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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한화에 3-2 역전승, 무사 만루 위기 이준영이 팀을 구했다

by 스포토리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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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이 안 좋은 두 팀이 만나 연장까지 가는 경기는 그리 흥미로울 수는 없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으로 인해 경기력은 저하되고, 그렇게 이어지는 이닝들은 재미를 잃게 된다. 타격이 매번 활화산처럼 터질 수는 없지만, 두 팀의 타선은 리그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하다.

 

멩덴과 카펜터라는 두 외국인 투수의 맞대결이라는 점은 흥미로웠다. 기아로서는 스윕을 원하고, 한화로서는 지긋지긋한 연패를 끊어야 한다. 두 외국인 투수가 짊어진 무게가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두 투수들은 제 몫을 했다.

오늘 경기 선취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1회 첫 타자가 볼넷으로 나간 후 투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3루수의 평범한 타구를 1루에 악송구를 하면서 실점을 했다. 안 줘도 되는 점수를 준 셈이다. 시작부터 삐끗했던 경기는 3회 기아 공격에서 역전되었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찬호가 3루 실책으로 출루한 후 최원준이 볼넷으로 나간 후, 김선빈이 절묘한 코스의 2루타로 단박에 역전에 성공했다. 문제는 중심타선이었다. 터커는 볼넷을 얻어 나갔지만, 이번 주 들어 최악의 타격감을 보이는 최형우가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추가 점수를 내지 못했다.

 

무사 상황에서 주자가 둘이나 있는데 4번부터 6번까지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공격력이라면 문제가 있다. 최형우는 한화와 3연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이제 1할대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기아의 4번 타자가 1할대 타자라면 최악일 수밖에 없다.

 

4회 다시 한화가 동점을 만들며 경기는 2-2로 이어졌다. 문제는 7회였다. 한화로서는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기아로서는 대량 실점을 당할 수도 있었다. 멩덴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박준표가 말도 안되는 투구를 보였다.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사구와 볼넷을 연달아 내주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좀처럼 제구도 되지 않는 박준표의 투구는 답답함 그 자체였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기아는 급하게 이준영을 올렸다. 그에게는 첫 타자와 승부가 중요했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2번은 무기력했던 노수광을 대신한 김민하였다. 하지만 김민하는 벤치의 바람과 동떨어진 투수 앞 타구를 날리며 홈에서 1루로 이어지는 만루 상황의 전형적인 병살로 기회를 날려버렸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하는 첫 타자의 결과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는 한다.

 

안타로 점수를 내면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고, 아웃이 되면 무실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병살이라면 무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가 2사 2, 3루로 변하며 공격하는 팀의 불안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한화가 그랬다.

 

결정을 해줘야 하는 하주석마저 유격수 앞 평범한 타구로 물러나며 한화는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기아로서는 다행이고, 한화로서는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라 봐도 과언이 아닌 7회였다.

 

한화가 7회 아쉬웠다면 기아로서는 9회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황윤호가 안타로 나가자, 기아는 바로 대주자로 최정민을 내세웠다. 한승택이 보내기 번트를 대며 1사 2루 상황까지 만든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2루에 있던 최정민이 어설픈 주루 플레이로 아웃될지 몰랐다는 점이다. 견제에 걸려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기아는 정규 이닝에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기아보다 한화가 더 무기력한 경기를 보이며 연장 11회 기아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로 나선 이진영이 사구를 얻어내고, 김태진이 희생 번트를 하며 9회와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한승택과 승부를 하지 못하고 한화 윤대경이 볼넷을 내주며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자초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한화 벤치는 만루 작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 만루 작전을 통해 병살 유도를 하기 위함이다. 루가 꽉차면 병살을 만들기 더 쉬워진다는 점에서 한화 벤치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문제는 그렇게 고의 4구까지 하며 만루 작전에 들어간 후 교체된 투수 오동욱이 박찬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사사구가 남발되며 승리를 기아에게 헌납한 한화의 현재는 최악일 수밖에 없다. 기아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한화는 더 심각하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질 듯하다. 투타 모두 믿을 수 없는 전력이라면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무기력한 기아의 타선도 문제가 심각하다. 최형우가 그나마 장타력을 보여주곤 했는데, 이번 주 들어서는 안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부침이 심한 핵심 타자라면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선발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아가 과연 언제 폭발적인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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