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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SK, 이준호의 맹타가 기아와 윤석민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by 스포토리 201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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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이닝 무득점 연패를 당하던 기아를 구원해준 것은 다름아닌 3년 차 시인 우익수 이준호였습니다. 이범호나 최희섭도 아닌 올 시즌 첫 주전으로 평가받으며 활약하고 있는 이준호가 수비와 공격, 주루에서 빼어난 실력을 보이며 최악의 상황에 빠진 기아와 에이스 윤석민에게 모두 승리라는 귀중한 선물을 선사했습니다.

 

이준호의 수비와 맹타가 잠자던 호랑이를 깨웠다

 

 

 

 

나지완을 지명대타로 돌리고 이범호를 3루수, 그리고 이준호를 우익수로 내세운 기아의 수비위치의 변경은 곧 승리라는 값진 결과로 다가왔습니다. 수비가 부족한 나지완을 써야만 했던 기아로서는 이범호가 수비까지 겸하며 더욱 튼튼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는 점만으로도 안정적인 경기를 하게 했습니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구속이 떨어져 상대 타자들에게 맹타를 당했던 윤석민으로서는 이번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팀의 연패를 끊는 에이스로서의 몫과 함께 지난 경기의 부진을 씻어내지 못하면 이 상황이 오래 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윤석민에게 2회 이호준의 타구와 처리는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1회 간단하게 삼자범퇴를 시킨 윤석민은 2회 선두타자인 이호준의 타석에서 깊은 우익수 플라이를 내주었습니다. 잘 맞은 타구는 우익수 판단과 달리 멀리 그리고 솟아오르듯 뻗어나갔습니다. 수비가 약한 나지완이 어제처럼 그 자리에 있었다면 2루타를 내줄 가능성이 높은 타구였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수비 판단이 조금 느리고 발 역시 빠르지 않은 나지완으로 인해 장타를 허용하는 경우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에서 그 자리에 이준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맞는 순간 앞으로 나오던 이준호는 타구의 질을 보고 수비 위치 조정에 들어갔고 생각보다는 강하게 그리고 높게 솟구치는 타구를 힘들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포구를 하면서 2회 첫 타자를 잡아준 것은 윤석민에게는 중요했습니다. 초반 장타를 허용했다면, 의외로 대량 실점(최근 경기의 흐름을 보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수비 하나가 윤석민에게 힘을 준 것은 사실이니 말입니다.

 

더욱 2회 공격에서 기아는 선두 타자인 이범호가 안타를 치고 나가며 선취점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안치홍이 병살타를 치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냉랭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나지완과 김주형이 연속 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송산이 허무한 삼진을 당하며 3안타를 치고도 단 1점도 뽑지 못한 상황에서 이호준의 타구가 장타 처리가 되었다면 윤석민이 심리적으로 쫓길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SK가 강한 팀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 장면은 3회 공격에서였습니다. 선두 타자 조인성이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임훈의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유격수 깊은 타구를 김선빈의 호수비가 2루에서 아웃으로 만들어내며 위기 상황을 모면하게 했습니다. 치고 달리기 작전이 풀리며 정상 수비 위치에 있었던 김선빈이었기 가능한 호수비였다는 점에서 SK 벤치로서는 아쉬웠을 듯합니다. 정상 수비 범위에서도 잡기 힘든 타구였다는 점에서 '히트 앤 런' 사인이 다시 있었다면 안타가 될 수밖에 없는 타구였으니 말입니다.

 

어렵게 살아나간 임훈의 주루 플레이는 왜 뛰는 야구가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최윤석도 어려운 상황에서 안타를 만들어내며 1사 1, 2루 상황을 만든 SK는 정근우의 3루 직선타구로 인해 병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빠른 판단으로 2루 귀루를 하는 임훈으로 인해 이범호가 송구 실책을 했고 이는 곧 병살이 아닌 1, 3루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윤석민의 낙차 큰 변화구를 송산 포수가 놓치는 상황이 벌어지자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파고든 임훈은 후속타 없이 SK에게 득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결코 홈으로 파고들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황을 주시하던 임훈의 빠른 판단은 송산과 윤석민을 당황스럽게 만들었고, 송산의 아쉬운 송구는 곧 간발의 차에서 임훈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2회 기아가 안타 3개를 몰아치고도 무득점을 한 상황과 극명하게 비교가 되는 SK의 지능적인 공격이었습니다. 

