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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패배보다 무력한 최희섭이 더 큰 문제다

by 스포토리 201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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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몰락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홈 5연전에서 1승 4패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기아의 문제는 팀 캐미스트리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독주태세를 갖추기 시작한 SK와의 대결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같은 문제로 힘겨워하는 롯데에 완패를 당한 것은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중심에는 팀의 4번 타자 최희섭의 무기력함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당장의 패배보다 '왜?'가 중요한 기아




기아의 위기는 심상치 않습니다. 작았던 틈은 둑을 무너트렸고 그렇게 무너진 둑은 끝이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시즌 전 롯데와 기아는 내심 우승을 꿈꿔왔습니다. 자타공인 최강의 타자들을 거느린 기아와 롯데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상대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맞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한없이 반가운 소식이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맞대결을 하기 전까지 보여준 성적은 영원한 라이벌을 맞이하는 팬들에게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팀 캐미스트리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팀을 재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구심점 찾기입니다.

팀의 기둥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파이팅을 하며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롯데와 기아의 현재 모습이었습니다.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화의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팀 전력이 아니었기에 그들에게 너무 무리한 것을 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범호가 꼭 필요한 선수라며 그의 영입을 그토록 바라던 벤치와는 달리, 모기업에서는 그에 대한 적극성을 띠지 않고 팀 리빌딩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꼴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아무리 탁월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수행해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듯 노력과 실력의 엄연한 차이는 프로의 세계에서는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한화그룹에서 장기 플랜으로 리빌딩을 준비하고 유망주 위주의 팀 구성을 통해 3, 4년 후의 성적을 기대한다면 지금 당장의 성과와 상관없이 한화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게 아닌 지원과 상관없이 우승을 노리는 분위기라면 이는 모두에게 절망일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어제 기아와 롯데의 경기는 다시 한 번 롤러코스트 기아의 진면목을 보였습니다. 선발 투수로 나선 김희걸의 불 쇼는 1회 시작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등장과 함께 1, 2번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1회에만 사사구 4개를 내주고 2안타로 4실점을 하며 경기는 끝이 났습니다.

 

최소한 5회까지는 책임져야만 하는 선발투수가 1회도 겨우 막으며 보여준 내용은 최악이었습니다.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는 투수는 투수로서의 존재가치가 전무하지요. 김희걸로 인해 1회부터 몸을 풀어야만 했던 구원 투수들이 계속해서 점수를 내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선발투수들의 붕괴와 함께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많았던 구원 진들은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는 없었고 이는 곧 최악의 경기력으로 나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공격에서도 2회 어렵게 1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5회 무ㅏ 1,2루 절호의 찬스에서 팀 타격 부재로 득점 없이 물러나며 완벽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하위타선에서 타격감을 조금씩 살리고 키스톤 플레이를 펼치는 수비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이 보인 메이저급 수비는 절망에 빠진 기아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하는 듯합니다. 핵심 타선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던 김상현이 강우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던 토요일 경기에서 장외 홈런을 터트리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김상현보다 큰 문제는 팀의 4번 타자인 최희섭의 부진입니다. 거대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괴력으로 홈런 타자로서 기아의 중심을 잡아주는 최희섭이 장타는 실종되고 단타마저도 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는 점은 굴욕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 시즌 들어 장타보다는 단타를 통해 타율 올리는데 만 신경 쓰는 최희섭은 한때 3할 중반을 넘어서는 고타율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도 볼을 골라내는데 집중하고 장타보다는 단타에 맞춰진 그의 타격은 팬들을 실망시켰고 팀의 4번 타자로서의 위상도 버리는 꼴이 되었습니다.

최희섭은 3할 중반을 넘어서는 고 타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더욱 포볼을 골라나가 루상의 주자가 될 이유도 없습니다. 팀이나 팬들이 바라는 것은 중요한 상황에서 시원한 장타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입니다. 팀의 4번 타자는 장타력을 갖춘 이들이 차지합니다. 장타력이 높은 타자를 4번에 놓는 이유는 교타자가 가지는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고 결정적인 순간 한 방으로 역전을 시켜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마치 1번 타자가 하듯 볼을 골라내기에 급급하고 중요한 상황에서도 포볼 욕심이 많은 최희섭은 최악입니다. 더욱 5번 타자인 김상현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결정을 지으려 하지 않고 그저 자신만 살아나가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최악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나마 이런 타격감도 홈 5연전에서 팀이 1승 4패로 최악의 수준 낮은 경기를 보이는 상황에서 15타수 1안타라는 최악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1타점에 2득점을 한 것이 전부였고 볼넷과 삼진을 다섯 개씩 당하며 팀의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해내지 못했습니다.

팀의 4번이 이런 모습이니 팀이 정상일 수가 없습니다. 팀이 흔들릴 때 강력한 리더십으로 팀을 잡아줘야 할 주체도 없어 보입니다. 이종범이 맏형으로서 그 역할을 해줘야만 하는데도 자신의 현재 상황이 그래서 인지 그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2010 시즌 주장을 맡아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올 시즌 주장을 반납한 최희섭은 주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4월 성적이 자신이 부임한 3년 동안 그나마 가장 좋은 것 같다며 걱정하지 않는다는 조범현 감독을 긍정적인 인물이라 생각해야만 할까요? 승패로 나뉘는 성적이 부진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패했고 그런 패배로 인해 팀이 얼마나 침체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조범현의 기아는 올 해로서 마지막이 될 겁니다.

벤치의 대처 능력 저하와 투수들의 전반적인 구위 하락과 포수의 리드 문제에 이어, 선수들의 상황인식이 부재한 기아에는 우승은 힘겨운 꿈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더욱 2군 선수들의 1군과의 실력 차는 빈약한 기아를 더욱 힘겹게만 할 뿐입니다.   

넥센과 SK와 원정 6연전을 가지는 기아가 과연 환골탈퇴 해 화려한 5월을 맞이할지는 의문입니다. 여전히 투수진에 의문부호가 넘치고 타자들의 모습 역시 4번 최희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이범호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힘겨운 상황에 놓은 이범호마저 슬럼프를 맞이하지는 않을지 그게 걱정입니다.

 

선발과 후보 간의 실력 차가 너무 많이 나는 기아는 조범현 사단이 입성한 후 철저하게 팀을 운영하는데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눈에 띄는 유망주도 없고 후보들의 실력이 너무 떨어져 대체할 수 없는 선수가 없다는 것은 조범현 사단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기주를 시작으로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팀이 살아날 것이라는 그의 막연한 기대가 현실이 되기만을 바라야 하는 상황은 답답할 뿐입니다.

재벌의 엄청난 지원을 받으며 이름값으로 우승을 몇 번 하고도 남을 그들이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일단, 조범현 사단의 무능함이 첫 째입니다. 두 번째는 팀의 리더가 부재한 상황이 위기에서 역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이 두 가지만 해결된다고 해도 기아가 이토록 저질 초등학생 같은 야구를 하지는 않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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