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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실책이 부른 허무한 패배, 2위 경쟁은 끝났다

by 스포토리 201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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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두산과의 일요일 경기에서 패배하며 마지막을 고했습니다. SK와 롯데가 다음 주부터 남은 경기 전패를 한다면 모를까 기아로서는 자력으로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졌으니 말입니다. 2위 경쟁을 하는 SK와 롯데가 실책으로 자멸한 경기이기에 기아의 패배는 더욱 아쉬웠습니다.

전반기 농사로 버틴 기아의 후반기, 포스트시즌은 어떨까?




기아가 전반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올 해 역시 꼴찌를 면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처지였을 겁니다. 그나마 전반기 크레이지 모드를 보이면 많은 승수를 쌓았기에 후반기 최악의 성적을 가지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니퍼트와 서재응의 맞대결은 역시 니퍼트에게 무게 중심이 쏠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투수 4관왕이 유력한 윤석민과 방어율과 탈삼진 경쟁을 벌이는(비록 차이는 많지만) 니퍼트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경기였기에 그의 호투는 당연해 보였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니퍼트 못지않게 기아로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2위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만 했습니다. 더욱 일요일 경기에서 경쟁 상대인 SK와 롯데가 모두 패했기에 기아의 패배는 더욱 씁쓸할 뿐입니다.

기아는 1회 시작과 함께 서재응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종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정수빈과 김동주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상황을 주며 대량 실점 위기에 처했습니다. 양의지가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첫 득점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대량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서재응을 무너트리지 못하고 1득점만 한 것은 아쉬움이었습니다. 

1회 잠시 흔들렸던 서재응은 이내 안정을 찾았고 이후 실점 없이 니퍼트와의 투수 대결은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5회 선두 타자 임재철에게 2루타를 맞으며 다시 위기는 찾아왔습니다. 5회 집중안타를 맞으며 3실점을 하는 상황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보다 아쉬웠던 것은 안일한 기아의 수비였습니다. 

1사 1,3루에서 안타를 맞으며 실점을 하는 상황은 그럴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우익수 류재원이 재빨리 2루수 안치홍에게 중계 플레이를 했고 이 상황까지는 무척이나 정상적이었습니다. 문제는 안타로 3루까지 진루한 정수빈이 안치홍이 한 눈을 파는 사이 곧바로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점을 뽑은 장면이었습니다. 

아직 인플레이 상황임에도 주자에 대한 견제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 채 안일하게 수비를 한 안치홍은 뒤늦게 홈으로 쇄도하는 정수빈을 잡겠다고 송구를 했지만 악송구로 이어지며 1루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게 만들며 서재응이 완벽하게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1회 위기 상황에서도 노련한 피칭으로 위기를 넘긴 서재응으로서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겠지만 최소 실점으로 위기를 넘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비력 좋은 안치홍의 그 안일한 수비 하나가 기아를 벼랑 끝으로 밀어버렸습니다. 

기아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비 하나는 비록 안치홍에게 화살이 쏟아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팀 전체적인 문제로 다가설 수밖에는 없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지던 기아. 세밀한 야구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강팀으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던 기아의 한계가 다시 한 번 드러나며 포스트 시즌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아 공격에서도 김선빈이 1루에서 살겠다고 머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을 하는 모습은 답답했습니다. 2위 결정전을 하는 긴밀한 상황도 아닌데 부상으로 오랜 시간 공백을 가졌던 그가 중요한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무모한 플레이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김선빈의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수비수에 충돌이 일어나 수술했던 부위가 재발하기라도 한다면 본인에게도 엄청난 시련이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의 부재는 팀에게도 큰 피해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신인들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포스트 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경기에서 이런 당혹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염려스럽습니다.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잘못 지시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선수들이 지능이 떨어지는 경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행동들은 아쉬움보다는 안타까움으로 다가옵니다.

7회에도 2점을 더 한 두산은 가볍게 기아를 제압하며, 5위 권 싸움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엘지와 두산, 그리고 한화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벌어질 5위 싸움은 2위 싸움 못지않게 치열하게 진행되며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선발로 나선 니퍼트는 7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져 4안타, 2사사구, 6삼진, 무자책 경기를 펼쳐 시즌 13승을 거두며 15승을 거둔 김선우와 함께 두산의 원투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습니다. 메이저 진출이 아니라면 내년 시즌에도 두산에 남고 싶다는 바람처럼 두산으로서는 니퍼트라는 확실한 선발이 다시 한 번 2012 시즌을 함께 한다면 올해 보다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듯합니다.

기아로서는 후반기 심각하게 흔들리던 투수진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해주던 서재응이 승수 쌓기에 실패하며 시즌 10승이 힘들어졌습니다. 불펜과 선발을 가리지 않고 나서며 벤치에서는 선수들을 독려하고 칭찬하며 기아를 이끌어왔던 서재응에게 10승을 도와주지 못한 것이 미안함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포스트 시즌을 위해 불펜이 얼마나 정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는지 중요한 기아로서는 여전히 불안한 불펜으로 입맛만 씁쓸해졌을 듯합니다. 양현종이 구위를 찾는 듯했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버리지 못하고 1이닝 동안 3안타를 맞으며 2실점 하는 모습은 가을 야구에 그를 활용할 수나 있을지 고민되게 만들었습니다.

손영민이 1이닝 무실점으로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만족해야 할 정도로 기아의 불펜은 여전히 문제로 다가옵니다. 여기에 윤석민을 제외하고는 믿고 내보낼 선발이 없다는 사실 역시 기아의 포스트 시즌 전망을 우울하게 합니다.

로페즈가 다음 투구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할지는 모르겠지만 기아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기만 합니다. 트레비스는 이미 전력 외 선수로 전락한지 오래 이고 그나마 서재응이 제몫을 해줄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최소 강력한 세 명의 선발진이 필요한 단기전에서 기아는 윤석민을 제외하고 선발진을 꾸리기도 힘든 상황은 답답하게 다가옵니다.

이범호가 시즌 마지막 3연전이 SK와의 대결에서 수비까지 겸한 실전 투입이 예정되어 있기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범호가 있고 없고 에 따라 기아 타선이 완벽하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기아가 살아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존재는 이범호라는 사실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이범호가 과연 전반기 절정의 실력을 어느 정도나 되찾아 포스트 시즌에 나서느냐는 기아의 가을 야구 승패와 직결되는 문제로 다가옵니다.

류재원이 오승환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더니 오늘 경기에서는 안정된 수비와 함께 8회 완벽한 타이밍의 솔로 홈럼을 때려내며 팬들을 기쁘게 했습니다. 홍재호와 포수 이성우 등의 성장이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 기아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기에, 그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이젠 포스트 시즌을 준비해야만 하는 기아가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 준비를 통해 가을 야구에서 웃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현재의 전력과 정신 상태로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기아. 반전의 힘을 남은 기간 동안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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