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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윤석민은 왜 숙원이었던 ML진출을 2년 후로 미뤘을까?

by 스포토리 2011.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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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에이스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에이스로 우뚝 선 윤석민이 자신의 오랜 꿈이 ML 진출을 2년 후 계약 기간이 완전하게 소멸되는 시기로 잡았습니다. 좀 더 젊은 시절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가 2년 동안 기아에 남겠다는 판단은 현명하기만 합니다.

윤석민의 2년 후 진출은 솔로몬의 지혜와도 같다




윤석민의 오랜 꿈이 메이저 진출이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야구팬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올 시즌 포스팅 시스템에 의한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시즌 시작되며 윤석민의 메이저 행은 기정사실처럼 다가왔습니다. 더욱 전반기에만 12승을 올리며 그가 ML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으니 말입니다.

ML에서도 스카우터들을 보내 실제 피칭을 면밀하게 검토할 정도로 윤석민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스카우터들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좋지 않은 피칭을 보였던 윤석민. 이런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후반기 그는 전반기의 절반도 안 되는 5승 올리는데 그치며 대망의 20승 투수에 올라서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팀 역시 턱걸이로 4강에 진입하기는 했지만 한국 시리즈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주저앉으며 윤석민의 ML행은 더욱 탄력을 받는 듯했습니다.

ML 진출이 결정적으로 보였던 윤석민이 달라진 것은 감독 교체였습니다. 물론 다른 다양한 이유들도 존재할 수 있겠지만 기아가 한국 투수의 상징이기도 한 선동열을 신임 감독으로 내정하며 에이스의 ML 진출 불가를 조심스럽게 재기했습니다. 윤석민 역시 굳이 무리해서 ML을 당장 진출하기보다는 최고 투수에게 사사를 받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이는 고무적이었습니다.

올 시즌 우승 트로피만 3개를 가져간 삼성의 장점이 타선이 아닌 투수력이었다는 사실에서도 증명되듯 선동열 감독의 투수 조련과 눈은 검증되었습니다. 비록 최고 투수였던 선동열이 감독 초기 자신과 비교해 월등하게 낮은 실력의 선수들에 실망하고 이해하지 못했다는 일화들도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투수 명가 삼성을 만든 것은 선동열이라는 사실입니다.

윤석민으로서도 최고 투수에게 노하우를 전수받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기회라는 점이 중요하게 자리했을 듯합니다. 투구 밸런스도 좋고 직구 스피드와 커브의 각들이 좋은 윤석민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은 선수입니다. 멘탈에 문제가 좀 있고 체력이라는 측면에서도 여전히 의문 부호를 달고 있는 그로서는 남은 2년 동안 최고의 코치를 옆에 두고 자신을 더욱 연마하게 되면 무리하게 ML 진출하는 것보다는 더욱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듯합니다. 

당장 선 감독은 윤석민이 좀 더 완벽한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살을 더 찌워야 한다며 기아 선수단 전체에 내려진 다이어트와는 달리, 윤석민은 살찌우기에 나서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좀 더 살이 붙으면 현재의 볼 스피드보다 2~3km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윤석민은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150km를 훌쩍 넘는 직구 스피드에 파워 슬라이더까지 함께 한다면 ML에서도 충분히 대결 해 볼만 하니 말입니다.

스피드가 높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빠른 볼로 인해 제구력이 망가진다면 이 역시 부담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투수들에게 3,000개의 볼을 던지라는 지시를 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미 많은 이들도 알고 있듯 무조건 3,000개의 공을 던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공을 던지며 자신의 몸에 맞는 밸런스를 찾으라는 의미이지요. 이는 어깨로만 공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을 이용해 공을 던지는 방법을 터득하라는 의미입니다.

선 감독의 삼천구 지시가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 직접 보고 느낀 삼천구는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잘못된 밸런스에서 나온 공은 한 경기 100개를 던지는 것도 힘겹지만, 좋은 밸런스에서 나온 공은 200개를 던져도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 다는 점에서 투수 생명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기에 기아 투수들에게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 내부적으로도 선 감독의 부임은 곧 우승에 대한 열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014 시즌 새로운 구장으로 옮기게 되는 그들은 그 전에 우승과 함께 분위기를 끌어올려 다시 한 번 명가 재건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닦기 위해서는 팀의 에이스 이탈을 막아야만 했습니다. 기존 코칭스태프가 그대로 유임되었다면 윤석민의 ML 진출을 막을 수 있는 명분들은 무척이나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고 투수였던 선 감독의 부임은 자연스럽게 윤석민의 잔루에 무게 중심을 둘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선 감독으로서도 가장 문제인 마운드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어야만 용이합니다. 그런 점에서 윤석민은 절대 가치였습니다. 그를 중심에 두고 다른 선수들을 점검하고 정리하면 쉽게 마운드의 그림이 그려지지만 에이스가 빠진 마운드는 처음부터 다시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윤석민에 대한 잔루는 중요했고, 그가 고향 팀에서 우승을 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었습니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보자면 내년 시즌이 끝나고 한화의 류현진은 무조건 ML 진출을 합니다. 부상이나 극진한 부진으로 침체에 빠지지 않는 한 그의 ML 진출은 기정사실이라고 보는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윤석민과 함께 한국 야구를 이끄는 에이스들인 그들이 한꺼번에 ML에 진출하게 된다면 메이저 리그 구단들에게는 좋은 일이겠지만 두 선수들에게는 그리 좋은 일은 아닙니다. 시너지를 높이며 둘 모두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둘 중 하나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두 선수가 같은 해 ML 진출하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두 에이스가 같은 해가 아닌 다른 해 ML 진출을 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2012 시즌 메이저 행이 유력한 정대현이 이어 2013 시즌 류현진, 2014 시즌 윤석민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ML에 한국 토종 야구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고교 졸업과 함께 미국행을 했던 과거와 달리, 이 세 선수들이 ML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게 된다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을 것입니다. 무리한 진출이 아닌 국내 프로야구에서 실력을 가다듬고 좀 더 넓은 시장에 진출해 프로 선수로서 가치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인력 유출과 낭비가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국내 프로리그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명가 재건을 위해 선동열과 이순철이라는 전설들을 모셔 온 기아. 에이스가 잔류를 선택하고 선수단이 활기에 차있는 올 겨울. 2012 시즌 어느 해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우승 대결에 기아가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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