 

자칫 스윕의 분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던 기아의 반격은 4회 선두타자 이범호의 볼넷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범호 볼넷에 이어 안치홍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윤희상은 나지완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만루 상황에서도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던 김주형은 낮은 중견수 플라이로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팀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희상은 송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던 윤희상을 완벽하게 보낸 것은 이준호의 깨끗한 역전타였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어렵게 터진 이 타점은 곧 잠자던 호랑이들을 깨웠고 이용규의 좌전 안타에 이어, 김선빈의 3타점 싹쓸이 2루타까지 이어지며 단숨에 경기를 6-1로 뒤집어 버렸습니다. 무려 25이닝 무득점에 허덕이던 기아가 마치 잠에서 깨어나듯 폭풍처럼 몰아친 득점타로 인해 기아와 윤석민 모두 승리를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아는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김원섭이 2루타로 포문을 열고 이범호의 볼넷에 이어 안치홍이 1타점 적시 2루타에 이어, 최희섭의 고의 사구로 얻은 무사 만루 상황에서 김주형의 삼진은 답답했습니다. 후속타 불발로 끝날 줄 알았던 기아의 공격은 송산과 이준호가 연속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잡고 이용규가 마지막 타점이 되는 내야 안타를 만들며 11점까지 뽑아내는 빼어난 공격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SK의 윤희상은 3과 1/3이닝 동안 62개의 투구로 7안타, 3사사구, 2삼진, 6실점으로 시즌 4패째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에 반해 기아의 윤석민은 6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져 4안타, 2사사구, 4삼진, 1실점, 무자책으로 시즌 3승째를 올리며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선 감독이 윤석민의 투구 폼 교정을 위해 이번 주 경기에서 한차례 출전을 거를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흐트러진 투구 폼이 문제였던 윤석민은 이 승리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승리는 투수에게 큰 자신감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직구 속도가 전성기 시절의 150에 못 미치고 당연하게도 그의 주무기인 슬라이더 역시 구속이 떨어지며 난타를 당한다는 점에서 투구 폼 교정은 절실할 듯합니다. 더욱 5회 정근우가 강한 타구를 오른손으로 막으려는 무모한 모습을 다시 보이며 우려를 샀던 장면 역시 빨리 고치지 않으면 선수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윤석민의 분발이 요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아는 2경기 연속 3안타, 무득점 경기를 하다 마지막 경기에서 14안타를 몰아치며 11득점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고무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몰아치는 것은 팀에게는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한 경기에 10점이 넘는 득점보다는 꾸준한 득점이 승리를 위해서는 절실하다는 점에서 기아 타선의 꾸준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연승보다 더 좋은 것은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것인데 기아의 경우 1승 5패 경기를 홈에서 6연승으로 만회하더니 다시 원정 경기에서 2승 4패로 부진에 빠지며 팀이 안정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선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에서 기아의 문제는 여전히 타선의 안정화와 선수들의 득점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중요한 과제로 남겨졌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이준호가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2회 이호준의 타구 처리도 중요했지만 5타수 4안타, 2타점을 올린 만점 활약으로 공수주 모두 갖춘 빼어난 외야수임을 증명한 점이었습니다. 타격 강화를 위해 수비가 안정적인 이준호 대신 나지완을 내보내던 기아로서는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이준호의 활약으로 인해 그의 출전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기아의 3년차 선수이지만 1군 무대에서 처음으로 장기 출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 시즌 이준호가 얼마나 성장할지도 궁금해집니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기아에서 젊은 피들의 활약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준호의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완벽한 공수주 활약은 선 감독의 구상을 더욱 명료하게 해주었을 듯합니다.

 

이번 주에는 삼성과 롯데와 리턴 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두 팀에게 치욕을 당했던 기아가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집니다.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는 앤서니와 소사가 이번 경기에서도 호투를 펼칠지, 양현종이 선발 투구를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한 기아의 6월 첫 째 주입니다. 지난 경기의 치욕을 딛고 중위권 도약을 이뤄내는 기아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삼성과의 광주 첫 경기에서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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