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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치욕의 6연패 막은 5시간의 혈투, 나지완의 홈런과 최영필 호투가 살렸다

by 스포토리 2014.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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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 현상이 극단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프로야구 판에서 기아와 삼성의 경기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기아로서는 5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마저 내주면 서울 원정 경기마저 확신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악의 마운드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기아는 타격의 힘으로 6연패를 끊어냈습니다.

 

나지완의 한 방, 최악의 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에게 유독 약한 기아는 올 시즌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NC와 삼성, 그리고 롯데만 만나면 힘겨워하던 기아의 타선은 올 시즌에도 약한 모습을 드러내며 좀처럼 강팀으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더욱 마운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에서 기아의 리그는 힘겨운 고난의 연속으로 이어질 뿐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도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임준섭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초반 어떻게 최소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초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고,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임준섭으로 인해 6연패는 당연해 보였습니다.

 

임준섭은 1회부터 불안한 피칭을 하면서 3이닝 연속 실점을 하며 6-1로 경기를 내주며 5이닝도 막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서야 했습니다. 문제는 불펜 불안과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선발이 제몫을 하지 못하면 다음 경기에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한 기아로서는 오늘 경기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더욱 불펜이 가장 강하다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초반 대량 실점은 곧 패배를 의미하는 경기였습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예외는 존재합니다. 아무리 삼성의 마운드가 강력하다고는 하지만, 기아의 강점인 타선의 힘 역시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마운드와 달리, 최강의 타선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기아의 타선은 오늘 경기에서도 최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아의 시작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1회 배영수를 상대로 2사 후 필을 시작으로 연속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낸 기아는 역시 타선의 힘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선취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임준섭은 시작과 함께 연속 안타와 볼넷을 동반한 불안한 피칭으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1회부터 불안했던 임준섭의 피칭은 2회라고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안타와 볼넷, 실책과 홈런 등 나올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등장한 임준섭을 상대한 삼성의 타격은 배팅볼 투수를 상대하는 듯 쉽게 다가왔습니다. 3회까지 6실점을 한 임준섭은 4회 사사구 2개와 장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한계만 명확하게 확인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서야 했습니다.

 

임준섭은 4이닝 동안 89개의 투구수로 8안타, 5사사구, 1삼진, 6실점을 허용하며 내려와야 했습니다. 엄청난 사사구에서 알 수 있듯 엉망인 제구력과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볼 스피드는 임준섭의 현재와 미래를 답답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뒤이어 나온 기아의 투수들 역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김병현은 한 타자만 잡은 채 1실점 하고 내려섰고, 그나마 심동섭이 위급한 기아 마운드를 단단하게 해줬다는 사실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1회 이후 침묵하던 기아의 타선은 5회부터 다시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호투를 하던 배영수가 1사 후 기아의 핵심 타자인 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필에 이어 나지완까지 사구를 내준 배영수는 이범호와 신종길의 적시타로 3실점을 했습니다.

 

기아의 핵심인 필이 사구로 인해 빠지는 상황은 기아에게는 최악이었습니다. 그마나 타선의 힘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기아에게 필은 중요한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부상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의 빈자리는 결국 기아의 타선을 약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필의 사구를 시작으로 기아는 분노의 타격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침묵하던 타선은 5회를 시작으로 연장 11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뽑아내며 터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6-1로 크게 앞서가던 삼성은 5회 연속 사구와 함께 3실점을 하며 6-4까지 쫓기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배영수를 조기 강판시키며 삼성이 자랑하는 불펜을 내세워 스윕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섰지만 기아의 타선은 생각 그 이상으로 강력했습니다.

 

7회에는 6-6 동점까지 만들며 기아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삼성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기아의 유일한 좌완 불펜인 심동섭을 주말 경기를 위해 조기에 빼고 김태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게 패착이 되고 말았습니다. 제구력과 볼 스피드 그 무엇도 압도적이지 않은 김태영은 힘겹게 균형을 맞춘 경기를 삼성에게 내주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점수는 힘들게 내고, 기아 마운드는 쉽게 점수를 내주는 이런 상황은 기아가 중위팀에도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였습니다.

 

9-6으로 다시 점수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기아의 타선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8회 1점을 뽑으며 9-7까지 추격한 기아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다시 한 번 타선이 폭발했습니다. 차우찬, 안지만에 이은 임창용까지 삼성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필승카드를 무색하게 만든 기아의 타격은 대단했습니다.

 

9회 선두 타자인 강한울이 볼넷으로 기회를 잡고, 이대형과 김주찬의 연속 안타에 이어 나지완이 필승 마무리 임창용을 상대로 역전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짜릿했습니다. 임창용을 마운드에 내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였던 경기는 나지완의 역전타 하나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삼성의 마무리 임창용이 무너지듯, 기아의 마무리 어센시오도 3실점을 하며 다 잡은 경기를 연장으로 이끌고 말았습니다. 8회 조기 등판하며 강력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진 기아였지만, 믿었던 어센시오의 몰락은 기아를 더욱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선발 3인으로 겨우 버티는 기아 마운드에서 그나마 마무리 어센시오라도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다 잡은 경기를 다시 연장으로 이끈 어센시오의 방화는 기아의 다음 경기를 더욱 힘겹게 합니다. 그나마 이런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타자들이 자랑스럽기만 했습니다.

 

연장 10회에는 양팀이 모두 2점씩을 뽑아내며 대단한 연장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동점을 이룬 상황에서 기아의 힘은 11회 다시 드러났습니다. 아시안게임 출전이 절실한 나지완은 삼성 수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솔로 홈런으로 긴 경기를 끝냈습니다. 나지완은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 포함해 6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즌 타율이 0.357에 10홈런, 44타점, 0.432 출루율, 0.575 장타율로 대표선수로서 충분한 능력을 보여준 나지완은 그 절실함이 실력으로 잘 드러났습니다. 11회 터진 나지완의 한 방과 41살의 투수 최영필이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귀중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어센시오까지 무너진 상황에서 최영필은 2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3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첫 승을 올렸습니다.

 

13-1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기아는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벗어났습니다. 선발과 불펜, 그리고 마무리까지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도 기아는 노장의 투혼으로 겨우 연패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과 기아 역시 난타전과 함께 실책도 이어지며 경기 흐름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했습니다. 나지완의 폭발적인 타격으로 6연패를 극적으로 막은 기아. 필이 빠진 상황에서 과연 이 타격의 힘을 주말 엘지와의 경기에서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심각할 정도로 무너진 기아가 과연 이 고난을 어떻게 이겨낼지 의문입니다. 필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올스타 브레이크가 아직도 먼 상황에서 벌써 15명의 부상자가 나온 기아는 최악입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마운드 불안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타격의 힘만으로 최악의 시즌을 버텨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연패를 끊었다는 사실만으로 반갑기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기아가 주말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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