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vsLG전, 아쉬운 1점차 패배로 이끈 기아 3인방

기아와 엘지의 주말 3연전 중 첫 번째 경기는 무척 아쉬웠습니다. 2-1이라는 스코어도 그렇지만 경기 중 사소한 실수들이 경기의 흐름을 끊어 놓으며 엘지에게는 승리가 기아에게는 패배로 다가왔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하지요. 트레비스와 김광삼의 팽팽한 투수전도 볼만 했지만 아쉬운 순간을 만든 기아 3인방이 원망스럽기도 하네요.

김광삼의 성장이 두드러진 경기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누가 뭐라 해도 엘지의 선발투수인 김광삼이었습니다. 기아 타격이 침체되기는 했지만 만만찮은 그들을 맞아 효과적인 투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6회 승부를 결정지은 점수를 제외하고 그 외 이닝은 양 팀 투수들의 대결이 흥미를 이끌었습니다. 

김광삼은 단순하고 빠른 승부로 효과적인 투구를 한 것과는 달리, 기아의 선발 트레비스는 다른 날과는 달리 오늘 공이 높게 형성되며 쉽지 않은 경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엘지의 상승세가 높았기에 결코 쉬울 수 없는 경기라는 것은 당연했지만 트레비스가 보여준 능력을 봤을 때 좀 더 완벽한 투구가 가능했을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레비스는 1회 말부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포볼과 내야 선택으로 1사 2, 3루 상황에서 4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빗맞은 타구를 김원섭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트레비스의 심기를 흔들어 놓았던 것은 3회 말 낫 아웃 상태로 깔끔함을 보여주지 못했고 오늘 엘지 공격을 가장 다이내믹하게 이끌었던 박경수가 왼손 투수인 트레비스의 투구 동작을 훔쳐 연속으로 두 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마운드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트레비스에게는 저승사자 같은 박경수는 경기의 분수령이 된 6회 말 첫 타자로 등장해 팀이 역전을 할 수밖에 없는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로 볼넷을 얻어내며 트레비스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이택근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의 기회에 정의윤의 적시타가 터지며 1-1 균형을 맞췄습니다.

승패를 가른 아쉬운 수비는 다시 봐도 아쉽기만 합니다. 핫 코너인 3루수라면 충분히 처리해야만 했던 3루 강습을 김주형이 에러를 범하며 안줘도 되는 결승점을 주고 기아는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타석에서는 박경수가 빠른 발과 끈질긴 승부로 트레비스를 힘들게 만들었고 마운드에서는 김광삼이 깔끔한 피칭으로 기아의 타선을 막아내며 엘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2-1이라는 승부는 이긴 팀이나 진 팀 모두에게 아쉬운 점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긴 팀은 아쉬움은 잊어질 수 있지만 진 팀에게 아쉬운 부분들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로서는 아쉬운 상황을 만든 세 명으로 인해 이길 수도 있는 경기를 패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01. 최희섭, 4번 타자로서 아쉬웠던 무안타

가장 중심에서 팀 타격을 이끌어 가야만 하는 4번 타자 최희섭이 침묵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아가 승리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기아가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최희섭의 빈타에서 먼저 답을 찾아야만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최희섭은 물꼬를 터야 하고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할 때 그는 한 방을 쳐줘야만 합니다.

최희섭 뒤를 받치는 김상현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나지완의 장기 부상 등은 최희섭의 역할 론을 더욱 크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런 부담감이 그의 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의 오늘 타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더욱 팀이 2-1이라는 아쉬운 패배를 당했을 때는 4번 타자의 힘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최희섭은 선발 투수인 김광삼에 완벽하게 묶인 채 자신의 능력을 조금도 보여주지 못하고 4번 타자로서의 파괴력조차 선보이지 못해 기아가 1점을 얻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02. 이범호, 가장 활발해서 아쉬웠던 주루 플레이

오늘 기아가 만들어 낸 5개 중 홀로 2개를 쳐낸 이범호가 패배의 주범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기아 타자들은 급하게 승부를 하며 빈타에 허덕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신중한 타격보다는 서두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기아 타자들의 타격은 선발투수인 김광삼을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기아의 타자들 중에서 김광삼을 가장 위협한 존재는 이범호가 유일했습니다. 문제는 호쾌한 타격은 좋았지만 과도한 주루 플레이는 결국 기아에게는 독으로 돌아왔습니다. 4회초 이범호의 2루타는 다음 타자가 최희섭이었기에 무리한 주루 플레이는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더욱 허벅지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무리하게 3루까지 내달린 이범호는 너무 쉽게 아웃을 당하며 기회가 아쉬움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기아의 유일한 득점이 난 6회 2사후 김선빈의 안타와 도루로 만들어진 절호의 기회에 타격감이 좋았던 이범호는 많은 이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고 1타점 안타를 쳐주었습니다. 

문제는 4회에서도 그랬지만 6회에서도 안타를 치고 나서 2루로 향하다 주루사를 당하며 다시 한 번 4번 타자 최희섭에게까지 기회가 오지 않았던 것은 아쉬움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더욱 6회 어이없이 역전을 당했기에 이범호의 주루사는 아쉽기만 합니다. 

03. 김주형, 가장 중요한 순간 어이없는 실수

이범호의 부상으로 인해 3루수로 나서고 있는 김주형은 오늘 잠도 오지 않는 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3루 강습 타구에 당황하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알을 까는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며 엘지에게 승리를 바치는 역할을 하고 말았습니다.

내야 수비는 당연하게도 몸을 낮추며 수비를 하는 것이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다리 사이로 공을 놓쳤다는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불규칙 바운드도 아니고 3루수라면 잡을 수 있는 공을 어이없이 놓치며 3루에 있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2-1로 역전을 당했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나지완의 공백과 이범호의 부상으로 꼭 필요한 존재임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범호가 부상에서 완쾌하면 좀 더 완벽한 내야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김주형의 수비를 보면서 많은 분들은 최고의 3루수인 이범호의 공백을 안타까워했을 듯합니다.

환골탈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엘지의 상승세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투수진에게 있습니다. 다이내믹한 투구와 수비까지 완벽하게 해낸 김광삼은 엘지에게는 보배 같은 존재가 될 듯합니다. 5선발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2승을 올린 그의 오늘 모습만 보면 시즌 10승도 가능해 보일 듯합니다.

엘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김광수 역시 1과 1/3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며 효과적인 투구를 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엘지 클로저에 한 발 더 가깝게 다가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기아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트레비스는 여전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손영민이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며 볼펜들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은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여전히 어수선한 기분을 버리지 못하는 기아가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지 모르겠습니다.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상현과 이용규와 나지완의 공백이 주는 불균형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주 경기를 통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투수진들과 함께 타격만 조금 살아난다면 좀 더 활기찬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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