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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로페즈 잡고 부활한 김광현, 기아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

by 스포토리 2011.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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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SK의 시즌 첫 경기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두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로페즈와 김광현이 맞대결을 펼친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 경기는 두 투수들 간의 진검 승부보다는 팀 전력의 차이가 주는 허망함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기아 절대 우승할 수 없다



에이스이면서도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했던 김광현. 그가 과연 언제 되살아날지는 SK만이 아니라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문제였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왼손 투수가 말도 안 되는 투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감독 앞에서 200개의 시범투구를 한 이후 합격점을 받아 등판 한 기아와의 경기는 무척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비로 순연된 경기에서 SK가 다른 투수가 아닌 김광현을 다시 한 번 로페즈의 맞대결 상대로 지정한 것은 김성근감독이 기아와의 시즌 첫 대결부터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결과였습니다.

에이스 맞대결을 해서 승리하게 된다면 시즌 내내 기아와의 대결에서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는 김성근 감독의 생각은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고 그들이 왜 우승후보이고 강력한 팀인지 기아와의 오늘 경기에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경기는 모두가 예상했듯 투수전이었습니다.

로페즈는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몸쪽 승부를 통해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쉽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투아웃 이후에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이는 위기와는 상관없는 상황들일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신 만의 스트라이크 존 찾기가 쉽지 않았었던 김광현은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볼은 낮은 스트라이크로 던지며 모든 것들은 해소되었습니다.

5회 말 차일목에게 안타를 맞기까지 노히트 경기를 펼친 김광현의 오늘 투구는 에이스의 부활을 확실하게 알렸고 이는 SK의 독주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더욱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 되었던 김성근 감독의 어필은 그가 경기의 흐름을 얼마나 잘 읽고 있으며 승리를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로페즈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던 SK 타자들. 타자 머리 쪽으로 빠르게 오는 볼을 시비의 대상으로 삼아 감독에게 항의하는 김성근 감독으로 인해 로페즈나 기아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항의를 하기에는 모호한 상황에서 김성근이 일부러 감독을 찾은 이유는 로페즈의 페이스를 끊고 SK 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김성근 감독의 전략은 주효해서 차일목이 로페즈의 뚝 떨어지는 커브를 잡지 못해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 상황을 만들어내며 2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정상호와 대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빛난 것은 로페즈였습니다.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로페즈는 SK의 새로운 4번 타자인 정상호를 맞아 삼진으로 잡아내며 에이스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아쉬운 건 위기를 잘 넘기고 맞이한 5회 말 김상현이 선두타자 볼넷을 얻어내고 김광현에게 첫 번째 안타를 만들어내는 등 기회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능력한 기아 타선은 결국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무능력한 기아로 인해 6회 초 SK는 다시 기회를 잡았습니다. 외야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최정의 타구를 김원섭과 김다원이 콜 플레이 없는 서로 미루다 3루타를 헌납해 버린 것이지요. 기록상에는 최정의 3루타로 기록되었지만 이는 명백한 에러였습니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스타팅 멤버로 뛴 김다원은 5회 절호의 득점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고 곧바로 김원섭과의 콜 플레이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이종범과 교체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습니다.

기아의 이런 허무한 플레이는 SK의 외야 수비와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외야 플레이가 되면 SK 선수들은 고교야구 선수라도 되는 듯 모두 크게 소리치며 자신의 포구를 알리고 주변 선수들이 협업 플레이를 하는 장면은 기아와는 무척이나 대조적이었습니다.

이런 작은 부분이 결국에는 SK를 강팀으로 만들어 주었고, 기아를 몰락한 명가로 만들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에러로 3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도 임훈의 타격 센스가 돋보인 안타로 1실점만을 주고 잘 마무리한 로페즈는 칭찬받을 만 했습니다.

기아가 경기를 못한다고 느껴지는 것은 실점 이후 6회 말 김선빈과 최희섭의 포볼로 만든 2사 1, 3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보여준 무력한 타격이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휘두른다는 표현이 맞을 김상현의 타격은 허망하기까지 했습니다. 좋은 볼을 주지 않고 최악의 상황 안치홍과 승부하기 위해 유인구로 승부하던 김광현에게 말려 절호의 기회에 삼진으로 물러난 김상현의 모습은 현재의 기아 타선을 보여주는 듯해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안타와 보내기 번트, 이어지는 안타라는 정석 플레이로 추가점을 뽑은 SK와는 달리,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 생각 없는 타격으로 일관하며 자멸한 기아와의 차이는 극명해 보였습니다. 7이닝 동안 115개의 공을 던지며 7개의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삼진 다섯 개를 잡아내고 2실점만 하며 로페즈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습니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 역시 6이닝 동안 116개의 투구로 안타 1, 사사구 5, 삼진 5개를 뽑아내며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며 잃어버렸던 자신감과 투구 리듬을 찾았다는 것은 큰 힘으로 작용할 듯합니다. 오늘 경기를 본 이들이라면 SK가 왜 강팀이고 기아가 왜 무능한 팀인지를 잘 알 수 있었을 듯합니다.

타격의 핵인 이범호가 침묵을 지키자 김광현에게 6이닝 동안 안타 하나를 뽑아낼 정도로 무력한 타격을 보였습니다. 김상현은 타격의 기술은 전혀 없이 오직 노려 치는 힘만 앞세운 타격으로 투수들에게 농락당하고 있었고, 김주형의 생각없는 타격 역시 기아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주었습니다.

비록 이용규와 나지완이 부상으로 전력에 이탈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정도로 베스트 멤버와 벤치 멤버와의 차이가 크다면 기아는 결코 우승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더욱 생각하는 야구를 하지 못하는 팀에게는 승리가 따를 수 없음도 당연합니다. 이기겠다는 패기도 보이지 않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타격에 들어섰는지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기아의 타선들은 무력함을 넘어 절망스러웠습니다. 

김광현의 화려한 부활은 즐겁고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기아의 팀플레이는 올 시즌 그들을 우승 후보로 생각했다는 점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공격의 맥을 끊는 김상현은 특단의 조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절대 2009년의 크레이지 모드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위 타선에서 보여주는 무능력에 대해 조범현 감독의 결단이 없다면 강팀들과의 대결에서 기아는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겁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에서 단 한 번이라도 집중력을 보였다면 SK와의 시즌 첫 경기는 이토록 허무하게 끝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무기력한 기아 선수들의 모습은 우승에 대한 열망보다는 절망에 가까웠습니다. 그들의 오늘 경기는 패배주의에 찌든 꼴찌 팀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팀 전체가 왜 경기에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지 알지 못하는 한 SK같은 강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변칙적이고 그래서 짜증스러운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에 박수를 보낼 수는 없지만 최소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만큼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감독이 지시한 작전을 그대로 수행하는 능력은 선수들의 몫입니다. 실전에서 작전 지시를 그대로 수행할 정도면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원칙과 기본기에 충실한 SK 전력은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일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기아로서는 4강에 오르는 것이 기적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민망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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