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27. 10:23

조현우 선방으로 콜롬비아 잡은 대한민국 대표팀 승리만이 전부는 아니다

조현우 선방이 없었다면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 역설적으로 콜롬비아는 첫 국가대표가 된 골키퍼의 실수가 겹치며 실점을 했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2-1 승리지만 마냥 즐거워할 수 없는 이유다. 피파 랭킹 12위인 콜롬비아를 잡았으니 잘 했다고 웃을 일이 아니다.


벤투의 전술에 여전히 고개를 젖는 축구팬들 답은 안 나온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간만에 골을 넣었다. 벤투호가 나오며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비난이 높았었다.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감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황의조와 손흥민을 투톱으로 올리는 전술을 연이어 사용했다. 그리고 절반의 성공은 했다.


한국 대표팀은 세대 교체를 하기 시작했다. 기존 대표팀을 이끌던 기성용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주장 자리는 손흥민의 몫이 되었다. 세대 교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업이다. 얼마나 세대 교체를 잘 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과연 벤투 감독이 적격인지에 대해서는 팬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다.


한국 축구 성공을 위해서는 축구협회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진실이다. 기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축협으로 인해 한국 축구 발전이 더디다는 팬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국가대표가 승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임기가 어느 정도 보장되었지만 모든 상황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패배가 길어지면 경질될 가능성이 높은 게 국가대표 감독이다. 더욱 중국에서 퇴출 당하다시피 나온 벤투 감독으로서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자신의 경력을 다시 쌓고 싶은 갈망이 클 것이라는 것도 명확해 보인다. 


자신은 지지 않고 있는데 왜 팬들이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는 과거 발언은 그래서 중요하다. 축구 팬들이 원하는 경기와 벤투 감독 체제의 경기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기면 그만이라는 벤투 감독과 과정이 중요한 팬들 사이의 근본적 차이는 이번 평가전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이다. 현재 팀 전력을 평가하고 수정할 부분과 강화할 부분들을 찾는 과정이다. 평가전 승패는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다 강한 팀을 만드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벤투 호의 평가전은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그만인 경기다.


볼리비아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치른 이번 평가전은 한국과 일본이 함께 했다. 아시아 투어를 하며 한국과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며 한국 대표팀 만이 최소한의 교체 카드로 이기기 위한 경기만 했다. 이기는 DNA를 심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경기라 해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프로다. 그런 점에서 어떤 경기든 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는 환영이다. 하지만 평가전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고 이를 통해 팀 전력을 점검하고 키우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건 큰 문제가 된다.


한국을 제외한 3팀은 로테이션을 통해 다양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게 했다. 이는 단순히 연습으로 채워질 수 없는 실전 감각을 통해 선수들이 모두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런 성장은 곧 팀 전체가 강해지는 이유가 된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가 적을 수록 강팀이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김승규가 장염으로 경기 출전이 어렵지 않았다면 이번 평가전에서도 조현우를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연습 과정에서 감독이 선수를 선택하고 경기에 내보내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이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책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직 김승규만 고집하는 벤투 감독의 선택이 옳았을까? 하는 의문은 계속된다.


조현우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조현우의 선방쇼가 이어지지 않았다면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승리할 수 없었다. 이런 실력에도 다음 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조현우가 아닌 김승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보수적인 신념은 그렇게 자신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선수에만 집착할 뿐이니 말이다.


피파 랭킹 60위와 12위 남미 팀들과 가진 두 번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 팀은 무엇을 얻었는지 궁금해진다. 다음 세대를 책임질 이승우, 백승호, 이강인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 이승우는 볼리비아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30분 정도를 뛰었다. 이승우에게 벤투 감독이 그나마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이 정도다.


과감하게 선수들을 실험하고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없다. 그저 자체 연습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선수들을 중용하는 방식 속에서 세대 교체는 더디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강인과 백승호가 대표팀에 뽑히며 팬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 


평가전에서 그들이 경기에 나서 진정 성인 국가대표 선수로서 가능성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이고 다른 국가대표팀과 경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일지 기대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오직 승리만이 목적인 벤투 호에서는 이들의 출전은 어려운 요구 사항이었다. 


손흥민은 두 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라는 점에서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세계적인 선수라 해도 로테이션을 통해 평가전에 임했다. 우리 역시 손흥민이 아닌 다른 선수를 통해 전술을 실험했어야 했다.


평가전마저 오직 승리를 위한 전술과 선수 기용만 한다면 과연 대표팀의 성장은 가능한 것인지 의아하다. 평가전이 아닌 실제 중요 경기에서는 더욱 보수적인 선수 기용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동적이고 역습만 노리는 전술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가 담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피파 랭킹 12위 콜롬비아를 이겨서 즐거운 것은 잠시다. 그 과정에서 정말 평가전 다운 경기를 했는지 되새겨 보면 한숨이 나온다. 무엇을 위한 평가전인지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을 위한 평가전이라면 이는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하다. 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표팀이 성장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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