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3. 13:06

맨유 챔스리그 루니 미드필드 고육지책, 박지성의 존재감만 부각되었다

맨유가 약체인 오체룰 갈라치를 2-0으로 꺾고 챔스리그 32강 C조 1위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발렌시아의 골이 터지며 대량 득점이 예상되었지만 의외로 고전한 맨유는 초반 상승세가 한 풀 꺾이며 힘겨운 시간들을 예공하는 듯했습니다.

박지성, 그가 왜 맨유에서 위대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맨체스터 더비의 악몽은 칼링 컵과 리그 경기에서 연승을 하면서 조금씩 씻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초반 맨유 상승세를 이끌던 멤버들이 문제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영은 부상으로 출전을 못하고 있고 에브라의 경기력에 많은 의문점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팀 수비의 주축이었던 퍼디난드에 대한 믿음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는 모습들로 다가오고 부상에서 돌아 온 비디치는 아직 통곡의 벽으로서 활약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은 맨유에게는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에반스가 꾸준하게 출전을 하고 있지만 느린 발과 실책들이 많아 퍼디난드나 비디치의 대체자로서 아직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맨유로서는 골치 아픈 일일 것입니다. 

숨 가쁘고 힘겨웠던 10월을 보내고 11월을 맞이하며 상대한 오체룰 갈라치와의 홈경기는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스타팅 멤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런 변화 속에 박지성이 선발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있다면 당혹스럽지요. 3일 터울로 칼링 컵과 리그 경기를 소화한 지성이 다시 3일을 쉬고 약체와의 챔스리그에 선발 출전한다는 것은 무모함을 넘어 경악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파비우, 존스, 에반스, 퍼디난드로 꾸려진 수비라인과 안데르송-나니-루니-발렌시아로 꾸며진 허리, 오언-베르바토프의 공격 라인은 올 시즌 처음 선보인 라인업이었습니다. 비디치와 에브라를 쉬게 하고 허리의 부상을 대신해 루니를 고육지책으로 삼은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오언과 베르바토프 라인은 약체 팀과의 대결에서 이미 선보인 적이 있었기에 이번 챔스리그에서도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전반 11분 오언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다음 리그 경기에 대한 부담만 가중시켰습니다. 에르난데스가 일찍 교체되지 않았다면 루니의 역할 변신과 교체를 통한 휴식도 가능한 상황에서 오언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루니를 풀가동 시키며 치차리토 카드까지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쉽게 다가옵니다.

전반 8분 제법 이른 시간에 터진 발렌시아의 골 이후 몰아붙이면서도 추가점에 성공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웰벡에 대한 투입 시기도 놓치고 추가점이 터지지 않은 불안함은 루니와 치차리토를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했다는 점입니다. 맨유의 핵심 공격수인 루니와 치차리토가 약체 팀을 상대로 풀타임 활약을 했다는 점은 전체적인 팀 운영에서는 마이너스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맨유의 불안한 수비 조직력은 전반 후반 갈라치에게 결정적인 순간들이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42분 맨유 수비의 실수로 갈라치 지우지루에게 결정적인 순간을 주었지만 데 헤아의 선방으로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후반 42분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루니의 추가골이 터지기 전까지 맨유와 갈라치와의 경기는 팽팽했습니다. 수비 위주의 경기가 아닌 시작부터 강한 공격 축구를 구사한 갈라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런 공격 축구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맨유가 대량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요. 고육지책으로 허리로 내린 루니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공격 조직력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니와 안데르손이 나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들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준 채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는 것 역시 답답합니다. 10분을 남기고 안데르손과 교체되어 들어간 박지성이 돋보인 이유는 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윙어로서만이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서도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박지성의 마지막 10분은 퍼기경에서 박지성의 활용을 보다 폭넓게 하겠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사용해야만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맨유로서는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는 허리 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겨울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스네이더를 영입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중앙을 맡아줄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안데르손의 경우 초반 몇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맨유의 중앙을 맡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니 역시 종종 크레이지 모드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꾸준함이 없다는 점에서 불안요소입니다. 발렌시아가 긴 치유의 시간을 지나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는 점이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맨유의 허리는 기대만큼 단단해지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클레벌리 역시 부상여파로 인해 초반 보여주었던 모습을 언제 다시 보여줄지 모호한 상황에서 플레처의 활용도는 그만큼 높아져가기만 합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역시 박지성입니다. 시즌이 시작되고 긴 벤치신세를 져야만 했던 지성은 팀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그가 부상이거나 실력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보다는 새롭게 영입된 선수와 자국 출신 선수들을 중용하려는 퍼기경의 복안으로 인해 출전이 쉽지 않았던 박지성으로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스스로 '왜 박지성이 맨유에 필요한 존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비 경기에서 지성을 출전시키지 않은 것은 패착이라는 현지 전문가들이 이야기가 쏟아지는 이유 역시 이후 출전한 두 경기에서 박지성의 활약으로 맨유가 승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팀을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하면서도 공격적인 축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박지성의 존재감은 영이나 나니, 안데르손, 클레벌리 등 경쟁자들은 흉내 낼 수도 없는 박지성만의 능력이었습니다.

부상자들이 속출한 상황에서 퍼기경은 경기가 끝난 후 주말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박지성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캐릭과 클레벌리가 부상 중이고 플레처 역시 뛰기 힘든 상황에서 루니를 중앙에 투입해야만 했던 퍼기 경은 10분 동안의 실험(그전에도 경기 중 스위치를 통해 중앙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의 모습은 꾸준하게 보여 졌지요)을 통해 "박지성이 그 자리에서 뛸 수 있다. 박지성은 주말 선덜랜드 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라는 말로 박지성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벤치에 있으면서도 싫은 내색 없이 묵묵하게 자신을 일을 해내던 박지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그가 왜 '박지성'인지를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묵묵함은 팬들이나 전문가들에게 자연스럽게 박지성 기용을 성토하게 하고 퍼기경 역시 박지성의 중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현재 맨유에서 박지성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습니다.

주말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중앙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올 시즌 박지성의 포지션은 윙보다는 중앙에서 중용되는 일들이 많을 듯합니다. 과연 박지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를 훌륭하게 해내 맨유의 전설이 되어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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