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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 에이스 본색, 기아 승리법칙을 만들었다

by 스포토리 201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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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왜 진정한 에이스인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팀이 2연패로 빠진 상황에서 패배감에 빠져있던 기아에게 '승리공식은 이런 것이다'를 명확하게 보여준 윤석민은 '에이스의 호투'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최희섭이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린 김상현이 과연 부활할 것인지도 기아의 상승세를 위해서는 절대적입니다.

에이스 윤석민 기아에게 승리 방식을 알려주다




에이스는 팀이 위기에 빠져있을 때 진가를 드러내는 법입니다. 연패를 끊고 팀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 에이스의 첫 번째 덕목이고 두 번째는 연전에 피로할 수 있는 불펜 진을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겁니다. 이런 면에서 윤석민은 자신이 왜 기아의 에이스일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기아로서는 원정 6연전 중 넥센과의 목동 경기에서 2승 1패를 노렸을 겁니다. 로페즈와 윤석민 원투 펀치는 승리를 위한 법칙이었고 선발로 복귀한 서재응은 져도 어쩔 수 없는 카드였을 겁니다. 하지만 로페즈가 나왔음에도 처참한 패배를 당했던 기아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음에도 최악의 경기력만 보여주고 있는 기아로서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고 그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윤석민이 기아가 승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최소한 선발 투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만 합니다. 최소 승리투수요건인 5이닝 이상을 확실하게 책임져주고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발투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역할을 윤석민이 보여주며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기아에게 승리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1회 초 금민철의 제구력 난조로 1, 2번에게 연속 포볼로 위기를 맞이했지만 3, 4번이  연속 삼진으로 무너지며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1회 말 김주형의 에러로 넥센에게 1점을 헌납하며 에이스가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지는 것은 아닐까란 우려를 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윤석민은 경기를 주도하고 압도할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낮고 강하면서도 완벽한 코너워크로 넥센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능력은 8회까지 이어지며 상승세 넥센을 무력화시켰습니다. 8이닝 동안 27타자를 만나 117개의 투구를 해 2안타, 2사사구, 8삼진 무자책 1실점으로 기아가 승리할 수 있도록 최고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100개를 넘기던 8회 넥센의 타자 세 명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윤석민의 투구는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빠르게 타자를 압도하며 1회부터 8회 마지막 타자인 김민성까지 완벽하게 제압한 윤석민은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해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선발투수가 자신의 역할인 퀄리티 스타트를 하면, 자연스럽게 팀이 집중력을 가질 수밖에는 없고 이는 곧 승리와 연결될 수밖에 없음을 윤석민은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타순의 밸런스가 여전히 문제이기는 하지만 독기를 품고 최선을 다하는 이범호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다른 선수들 역시 '노력'이라는 단어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기아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합니다.


3회 초 이범호의 적시 안타로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바깥쪽 공을 노려 쳐 통쾌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린 김상현이 오늘 타선에게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동점 상황에서 역전을 만드는 홈런은 팀 사기를 올릴 수밖에 없고 팀 에이스인 윤석민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었기에 김상현의 이 홈런은 영양가 만점이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김상현이 완전히 살아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무조건 끌어당기는 타격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밀어치기 시작하며 조금씩 타격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그가 팀의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기에는 부족함이 남아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기아의 타선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는 6회 초 안치홍의 안타와 희생번트, 이현곤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찬스에서 넥센의 유격수와 3루수가 연속해서 결정적인 에러를 범하며 자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1점을 올리는데 그쳤다는 점입니다.

상대가 결정적인 에러를 범하며 위기에 몰렸을 때 강팀이라면 경기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대량 득점을 올렸어야 함에도 기아는 절호의 찬스에서 에러로 얻은 1점을 제외하고는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키며 넥센 사기만 올려주고 말았습니다.

만약 6회 기아가 에러로 위기를 맞은 넥센을 완벽하게 제압했다면 어제 경기뿐 아니라 서재응이 선발로 출전하는 5일 경기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수많은 잔루를 만들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듯 오늘 경기에서도 기회를 살리는 공격력을 보이지 못한 아쉬움(총 18루타에 6득점)은 기아가 빠른 시일 안에 풀어야만 할 숙제입니다.

윤석민의 완벽한 투구에 이어 기아 볼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인 손영민이 9회 포볼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넥센을 막아내며 기아 팬들에게 모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에이스의 역할이 왜 중요하고 그런 에이스가 팀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려진 윤석민으로 인해 기아는 그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했습니다.

주축 타자 세 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기는 하지만, 이범호가 건재하고 김상현이 조금씩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반갑습니다. 독기를 품기 시작한 타자들이 타석에서 상대 투수들을 좀 더 괴롭힐 수 있는 집중력만 더 가져준다면 위기는 곧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K전에 트레비스와 양현종, 로페즈로 이어지는 최강 선발 투수진을 내세운 기아로서는 오늘 서재응이 선발투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해 줘야만 합니다. 오늘 경기까지 잡고 인천으로 향한다면 기아가 의외로 선두 SK를 잡고 기아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에이스 윤석민의 완벽한 투구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내재되어있던 기아의 가능성이 폭발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누군가에게는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현재 주축 선수 이탈로 어렵게 잡은 기회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뿜어내 최선을 다한다면 팀과 자신을 모두 살리는 기회가 될 겁니다.

간만에 완벽한 승리를 거둔 기아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서재응의 어깨에 달려있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목동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기아 타이거즈, 야구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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