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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한국 프로축구

이동국 은퇴경기 우승 확정, 영구 결번 된 20번의 전설

by 스포토리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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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시즌 마지막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올 시즌 부상도 잦으며 풀타임으로 뛰지 못했다. 나이가 들며 후반 중요한 순간 교체되던 이동국이었지만,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의 전설인 이동국을 위해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모라이스 감독에게는 이동욱이라는 전설의 마지막 경기를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여기에 마지막 경기에 올 시즌 우승이 걸렸다. 만약 전북이 지고, 울산이 이기면 우승은 물 건너간다. 최소 비기는 경기를 해야만 했다.

우승에 방점을 크게 찍었다면 이동국은 후반 교체 선수 정도로 활용될 수도 있었다. 은퇴를 앞둔 노장에 부상으로 많이 출전을 하지 못한 이동국이었기에, 그런 선택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라이스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전북의 전설인 이동국 선수를 풀타임으로 출전시켰다. 선발로 나서는 것까지는 전설에 대한 예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을 끝내고 후반 교체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를 모두 뛰도록 배려했다. 이는 선수만이 아니라 그를 위해 전주성을 찾은 팬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이동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상대인 대구 팀도 이동국을 전담 마크하며 마지막 경기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동국의 몇 차례 슛이 대구 전담 수비수에 막히는 장면들이 자주 나왔다.

 

온몸을 내던진 수비수가 아니었다면 혹시 골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는 그래서는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골은 누구도 뭐라할 수 없다. 그저 전설에 대한 예우를 한다며 허술함으로 골을 내줬다면 모두가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구 선수들의 투혼은 반갑기까지 했다. 

 

이동국이 편하게 마지막 경기을 마칠 수 있던 것은 조규성이 전반에 터트린 두골의 힘이 크다. 조규성은 이동국이 은퇴한 후 전북의 공격을 책임져야 할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조규성이 전설의 마지막 경기에 두 골을 넣으며 우승까지 이끌었다는 사실도 반갑게 다가온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린 전주성에서 전북과 대구 양팀 선수들은 사력을 다했다. 전북이야 우승이 걸린 경기였다고 하지만, 대구는 순위와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그들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기장에는 한정된 인원만 입장이 가능했다. 1만 석이 넘는 티켓은 발매 즉시 솔드아웃이 되었다. 비가 오는 경기장에 20번 이동국을 위해 준비한 은퇴 경기를 축하하는 전주성 팬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고함을 칠 수도 없는 조건 속에서 박수로 영웅의 마지막 경기를 시종일관 응원하는 모습도 대단했다. 한국 프로축구 구단 중 가장 화끈하고 많은 관중들이 찾는 전주성은 그렇게 전북의 전설이자 한국 축구의 영원한 전설이 된 이동국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가진 체력을 전부 소진하고 휘슬이 울리자 운동장에 주저앉은 전설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걷기도 힘겨울 정도로 최선을 다해 경기를 마친 이동국. 자신의 은퇴경기이자 시즌 우승을 확정 짓는 경기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은 그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548경기 228골-77도움을 기록하며 긴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의 번호는 20번은 전북 팀의 영구 결번이 되었다. 팬들을 위한 12번에 이어 두 번째 영구 결번이 나왔다. 선수에게 자신의 번호가 영구 결번이 된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인정한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니 말이다. 전주시장과 완주군수까지 나와 그의 마지막 경기를 응원했고, 이동국에게 명예시민, 군민 증을 선사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까지 나와 이동국 은퇴와 전북팀의 우승을 축하하는 장면들도 감동이었다.

 

통산 8회 우승과 4연속 우승을 달성한 전북. 이제는 전설과 함께 경기를 하게 되었다. 이동국이라는 전설을 예우한 모라이스 감독의 우승 소감도 감동이었다. 잔디를 관리하고, 식당에서 일하던 모든 이들이 우승의 주역이라는 감독의 이 배려는 그의 이선을 엿보게 한다.

 

무리뉴의 코치였던 모라이스가 이제는 전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시즌 어떤 위용으로 전북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나갈지도 궁금해진다. 다시 한 번 역전 우승을 달성한 모라이스와 전북. 그리고 전주성을 가득 채우는 팬들의 함성이 다시 뜨거워질 2021 시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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