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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넥센과 SK 원정 6연전이 중요한 이유

by 스포토리 201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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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는 절망이고 감독에게는 그래도 기분 좋았던(?) 기아의 4월은 끝이 났습니다. 5월이 되면 달라지겠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1일 경기도 그들의 문제점들만 백화점처럼 늘어놓은 채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기아가 원정 6연전을 가지며 4월과 달라진 5월을 보낼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듯합니다. 

넥센과 SK 원정에 사력을 다해야만 하는 이유




기아의 전체적으로 무능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앞서 여러 글에서도 구심점이 없이 떠돌며 기아의 힘을 폭발적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과연 그 역할을 자청해서 할 수 있는 이가 누구일지 궁금해집니다.

가장 좋은 것은 팀의 4번 타자이자 메이저 출신인 최희섭이나 같은 메이저 출신인 투수 서재응이 그 역할을 해주면 좋겠지만 둘 모두 자신의 성적을 내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라 난망할 뿐입니다. 기아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범호나 로페즈가 그 역할을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한화 출신으로 올 처음으로 기아 유니폼을 입은 이범호가 앞장설 수는 없는 일이고, 용병이 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은 제로보다 낮기에 팀의 중고참들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여전히 중심을 잡기는 힘겨워 보입니다.

팀 성적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얼마나 없었으면 조범현 감독이 임의탈퇴 된 김진우가 구위만 회복되면 당장이라도 1군에 올리겠다며 신나했을까요? 의례적인 언급일 수도 있겠지만 1군 투수력이 탄탄하다면 이런 언급 자체도 무의미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 투수력의 문제는 조범현 감독이 밝힌 서재응 5선발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서재응의 구위는 볼펜에서의 등판을 보면 거의 절망에 가깝습니다. 몇몇 경기에서 좋은 기록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의 선발 복귀가 희망적일 수 없는 것은 구원 등판에서도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그가 성공적인 5선발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윤석민, 로페즈, 트레비스, 양현종과 서재응'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5선발은 이름값만 보면 최강처럼 보이지만 롤러코스트 승률을 보일 수밖에 없는 라인업입니다. 다섯 명의 선발투수 중 흔들림없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로페즈가 유일하고 나머지 선발들은 다양한 이유로 여전히 전폭적인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순차적으로 나서는 원정 6연 전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아의 5선발이 고정되며 팀을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드느냐는 타격이 무너진 기아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범호를 제외하고는 믿을 수 있는 타선이 없는 상황에서 부상 선수들이 언제 돌아올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투수력으로 최소 실점으로 이기는 경기를 이끌어 가는 것만이 기아가 현재 승리를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에 선발 라인업의 분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4월 한 달이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어깨가 달궈진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는 시간은 돌아왔습니다. 윤석민과 양현종이 한 차례 이상 에이스다운 투구를 보여주었기에 그들이 이번 원정 6연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면 기아는 최소한 3, 4연 승을 이끌 수 있는 팀이 될 수가 있습니다.

투수든 타자든 어느 한쪽이 안정되며 믿음을 심어주면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도 강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기아처럼 투타가 완전히 붕괴된 상황에서는 어느 쪽이든 가능한 부분에 집중해 그들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넥센과의 대결이 기아에게 중요한 것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두 팀이 같은 등수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기업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원하는 선수들도 제대로 수급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나름 선전을 하고 있는 넥센은 대단합니다. 기아가 이름값만으로도 우승을 몇 차례는 할 수 있는데 반해 넥센은 꼴찌를 도맡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든 팀 전력입니다.

많은 이들이 김시진 감독을 대단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과거 쌍방울을 이끌고 선전하던 김성근 감독을 봤기 때문일 겁니다. 최악의 팀을 이끌면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 이기는 야구를 하게 만드는 능력은 어쩌면 기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아라는 탄탄한 기업의 지원과 광주라는 엄청난 야구 인력풀을 가진 곳에서 이 정도의 실력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감독의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조범현 감독이 2009년 기아를 우승으로 이끌기는 했지만 작년과 올 해 보여준 성적은 과연 기아가 우승을 했던 팀인가 의아할 정도입니다.

팀은 언제라도 패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패할 수 있는 게 야구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더라도 팬들이 수긍할 수 있는 패배를 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기력함과 어처구니없는 경기로 지고 있는 기아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그들이 자주 패하기 때문이 아니라 패하는 과정이 너무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정신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기아로서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넥센의 정신력을 배워야 합니다. SK전을 통해 왜 그들이 강팀인지에 대해 고민해봐야만 합니다. 집중력이 경기의 흐름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기아는 SK와의 대전을 통해 마음에서부터 익혀야만 합니다.


기아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신바람 나는 야구를 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조건 이기기 위한 야구가 아닌, 팬들이 흥이 나고 즐거울 수 있는 야구를 하는 것이 기아가 지향해야만 하는 지점일 겁니다.

5월 한 달도 기아가 4월과 같은 무기력함으로 일관한다면 2011년도 가을 무대에서 기아를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 정도의 전력을 가지고도 가을 무대에 설 수 없다면 기아는 전면 개편을 해서 팀 이름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만 할 겁니다. 4월과 같은 기아는 프로라고 칭하기도 두려운 무력함이었으니 말입니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넥센과 SK와의 원정 6연 전을 통해 끈질기고 통쾌했던 기아의 저력이 무엇이고, 야구의 재미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기아 선수들에게도 신바람 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고,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즐거운 관람이 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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