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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송은범 트레이드, 김상현 아쉽지만 기아 우승을 위한 최선이었다

by 스포토리 201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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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2009 시즌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던 김상현이 SK의 송은범과 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시즌 중 중량급 선수들의 트레이드는 최근에는 쉽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집니다. 더욱 우승을 노리는 두 팀이 서로를 위해 전격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은 일면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기아로 향하는 송은범은 웃었고, SK로 간 김상현은 울었다

 

 

 

 

기아에서 데뷔해 엘지를 거쳐 다시 기아로 돌아와 V10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던 김상현은, V11을 노리는 팀에 의해 SK로 전격 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같은 팀에서 두 번이나 트레이드를 당한 선수라는 점에서 특이한 경력까지 만들게 된 김상현으로서는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SK로 가게 된 김상현은 자신을 버렸다고 표현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트레이드는 당연한 구단의 권리이지만 사전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런 식의 트레이드를 당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김상현으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불만입니다. 그가 맹활약으로 2009 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김상현의 이번 트레이드는 당연히 충격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승 후 부상 등으로 부진한 경기를 보이기는 했지만, 연봉을 양보해가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었던 만큼 그가 느끼는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누구보다 고향 팀을 사랑했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것 자체에 잡심을 가지고 있던 김상현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무엇보다 힘겨운 일일 것입니다.

 

김상현과는 달리 기아로 트레이드가 된 송은범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 흥미롭습니다. 트레이드가 확정된 후 자신의 SNS 간판을 '기아 타이거즈 송은범'라고 바꿀 정도로 적극적이었습니다. 인터뷰에도 우승을 노리는 기아에 트레이드 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까지 보였습니다. 비록 인천 야구를 떠나 낯선 광주에서 경기를 해야 하지만 FA를 앞둔 그로서는 우승 프리미엄까지 더해질 수 있는 이번 기회가 반가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올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SK는 6위까지 밀려나 있습니다. 거포가 사라지고, 마운드마저 불안정한 상황에서 SK가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와 달리 기아는 투타가 안정적으로 제 역할을 다하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승 3연승을 노리는 삼성과 강력해진 두산, 본격적인 강팀 도약을 준비하는 넥센 등이 기아와 함께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강력한 빅4입니다.

 

추락해가는 SK에서 벗어나 다시 우승 도전을 할 수 있는 기아로 옮기게 된 송은범으로서는 큰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단순히 FA로드 효과만이 아니라, 우승 가능성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큰 가치를 부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송은범으로서는 SK에서 경험했던 우승을 다른 팀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축복을 받은 선수임은 분명합니다.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 송은범을 원했다는 점만으로도 그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존재 가치가 증명되었다는 점에서 그로서는 기아 트레이드가 보약과 다름없을 듯합니다.

 

기아가 특단의 트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최악의 불펜 때문입니다. 너무나 약한 불펜으로 인해 아무리 많은 점수를 뽑아도 불안한 기아로서는 불펜 강화 없이 우승을 노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송은범 트레이드는 기아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선발과 불펜 모두를 책임질 수 있는 전천후 투수에 SK에서 우승 경험을 다수 해봤을 정도로 큰 경기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송은범은 기아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02년 고교 빅 3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혔던 송은범은 인천 토박이입니다. 청소년 대표와 박찬호 장학금까지 받았던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아왔던 야구 엘리트이기도 했습니다. 2003년 SK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한 그는 2009년 12승 3패, 평균 자책 3.13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0 시즌에도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송은범은 프로 10년 동안 285 경기에 출전해 833과 2/3이닝을 던져 63승 41패, 13세이브, 18 홀드, 방어율 3.78을 기록했습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SK 마운드를 지키며 다수의 우승 경험도 했던 송은범은 그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가진 투수입니다. 비록 부상을 당해 현재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지만, 5월 중순에는 정상적으로 투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는 우승을 위해서는 중요합니다.

 

윤석민이 시즌 첫 등판에서 좋은 투구를 보이며 선발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기아의 선발 마운드는 지난 시즌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윤석민, 소사, 김진우, 서재응, 양현종으로 이어진 선발은 우승에 도전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2년 동안 부진했던 양현종은 올 시즌 1점대 방어율과 강력한 속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윤석민과 양현종, 그리고 서재응과 김진우라는 토종 선발들이 강력한 파워를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기아의 선발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프로 2년 차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이 정상적인 데뷔해인 임준섭이 불펜으로 돌아서고, 송은범이 5월 중순 필승조로 홀드 맨 역할을 해준다면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기아의 불펜은 강력해질 것입니다. 송은범이 SK에서 보여준 능력만 그대로 보여준다면 기아의 우승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은 분명합니다. 앤서니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확실한 홀드맨이 앞에 존재한다면 앤서니는 보다 안정적으로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보다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듯합니다. 

 

기아가 김상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송은범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김상현 정도의 카드가 아니라면 SK가 송은범을 내줄 가능성은 전무 했기 때문입니다. 기아가 강력한 파워를 가진 김상현을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현재 기아의 타선 응집력이 대단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용규와 안치홍이 타격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폭발적인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김상현을 힘겹게 했습니다. 기아 팬들로서는 김상현이 아닌 김원섭을 트레이드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를 받고 송은범을 내줄 수는 없다는 점에서 김상현으로서는 아쉬울 듯합니다. 현재 그의 위치가 딱 그 정도였다는 사실이 불행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전부터 외야가 넘쳐 고민이 많았고, 실제 신종길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5월 중 김주찬도 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상현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희섭이 벌써 홈런 8개를 때려내고 있고, 나지완이 붙박이 4번 타자로 입지를 굳힌 상황에서 신종길에 밀리고, 김주찬에게도 밀린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아에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폭발적인 힘과 자신을 던지는 수비까지 선보이며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김상현이 떠나는 것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좌완 진해수의 트레이드에 반가워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이번 트레이드는 아쉬움과 함께 기대감도 큽니다. 

 

송은범이 불펜 필승조로 앤서니 앞에서 세이브 기회를 많이 만들어준다면 기아의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집니다. 상 하위 타선 구분 없이 상대를 두렵게 하는 기아의 타선은 여전히 타격을 조율하고 있는 이범호와 이용규, 안치홍이 정상적인 타격감을 가지기 시작한다면 모두가 두려워하는 괴물 타선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송은범이 자신에 거는 기대만큼 큰 활약을 펼쳐줄지 기아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옵니다. 기아의 V11을 향한 마지막 퍼즐로 선택한 송은범. 그 선택이 최선이라고 이야기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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