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아 보입니다.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은 오랜 시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로파리그에서는 연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워낙 실력차가 나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아직 큰 의미가 없습니다.
가장 빠르고 강한 리그라고 불리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진수는 리그 경기들입니다. 우승권 팀과 탈락권 팀과의 실력차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 리그라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만큼 자칫 한번 잘못된 길을 걷기 시작하면 헤어 나올 수 없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케인이 떠난 후 중위권 팀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잡이 중 하나인 케인이 떠나면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자각하지 못한 것은 손흥민이라는 존재였습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 경기와 리그 경기들을 하면서 토트넘을 멱살잡고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게 만들었습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10-10을 기록하며 자신이 왜 대단한 존재인지 직접 실력으로 증명해 줬습니다.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에게 최고 대우로 종신 계약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현지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토트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손흥민이 절실함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삼십대를 넘어섰지만, 20대 초중반 선수들 못지않은 파워에 정교함까지 갖춘 손흥민과 장기계약을 맺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유럽이나 중남미 선수들이 장기 계약 후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으로 엉망이 되는 경우들은 많습니다. 그렇기에 서른살이 넘어가는 선수들과는 계약을 하지 않으려는 구단들은 많습니다. 더욱 토트넘의 경우 그런 원칙이 더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구단이기도 합니다.
올 시즌을 맞아 토트넘의 선수 영입을 보면 대부분 유망주들이었습니다. 즉시 전력감은 솔란케가 유일했습니다. 큰 키와 덩치를 이용한 포스트 전술을 통해 다양한 골 루트를 만든다는 점에서 솔란케 영입은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부상 등으로 제대로 뛰지도 못했고, 7경기 2골 1도움이 솔란케의 현재 성적입니다. 영국 출신이라는 점과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토트넘에서 솔란케는 아직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양 측면에서 공을 높이 올려주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던 토트넘은 솔란케를 활용하는 방법이 여전히 부족해 보입니다. 과거처럼 치고 들어가 슛을 한다던가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세트피스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는 듯 정해진 게임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트 피스 문제는 공격만이 아니라 수비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세트피스 코치를 두지 않은 토트넘은 유독 세트피스에서 골을 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일들이 너무 많은 토트넘의 문제는 결국 전술과도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9일 토트넘은 웨스트햄을 불러 4-1로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A매치 기간 동안 푹 쉬었던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 종횡무진하며 토트넘의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후반 짧은 시간에 세 골을 몰아넣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손흥민에게서 시작되고 끝났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앞선 브라이튼과 경기에서 두 골을 넣고도 허무하게 역전패한 토트넘으로서는 웨스트햄을 완파하며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이라는 존재가 토트넘에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가진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했습니다.
손흥민이 필드에 있고 없고가 명확하게 차이가 났습니다. 공격을 지휘하고 스스로 상대를 제압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격 방식을 만들어주는 손흥민의 역할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를 위협하고 토트넘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힘으로 작동했습니다.
주중에 있었던 알크마르와의 유로파 경기에서 손흥민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부상이 있다고는 했지만, 실제 부상인지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대처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알크마르와 경기에서 토트넘은 17살 신성 마이키 무어를 내보내며 그 가능성을 엿봤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히샬리송의 페널티킥 한 방으로 승리까지 얻으며 유로파 리그 순항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서도 손흥민이 출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유로파 리그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였던 마이키 무어를 손흥민 자리에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17살 토트넘의 미래가 첫 리그 경기에 나서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고 견고했습니다. 아직 무어가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팰리스에게 완승을 거둬왔던 토트넘으로서는 아무리 원정 경기라도 해고 이길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토트넘의 핵심인 손흥민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그를 제외한 주전들이 모두 출전한다는 점에서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꼴찌팀을 압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최악이었습니다. 그 어느 순간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토트넘이었기 때문입니다. 골대를 맞추는 상황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졸전을 펼친 토트넘은 0-1로 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유로파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주전 센터백 자원들인 로메로와 판 더 펜의 수비도 오늘은 형편없었습니다. 한참 연속골을 넣으며 찬사를 받았던 존슨은 언제 그랬냐는 듯 결정력이 사라졌습니다. 손흥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 신성 무어는 완전히 팰리스 수비에 막혔고, 솔란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손흥민이 큰 부상을 당하거나 한 상태는 아닙니다. 현지 언론 보도에서도 출전은 가능하지만 혹시라도 모른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언론에서는 토트넘이 중요한 경기에 컵 대회에서 만나는 맨시티 전을 위해 손흥민을 아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목요일 맨시티와 컵 경기에 이어 일요일에는 애스턴 빌라와 연이어 중요한 경기를 가지는 토트넘입니다. 올 시즌 어떤 것이든 우승을 노리는 토트넘으로서는 효과적으로 에이스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맨시티 킬러인 손흥민을 아끼려는 심리를 이해 못 할 것은 없습니다.
맨시티가 정말 2진급으로 컵대회에 나설지는 알 수 없습니다. 토트넘과 대진이 확정된 후 펩 감독은 주전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맨시티로서는 리그나 챔스 경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컵대회를 로테이션시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로테이션 자원과 대결에서도 토트넘이 패한다면 그건 최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결정적인 칼이 손흥민을 맨시티 전에 투입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올 시즌 승이 없었던 크리스탈 팰리스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있었지만, 토트넘의 전력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토트넘 내부에서는 손흥민과 재계약은 업다고 확신한 듯 합니다. 물론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은 이상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손흥민의 체력을 관리하는 것은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하며 그의 몸값을 최대로 올려 팔기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더 정확하게 다가옵니다.
옵션을 걸고, 손흥민이 그 나이에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을 보여주면 그를 노리는 팀으로서는 적정선의 이적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돈이 아니라면 토트넘이 원하는 선수와 트레이드라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한 것이 토트넘입니다.
손흥민은 떠나야 합니다. 그 행선지가 사우디는 아닐 가능성은 큽니다. 여전히 배고픈 손흥민은 영국이 아니라면 스페인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토트넘으로서는 자국 리그에 가장 강한 손흥민을 팔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흥민은 여전히 우승에 목말라한다는 점에서 우승권 팀으로 이적을 원합니다. 그것도 세계 최고 리그 중 한 팀으로 말이죠.
스페인 AT와 바로셀로나가 다음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스페인 라리가는 아시아 시장 개척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한국과 관계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당연히 그런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하는 두 팀이 바로 AT와 바르샤입니다.
두 팀 모두 언제나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고 챔스 리그에서도 우승권에 올라서는 존재입니다. 손흥민이 우승을 원한다면 적절한 팀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들 두 팀의 선수들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손흥민이 활약할 여지가 높습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는 손흥민. 그의 의지보다는 팀의 선택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토트넘은 그들의 암울한 미래를 크리스탈과 경기에서 잔인한 방식으로 체험했습니다. 손흥민을 떠나보내는 팀이라면 그가 없는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그걸 찾지 못한다면 토트넘의 몰락은 의외로 급격하게 이뤄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축구 Soccer > 유럽리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흥민 방출 토트넘 후폭풍은 거세게 불어온다 (22) | 2024.11.07 |
---|---|
손흥민 시즌 3호 도움 후 교체, 관리인가 아니면 이별 수순인가? (0) | 2024.11.04 |
손흥민 복귀 3호골, 토트넘의 핵심이자 전부인 이유 증명했다 (1) | 2024.10.20 |
손흥민 토트넘과 결별하고 바르샤와 손잡아라 (1) | 2024.10.17 |
쓰러진 손흥민, 카라바흐 3-0 승리에도 불편한 이유 (2) | 2024.09.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