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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의 17승 호투, 기아 아직 2위는 가능할까?

by 스포토리 201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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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며 시즌 17승째를 올렸습니다. 전반기 페이스대로라면 20승은 당연한 듯했지만 팀과 함께 힘든 후반기를 보낸 윤석민 으로서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승리였습니다. 여전히 안개 속에 쌓여있는 2위권 싸움에 촉각을 집중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후반에 터진 타선, 윤석민의 17승을 도왔다




첫 선발로 나선 두산의 안규영과 기아의 윤석민의 대결은 무척이나 싱거울 듯했습니다. 안규영의 경우 첫 선발로 나서는 만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문제였을 뿐 윤석민의 승리는 당연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의외의 상황을 만들어냈고 두산은 2012 시즌 안규영이라는 굵직한 선발을 얻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경기였을 듯합니다.

기아로서는 롯데와 같은 경기 수를 남기고 있는 상황이기에 전승을 하고 롯데의 상황에 따라 2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맞대결은 이미 끝난 상황이기에 가능성은 무척 낮기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기아로서도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노려 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1회 1사 후 김선빈이 볼넷을 얻고 2사 후 나지완이 안타를 치며 선발 안규영을 흔들며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지만 기아는 추가점을 뽑지 못했습니다. 첫 선발이라는 부담과 당대 최고 선발투수인 윤석민과 맞대결을 한다는 사실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기아로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안규영에게 1회 점수를 뽑았다면 무척이나 쉬운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아가 1회 득점 기회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자 경기는 힘들게 진행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회 부터 안규영의 투구에 꼼짝 못하는 기아 타선은 5회 말 이현곤이 2루타를 치면서 겨우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간 이현곤을 신종길이 희생 플라이로 첫 득점에 성공하며 공격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두산은 1실점을 한 6회 공격에서 정수빈이 좌중간 2루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다음 타자인 이종욱마저 우중간 2루타를 치며 쉽게 1득점을 하며 균형을 맞추며 두산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은 기아의 수비였습니다. 

정수빈의 타구는 김선빈이 수비 위치를 이동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땅볼로 처리될 수 있는 공이었습니다. 포수 미트를 보고 예측 수비를 하러 2루 베이스 쪽으로 움직이던 김선빈과 달리, 정수빈의 공은 그 빈 공간으로 가며 안타가 되었습니다. 이런 수비의 아쉬움은 곧바로 다음 타자인 이종욱 수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페이크 번트 모션을 취하던 이종욱을 상대하는 수비 패턴에 문제점을 드러낸 것은 아쉬웠습니다. 1루 수비가 여전히 문제인 김상현이 번트 자세를 취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미 예측 수비를 하며 1루 베이스 측의 공간을 많이 비워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종욱의 타구는 1루 베이스 쪽으로 꽤 뚫고 2루타가 되는 상황은 정상 수비였다면 아웃시킬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게 다가옵니다. 김선빈과 김상현의 아쉬운 예측 수비가 모두 빗나가며 1실점을 한 상황에서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윤석민은 역시 에이스였습니다. 

동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자 기아는 6회 말 선두 타자인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 나가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안치홍이 희생 번트를 하고 나지완이 적시타로 역전을 시키며 분위기를 잡아가기 시작한 기아는 김상현이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치며 단숨에 4-1까지 달아났습니다. 

4-1까지 달아난 상황에서 7회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두 명의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쉽게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이원석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습니다. 홈런 후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되었지만 이종욱을 삼진으로 잡으며 더 이상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해냈습니다. 

이원석의 홈런으로 4-2까지 따라 붙은 두산을 상대로 신종길은 멋진 솔로 홈런으로 다시 5-2로 점수 차를 늘리며 선발 윤석민의 17승이 가능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이후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기회를 이어갔지만 후속 타자들이 모두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를 더 이상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습니다. 

흐름이 급격하게 기아로 넘어오며 8회 선두 타자인 나지완이 백스크린을 그대로 맞추는 대형 홈런을 치며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김상현부터 시작해 차일목까지 네 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완벽하게 무너진 두산 마운드는 8회에만 4실점을 하며 승패는 8회 끝이 났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위해서라도 기아의 마무리인 한기주가 강한 모습으로 살아나야만 했습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편하게 1이닝을 마무리하라고 마운드에 올렸는데 한기주는 선두 타자인 이성열을 시작으로 3연속 안타를 맞으며 2실점 하며 어렵게 9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9-2까지 앞선 상황에서도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하는 기아의 불펜은 여전히 문제로 남겨졌습니다. 구속 자체는 150이 넘는 속도가 나오며 좋았지만 종속이 좋지 않은 한기주의 공은 상대 타자들이 치기에는 어렵지 않은 공들이었습니다. 한기주 스스로도 부족한 멘탈이 문제인지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으면 결코 단기전에서 승리를 가져가기 힘들다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한기주의 부활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상황입니다. 삼성이 오승환이라는 언터처블을 가지고 있고, 롯데는 김사율, SK는 정우람 혹은 이영욱이라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아는 여전히 마무리뿐 아니라 불펜의 문제로 고심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답답합니다. 

들쑥날쑥한 타선도 문제이지만 심동섭을 제외하고는 믿을 수 없는 불펜의 문제는 기아가 풀어야만 하는 다급한 문제입니다. 선발 역시 윤석민과 서재응을 제외하고는 모두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오프마저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윤석민이 7개의 삼진과 2자책으로 17승을 거두며 투수 4관왕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은 무척이나 반갑고 환영 할 일이지만 가을 야구에서 기아가 우승 본능을 되찾기 위해서는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너무 많은 게 불안하게 다가옵니다. 

여전히 안개 속에 빠져 있는 2위 다툼은 상위 3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여전히 오리무중이 되었습니다. SK와 마지막 3연전을 가지는 기아가 그때 까지도 2위 가능성이 남겨져 있다면 2011년 한국프로야구 정규 시즌의 빅 매치는 마지막 기아와 SK의 3연전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하게 하는 정규 시즌에서 누가 2위 자리를 차지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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