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전 엘지 감독이 기아의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되었습니다. 3년 동안 10억에 계약을 마친 기아는 선동열 감독의 사퇴 후 3일 만에 빠르게 사령탑을 구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습니다. 내년 시즌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기아로서는 빠른 감독 선정은 당연했습니다.
김기태 기아 신임감독, 모래알 같던 기아를 강팀으로 만들 수 있을까?
선동열 감독의 사퇴로 인해 공석이 되었던 기아의 새로운 감독 자리에 김기태 전 엘지 감독이 선임되었습니다. 어제부터 거론된 김기태 전 감독의 기아 신임 감독 확정은 당연함으로 다가옵니다. 긴 시간 감독을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아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바로 김기태 전 엘지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이순철 전 수석 코치부터 과거 해태 왕조를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들이 거의 감독 후보군으로 올려 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 상황에서 단 한 번도 타이거즈 소속이 아니었던 김기태를 선임한 것은 의외이면서도 의미도 존재합니다. 물론 김기태가 광주 토박이 스타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팀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의외로 도움이 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후보군 중에는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반발을 보이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타이거즈의 피를 이은 스타를 감독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순혈주의가 아닌 현실적인 난국을 해쳐나갈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순철 전 수석 코치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말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선 감독 시절 성적부진으로 해임된 그가 1년 동안의 야인 시기를 보내고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이를 두고 많은 비난의 목소리가 나올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한화에서 해임된 이종범 역시 아직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물론 기아 2군이나 1군 코치직을 통해 조금씩 감독 수업을 받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넥센의 가을야구를 함께 이끌고 있는 이강철 수석코치의 경우 유력한 인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해태의 전설적인 투수 중 한 명이고 이미 기아 구단에서도 코치직을 잘 수행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넥센의 돌풍에 이강철 수석코치도 한 몫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구애도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한 전 감독, 이건열 동국대 감독 역시 물망에 올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물망에도 오르지 않았지만 포수 출신 장채근 성균관대 감독 역시 해태 왕조를 이끈 포수 출신 감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기아가 김기태 전 엘지 감독을 선임한 것은 의외보다는 자연스럽다는 평가입니다.
김기태 감독이 해태와 기아에서 선수 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광주 학생야구 스타 출신이라는 점은 호남야구의 DNA로 이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쌍방울이 신인특별지명을 하지 않았다면 김기태는 이미 타이거즈 선수 생활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선임 자체는 다른 타이거즈 출신 스타 후보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아 구단 역시 쌍방울 해체 과정에서 타이거즈로 영입해 감독으로 키우려는 거대한 복안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던(사실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만큼 김기태 신임 감독에 대한 믿음은 상당히 크게 다가옵니다.
하마평들이 무성한 상황에서 기아는 발 빠르게 김기태 감독에게 3년 동안 기아 전권을 맡겼습니다. 선 감독의 사임이후 높아진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빠른 선택치고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점은 중요합니다. 김기태 감독의 '형님 야구'가 어떤 결과를 낼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기아의 현재는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윤석민에 이어 양현종까지 기아를 이끌던 에이스들이 줄줄이 해외 진출을 했거나 시도 중인 상황에서 선발 다섯 자리를 채우는 것조차 시급한 문제입니다. 여기에 선 감독 3년 내내 구멍으로 남겨져 있던 불펜을 어떻게 구축할지도 고민입니다. 마무리 부재 상황에서 누가 마무리의 책무를 담당할지도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마운드가 바로서지 않는 한 기아의 2015 시즌은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기태 감독의 일성은 마운드 구축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윤석민이 내년 시즌에도 메이저에 머물고, 양현종이 미국이나 일본으로 진출을 하게 된다면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한 수준급 외국인 투수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기아 구단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발 두 자리를 외국인 투수로 대체한다고 해도 부족한 남은 세 자리는 결국 다음 시즌 전까지 내부에서 만들어내든 국내 FA 대어들을 영입하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에서 수준급 선수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삼성만이 아닌 각 팀에서 쟁탈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결국 누가 수준급 FA 투수들을 잡아낼 수 있을지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기아가 수준급 외국인 선발 투수 2명과 삼성 윤성환과 롯데 장원준을 잡을 수 있다면 기아는 당장 최강의 선발 마운드를 꾸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희망사항이고 한화 역시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삼성이 쓸모 있는 팀 선수를 외부에 내주는 일은 없다는 점, 롯데 장원준의 경우 일본 진출을 희망하고 일본에서도 그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바람으로 다가옵니다.
송은범을 잡게 된다면 이는 기아의 선발 마운드가 최악이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대안을 차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거 그가 보여준 성적으로 선발 한 자리를 채우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권혁이나 안지만 역시 삼성에서 놔줄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FA가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기아의 전력 보강을 외부에서 찾을 때 가장 큰 적은 역시 탈꼴찌에 모든 것을 건 한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 시즌 가장 큰 화두였던 김성근 감독의 종착지가 된 한화는 대규모 투자를 통한 일대 변혁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시즌 120억이 넘는 FA 금액을 사용한 한화는 2015 시즌에는 이보다 더 큰 금액으로 전력 보강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아와 같은 꿈을 꾸는 한화는 여러모로 경쟁자가 될 수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김기태 기아 신임 감독은 결국 자신의 쌍방울 시절 은사였던 김성근 감독과 대결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쌍방울 시절 감독과 선수로 만났던 김성근과 김기태는 모두 위기의 구단을 구해야만 하는 힘든 상황에서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 시즌 두 신임감독들이 탈꼴찌를 두고 경쟁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선수들 안에서 그들을 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것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고참과 신인들을 하나로 엮고, 외부 선수들까지 기아 선수로서 녹아들게 만들고 그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이제 김기태 감독의 몫입니다.
기아에 대한 팬들의 바람은 오랜 시간 그들이 리빌딩을 하는 것을 기다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당장 내년 시즌 꼴찌에 머물거나, 발전 가능성을 보이지 못한다면 다시 한 번 김기태 감독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김기태 신임 감독이 새로운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차가운 겨울을 얼마나 뜨겁게 달궈 진정한 타이거즈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이제는 모두 김기태 신임 감독의 몫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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