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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GS칼텍스 IBK기업은행에 3-1승, 기업은행 페퍼스에게도 잡힌다

by 스포토리 202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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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의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온다. 시즌 시작과 함께 4연패를 당하는 동안 바뀐 것이 없다. 고참이자 핵심자원인 국가대표 3인방은 오늘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인 라셈이라도 터져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팀과 함께 침몰 중이다.

 

기업은행의 현재 모습을 보면 신생팀인 페퍼스도 손쉽게 잡기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페퍼스의 패기에 밀려 패할 수도 있어 보일 정도로 최악이다. 팀 구성상 국가대표 3인방이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팀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이 기업은행의 장점이자 약점이 될 수밖에 없음을 연패 과정에서 잘 보여주었다. 라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부재해 보인다. 토스가 잘 올라와 라셈의 공격력을 배가시켜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모습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토스가 엉망이라도 잘 소화해 득점으로 연결해야 외국인 선수다라고 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경기당 몇 개의 불안정한 토스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세터의 문제를 외국인 선수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니 말이다.

 

칼텍스는 모마와 강소휘가 16점을 합하며 1세트를 가볍게 잡아냈다. 양 윙 사이드 공격수가 모두 터지며 상대를 리드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이와 달리, 기업은행은 여전히 실수가 많고, 국가대표 삼인방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며 밀릴 수밖에 없었다.

 

2세트는 그나마 라셈이 살아나며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들 브로커로 변신한 김희진의 블로킹이 나오기도 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20점 이후 세트 포인트를 앞둔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모습들을 보이며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문제는 3세트였다. 1-1 상황에서는 3세트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전 세터인 조송화가 무릎 부상으로 빠지며 위기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2세트 중 부상으로 빠진 후 김하경 세터가 들어오며 라셈의 공격력도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세트 후반으로 들어가며 실수들이 나오며 위기를 자초하는 과정들이 나왔고, 3세트에서는 보다 광범위한 위기를 맞았다. 기본적으로 리시브가 되지 않으면 공격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표승주를 표적 삼아 서브를 넣는 상황에서 리시브가 불안정하며 무너지는 상황은 올 시즌 4경기 내내 이어지는 문제였다. 

 

표승주가 공격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내주기는 하지만 리시브가 워낙 좋지 않아 흔들리고, 이는 팀 전체를 흔든다는 점에서 문제로 다가온다. 감독으로서는 노련한 베테랑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를 통해 이를 극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국가대표 삼인방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이들이 스스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고, 그렇게 국가대표다운 모습을 보여야 팀 전체가 살아난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4경기 패전의 중심에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2라운드 들어 다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들이 갑자기 무너지며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얼마나 빨리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4연패에 빠진 기업은행의 숙제다.

 

그럼에도 감독이 나서 외국인 선수가 제대로 역할을 해주지 못해 팀이 위험하다고 언급하는 것이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분명 라셈이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파괴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리시브와 토스가 제대로 되지 않은 팀의 문제를 오직 라셈의 문제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최악이다. 

 

칼텍스의 외국인 선수인 모마가 강력한 파괴력을 가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키가 작지만 탄력이 좋고 강력한 힘으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모마 혼자 잘해서 가능한 일일까?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모마는 높이에 막혀 부진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경기 기록만 보면 기업은행이 이겨도 될 경기였다. 블로킹 득점도 11-10으로 앞섰다. 서브득점도 칼텍스보다 하나 많은 4개였다. 상대 범실 역시 12-19로 칼텍스가 더 많았다. 리시브 정확도 역시 경기와 달리 기록은 24-28로 기업은행이 더 좋았다.

공격과 전체득점, 디그 등에서 열세를 보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기록 이상의 문제는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알 수밖에 없다. 칼텍스 역시 많은 범실들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실책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와 달리 기업은행은 20점 이후 결정적 순간 실책을 하며 자멸했다. 엄청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

 

1-1을 만들고 중요했던 3세트를 허무하게 25-12로 내준 기업은행은 4세트에서도 20점을 넘긴 후 결정적 순간 서브 미스로 매치 포인트를 내주고 무너졌다. 20점 전에 나온 실책이나 범실은 만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20점 이후 나온 실책들은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김수지의 실책은 결정적이었고, 표승주의 아쉬운 리시브 등은 결과적으로 기업은행의 4연패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이를 단순히 라셈이 다른 외국인 선수처럼 해주지 못한다고 질타하는 것은 정말 비겁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은행의 경기를 보면 답답하다. 다른 외국인 선수가 현재의 기업은행과 경기를 하면 라셈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정도다. 리시브가 흔들리고, 주지 않아도 되는 점수들을 주는 경우들도 많다. 기록만 보면 준수하지만, 경기에서 보이는 흐름의 문제는 심각하다.  

 

빠른 공격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송화 세터가 부상으로 빠지며 위기는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로 대표되는 기업은행의 핵심 선수가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하는 한 1라운드에서 승을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에 라셈을 몰아붙이며 모든 책임을 외국인 선수에게 돌리는 것은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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