간 묘한 지점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첫 선발로 나선 유재신이 안전하게 잡아냈다. 그리고 오늘 경기 가장 멋진 수비가 다시 한 번 유재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신본기의 잘 맞은 타구는 싹쓸이 2루타 정도는 될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유재신은 펜스까지 전력 질주해 멋지게 잡아내며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은 한승혁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 투자인 김문호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김선빈이 더듬으며 1루에 살려주며 동점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안타와 실책까지 이어지며 단숨에 3-3 동점을 만든 롯데. 좋은 투구를 해주었지만, 7회 아쉬운 실책으로 인해 한승혁은 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한승혁은 6과 1/3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수로 8피안타, 3사사구, 1피홈런, 6탈삼진, 3실점, 1자책을 하며 물러났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한승혁이 점점 선발 투수로 성장하고 있음을 오늘 경기도 잘 보여주었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실점 없이 버틸 수 있는지 깨닫게 되어가는 과정 그 자체도 한승혁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3-3 상황에서 기아는 9회 역전에 성공했다. 2사 상황에서 유재신이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이명기의 빠른 타구가 투수 손승락 무릎에 맞으며 안타가 되었다. 갑작스런 타구를 피하지 못한 손승락은 그렇게 경기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고, 급하게 들어온 진명호는 김선빈에게 빗맞은 3루 땅볼을 내주며 실점을 하고 말았다.
3루수 신본기가 열심히 뛰어와 맨손으로 잡아 던지려 했지만 차가운 날씨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승패는 기아로 기울고 경기는 마무리 되는 듯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 역시 방화범은 기아 마무리 김세현이었다. 임창용이 1과 2/3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후 역전이 되자 마무리 김세현을 올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채태인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오늘은 세이브를 기록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준우에게 안타를 내주고, 손아섭과 승부를 하지 못하고 4구를 내주며 역전 주자까지 만들어 놨다. 여기에 대주자 역시 정훈이 우중간을 뚫는 역전 2루타를 치며 치열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세현은 오늘 경기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대 선수와 승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피해가는 듯한 인상을 주던 김세현의 밋밋한 공은 더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임차용이 호투를 한 것과 비교해 보면 한동안 마무리와 셋업맨 위치를 바꿔 주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를 기아는 내줬다.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홈에서 NC를 상대로 5월 반전을 꿈꿀 수 있는 기회였지만 모든 것이 무너졌다. 한 경기를 이렇게 지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이런 식의 패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큰 숙제를 안고 홈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마무리의 방화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한승혁이 선발 한 자리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최형우 대신 선발로 나선 유재신은 2개의 안타에 도루, 호수비를 보이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 후 경기에 나서 어이없는 실책을 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오늘 경기로 올 시즌 기대해 볼만한 선수로 다가왔다. 홈에서 기아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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