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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삼성에 4-8패, 터커만 존재했고 기아 투수는 없었다

by 스포토리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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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타이거즈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원태인 정도의 선발에 이렇게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기아 타선의 현실이다. 물론 원태인을 비하하고자 하는 발언은 아니다. 하지만 원태인 선수를 공략할 수 없는 투수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기아 타선의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멩덴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기아의 문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점수를 못 내는 한계는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4점을 뽑았다는 점에서 기본은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멩덴이 확실하게 마운드를 지키니 승리할 수 있었다.

이민우가 선발로 나선 기아는 무기력했다. 선발이 1회부터 손쉽게 무너지는 상황에서 전략도 무의미하다. 선발로 나서는 투수는 최소 5회까지 던지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안 되면 무의미하다.

 

1회부터 점수를 내주기 시작한 이민우는 선발로서 자격이 없다. 많은 기회가 부여되고 그렇게 선발 자원으로서 활용하려 노력을 해도 선수 스스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더는 미련을 줄 수는 없다. 그만큼 기아 자원 중에 선발 자리를 차지할 투수가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신인이나 중고 신인들 중에서도 충분히 선발로서 준비된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이의리처럼 고졸 루키를 과감하게 선발로 내보내며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일 수도 있다. 의외의 변수들로 인해 괜찮은 선발 자원을 찾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멩덴에게 완벽하게 당했던 피렐라는 이민우를 만나 날아다녔다. 주자를 둔 상황에서 1회 1타점 3루타를 치며 기선 제압에 나섰고, 3회에는 투런 홈런을 때리며 3타점 경기를 했다. 피렐라에게는 기아 선발 이민우는 보약이나 다름없는 투수가 되어버렸다. 

 

이민우는 3이닝까지 5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오늘 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며 79개의 공으로 8 피안타, 2 피홈런, 5 실점을 하며 11.88이라는 심각한 자책점을 기록하게 되었다. 시즌 초반이라는 점에서 향후 피칭에 따라 방어율은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가능성이 잘 보이지는 않는다.

 

이민우는 올 시즌 3경기에 나섰지만 그나마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오늘 경기였다. 이전 경기인 롯데전에서는 2이닝 동안 6 실점을 했으니, 조금 좋아졌다고 말해야 하는 것인가? 참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선발이 손쉽게 무너지면 답이 없다.

 

선발에 이어 등판한 장민기의 투구 역시 답답함 그 자체였다. 고졸 루키로서 윌리엄스 감독이 꾸준하게 불펜으로 등판시키고 있다. 이는 그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점에서 장민기는 이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1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볼넷 남발이다. 1과 2/3이닝 동안 안타를 내주지 않았지만 볼넷만 무려 다섯 개를 내주고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루키가 이렇게 볼넷을 남발한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올 시즌 10이닝을 던지며 14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매이닝 1개 이상의 볼넷을 내준다는 것은 제구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제구력 문제가 아니라면 심리적인 문제로 읽힐 수밖에 없다.

 

10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내주고 14개의 볼넷을 남발한 것을 보면 장민기 투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 드러난다. 상대에게 안타를 내주지 않기 위해 투구를 하다 볼넷을 남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차라리 안타를 맞더라고 승부를 펼쳐야 제대로 된 투수가 된다. 그런 점에서 장민기는 볼넷 남발을 줄이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엉망인 경기에서 그나마 빛이 났던 것은 터커였다. 최형우가 2개의 병살타를 치며 경기를 엉망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2번으로 타선을 옮긴 터커는 4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런 상태를 얼마나 끌고 가느냐가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오늘 경기에서 많은 안타를 만들어내며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만큼 터커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박찬호 역시 오늘 경기에서 2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며 펜스에 다다르는 안타를 만든 박찬호도 최근 안타가 이어지며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다.

 

언제든 경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문제는 과정이다. 팬들이 인정할 수 있는 패배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경기가 존재한다. 팬들은 졌기 때문에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지더라도 팬들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의 경기력이라면 박수를 보낸다. 다음 경기를 위한 응원이다.

 

오늘 같은 경기력은 결코 박수를 받을 수 없다. 이민우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대체적으로 공이 높고, 밋밋하다. 이 정도로 선발 자리를 꾀차고 있을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선발로 나선다는 것은 기아가 그만큼 선발 자원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브룩스 멩덴, 이의리로 이어지는 선발 자원 외에는 쓸만한 선수가 없다면 기아는 확률적으로 5할 승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세 선발이 모든 경기를 승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선발 2자리가 안정화되지 않으면 기아의 가을 야구는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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