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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오릭스 백차승에 1년 6억 계약, 이대호의 가치를 고민하다

by 스포토리 201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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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퇴출되어 독립리그에서 활약했던 백차승이 일본의 오릭스와 1년 6억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에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환율이라는 문제도 있지만 프로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백차승이 오릭스에 이 정도의 금액을 받고 입단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이대호의 가치는 단순한 수치로 판단할 수 없다




사상 최대 FA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상 현재의 모습은 최악의 FA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FA는 갑인 구단을 상대로 을인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보상받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렇기에 FA 대박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선택입니다. 구단에서는 최대한 낮은 금액을 제시할 수밖에 없고 선수들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금액을 받기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비교불가인 이대호를 제외하고 가장 주목을 받았던 FA 선수인 정대현이나 구단과 1차면담을 했던 선수들이 속속 반기를 들며 타 구단 접촉을 선언하는 모습에서 이번 FA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합니다. 불펜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FA로 풀린 상황에서 불펜 강화에 고민하는 팀들에게는 원 소속팀과의 계약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럽기도 할 듯합니다.

공급과 수요라는 점에서 구단들이 마냥 느긋할 수는 없는 법이고 선수들 역시 자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몇몇 특급 FA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마지막 구단을 선택하는 순간까지도 고민과 힘겨움이 예상되는 FA 시장입니다. 국내 시장과는 달리, 일본에서 전해 온 백차승 계약은 의외로 큰 배팅 금액에 놀라게 합니다.

일본에서 4,000만 엔이 그리 높은 금액이 될 수는 없지만 미국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를 이 정도 금액에 영입했다는 소식은 흥미롭습니다. 메이저리거로서 통산 16승 18패, 평균자책점 4. 83을 기록한 백차승이 일본에서 활약할 것이라 생각했던 이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오릭스의 선택은 의외입니다.

더욱 올 시즌 박찬호의 부진을 빗대어 "박찬호보다 훨씬 좋다"는 표현은 박찬호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백차승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가 존재하다는 의미이겠지요. 190이 넘는 키에 여전히 140km 중반 이상을 던지는 직구와 코너워크가 정상적으로 된다면 충분히 일본 리그에서도 활약 가능하다는 판단은 옳을 수도 있습니다.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5억 8천만 원이라는 연봉이 적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오릭스의 도박은 판단을 유보해야만 할 것입니다.

백차승을 통해 우리가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은 오릭스가 탐내는 이대호 선수입니다. 이미 2년 60억 정도를 배팅하겠다고 나선 오릭스로서는 1년 30억을 이대호에게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타자를 데려가는데 과연 60억 이라는 금액이 적당한가에 대한 궁금증은 국내 시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에 흥미롭습니다.

시즌 중반과 달리, 시즌이 끝난 후 오릭스에서 이대호 영입 금액이 낮아졌다는 점을 들어 롯데 구단은 벌써부터 이대호와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언론 플레이가 극심합니다. 60억 플러스알파라는 기본 전제 속에 무조건 이대호를 잡겠다는 다짐보다는 기본적인 금액 이상이 나오면 이대호를 놓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보입니다.

그들이 지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대호에게 6억 3천만 원을 지급한 것은 2003년 이승엽이 받았던 금액을 근거로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전성기가 지난 김동주가 7억을 받는 것과 비교해보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이대호 역시 7관왕이라는 위업에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까지 세운 자신이 최소한 국내 최고 연봉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을 받고 싶다는 포부를 가질 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롯데가 2003년 이승엽이 받았던 금액을 기준삼아 이대호의 바람을 꺾은 것은 롯데의 한계로 다가옵니다.

올해 FA 계약에서도 그들이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심정수의 기록입니다. 시기적으로나 기록 면에서 단순 비교가 되지 않는 심정수를 들이밀어 그보다는 조금이라도 높은 금액을 주겠다는 식의 롯데의 접근방법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시즌 선수의 자존심까지 상처를 입히며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웠던 롯데가 올 해 역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보다도 더욱 몸이 달아 적극적인 오릭스는 이미 이대호에게 2년 5억 엔(75억 정도)을 확정하고 있습니다. 그 금액은 상황에 따라 올라갈 수도 있지만 최소한 그 정도의 금액은 주겠다는 오릭스와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이대호의 바람이 맞아 떨어진다면 그는 쉽게 일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대호는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 해 역시 최소한 대우를 해준다면 롯데에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기준과 가치 측정을 통해 이대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2004년 심정수의 60억을 현재의 이대호와 연결시켜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부터가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여전히 타격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대호를 이런 기준으로 폄하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롯데의 이런 성향은 자연스럽게 오릭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배팅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롯데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FA가 된 이대호는 단순히 돈으로 제단하고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도시인 부산. 그 부산을 상징하는 이대호는 단순히 금액으로 측정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만약 그가 롯데를 떠나게 된다면 당장 롯데의 전력 약화뿐 아니라 팬들의 이탈도 심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그동안 참았던 롯데 구단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롯데는 이대호를 꼭 잡아야만 합니다.

이런 모든 문제를 단순히 이대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그의 선택으로 미룰 수 없는 것은 구단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 해 역시 현재까지 이대호에 대한 예우는 찾아볼 수 없고 7년 전 기록을 들먹이며 "심정수보다는 많이 줄께"라는 식으로 이대호 선수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롯데의 행동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일본 시장 진출에 부정적이기에 그가 오릭스에 가기보다는 롯데에 남기를 원합니다. 롯데가 힘들다면 다른 팀으로 가거나 메이저 진출을 하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오릭스에게 상대적인 헐값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 이대호가 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지독한 견제와 한국과 다른 일본 야구 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호마저 자신의 전성기를 무덤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이대호와 같은 선수는 일본보다는 정면 승부를 즐기는 미국에서 더욱 잘 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물론 서로 간 이해관계가 성립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말이지요.

백차승에 비하면 5배 정도가 높은 연봉을 제시받고 있는 이대호이지만 따져보면 결코 높은 금액은 아닙니다. 오릭스로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으로 데려가 방송 송출 권리만 팔아도 회수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닙니다. 여기에 부수적인 상품 판매까지 더해지면 진출 첫 회 모든 금액을 뽑을 수도 있을 만큼 이대호는 일본에서도 상품가치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아직 롯데와 면담도 하지 않은 상황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흘리는 정보들은 롯데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만 형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전적인 측면을 부각해 선수들에게 심리적 부담감(거액의 금액에 부정적인 대중들의 심리)을 이용하려고 하지만 이대호는 별개라는 생각을 그들은 미처 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이대호에게 메이저 수준의 수백 억 계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최소한 이대호가 그동안 쌓아왔던 기록과 야구 도시 부산과 한국 프로야구에서 차지하고 있는 가치에 걸 맞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과연 롯데가 이대호를 잡을 수나 있을지 의문인 상황에서 백차승의 계약 소식은 즐겁기보다는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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