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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종범 홈런 이용규 번트 역전타, 근성의 기아 어게인 2009

by 스포토리 2011.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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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이라는 박빙의 승부에서 마무리로 로페즈까지 자진 등판한 기아는 화끈하게 1위 SK와의 문학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어게인 2009를 외치게 되었습니다. 주말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노장 이종범의 결정적인 연속 홈런은 기아의 근성을 깨웠고 센스 넘치는 이용규의 결승점은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야구팬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의 완벽투와 자진 마무리 로페즈의 역투



선두 SK와의 3연전에서 이미 2승을 챙긴 기아로서는 이미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 홀가분한 상황에서 일요일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선발 로테이션 상 팀의 에이스의 윤석민이 등판하기에 이런 경기에서 진다는 것은 팀의 사기 문제도 있기에 결코 쉽게 놔줄 수도 없는 경기였습니다.


윤석민vs매그레인, 그리고 로페즈

윤석민과 매그레인의 선발 경쟁은 의외로 탄탄하게 이어지며 투수전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초반 윤석민이 볼 구질에 문제가 생기며 볼넷을 남발하며 고생한 것과는 달리, 매그레인은 좌우 볼 컨트롤이 안정되게 되며 기아 타선을 농락해나갔습니다.

묵직한 직구와 직구 스피드와 비슷한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윤석민 이었지만 1회부터 볼넷이 나오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투아웃 이후 볼넷 2개를 연속으로 내주며 위기를 자초하더니, 2회 발 빠른 주자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정근우는 도루에 성공했고 김연훈이 적시타를 치며 SK가 먼저 선취점을 얻으며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매그레인에게 완벽하게 농락당하는 상황에서 팀의 에이스가 선취점을 잃었다는 점은 경기 상황에 비춰보면 위기로 간주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상대 투수인 매그레인이 다른 경기와 비교 해봐도 월등한 투구로 호투를 하고 있었기에 1점은 무척이나 크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 2회 볼넷이 양산되며 힘들게 경기를 끌어가던 윤석민은 3회 SK가 자랑하는 좌타자 3인방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4회 말에는 신종길과 이범호가 연이어 호수비를 펼쳐 SK 타선의 예봉을 막으며 에이스에게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잘 막아가던 윤석민은 6회 말 다시 한 번 3, 4번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위기를 잘 넘기며 SK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호투하던 매그레인이 투구수 100개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7회 고효준으로 교체되며 기아는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매그레인을 좀 더 믿고 내보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볼펜 투수들이 불을 지르며 SK는 기아와 가진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호투한 매그레인은 6이닝 동안 78개의 투구로 4안타, 3사사구, 6삼진, 무실점 경기를 가졌지만 팀 타선이 도와주지 않으며 승패 없는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 SK 투수 세 명이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할 정도로 빈타에 허덕이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그 저주 같은 상황은 이어졌습니다.

윤석민은 8이닝 동안 124개의 공을 던져 2안타, 5사사구, 6삼진,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달성했습니다. 초반 볼넷만 없었다면 실점 없는 완벽한 경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연속된 볼넷이 옥에 티처럼 자리했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하고 있는 로페즈가 자청해서 2-1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세이브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선발 등판을 하고 이틀을 쉰 상황에서 자청해서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기아의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더욱 외국인 투수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는 일이기에 기아가 현재 어떤 분위기인지를 쉽게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지요.

비록 볼넷과 안타로 1, 2루 위기 상황까지 몰리기는 했지만 아웃 카운트 모두를 삼진으로 만들며 로페즈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팀을 5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종범의 동점 홈런과 이용규의 기막힌 번트 역전타

어제 경기에서도 이종범이 침묵하던 기아를 깨우는 홈런을 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일요일 경기에서도 이종범은 매그레인에게 철저하게 끌려 다니며 좀처럼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하던 기아에게 수호신으로 다가왔습니다. 7회초 호투하던 매그레인이 내려가며 역전은 시작되었습니다.

1회 초 신종길이 볼넷을 얻어가며 이범호에게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범호는 병살처리 되며 아쉬움을 던져주었습니다. 3회 초에도 최훈락이 사구로 1루에 나간 후 차일목이 번트를 했지만 병살로 이어지며 좀처럼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더욱 이현곤과 이용규가 투아웃 이후 연속 안타로 기회를 이어가 앞선 병살이 더욱 아쉽기만 했습니다.

4회 초에도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4번 타자로 나선 김상현의 부진과 안치홍의 멋진 2루타에 홈까지 내달리던 이범호가 SK 야수들의 환상적인 중계 플레이로 아웃되며 아쉬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6회 초 선두 타자인 이용규가 안타로 나갔지만 이범호가 병살처리 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놓치며 오늘 경기를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안타는 많이 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좀처럼 터지지 않는 중심타선으로 인해 득점 기회가 무산되던 기아는 매그레인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고원준이 7회 구원 등판해 두 타자를 가볍게 아웃시키며 SK가 승리를 할 수 있을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날 멋진 시즌 첫 홈런을 날렸던 이종범은 낮게 제구 된 고원준의 공을 멋진 스윙으로 홈런을 만들며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던 기아에게 동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이종범의 홈런을 시작으로 최훈락이 볼넷을 얻고 차일목이 안타를 치며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습니다.

등 부상으로 오늘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김선빈이 대타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2사 만루 찬스에서 오늘의 히어로인 이용규가 환상적인 센스로 역전을 만들어냈습니다. 만루 찬스에서 번트를 하겠다는 것 자체도 황당하지만 번트 수비를 위해 투구 후 홈 쪽으로 나오는 투수를 넘겨 번트 안타로 만든 이용규의 센스는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2사 만루에서 번트는 상상도 할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마운드 바로 옆에 떨어지는 높은 번트로 SK를 농락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할 수 없었습니다. 기회를 많이 만들면서도 병살이 세 개나 나오며 스스로 자멸했던 기아로서는 더욱 이용규의 환상적인 플레이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어제도 이종범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이용규의 빠른 발로 역전 득점을 했던 기아는 일요일 경기에서도 이종범의 동점 홈런과 이용규의 역전 적시타로 SK와의 문학 3연전을 스윕하며 1위와 한 게임차 공동 2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볼펜의 불안정이 위기로 다가왔었던 기아였지만, 올 시즌 최고의 히트 상품인 이범호가 위기 상황에서 기아에게 승리를 안겨주며 위기를 탈출하고는 했습니다. 이범호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기아 선발진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탄탄해진 선발로 인해 볼펜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더욱 든든한 마운드 구축이 가능해졌습니다.

여전히 최희섭과 김상현이 제 모습을 찾아가지는 못하고 있지만 1. 5군 선수들과 다른 타선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며 현재의 기아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최강의 테이블세터로 불리는 이용규와 김선빈의 활약은 기아에게 손쉬운 득점을 이끌게 했고 꽃범호의 타점 능력은 기아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2009년 김상현이 팀에 들어와 엄청난 홈런을 양산하며 팀을 이끌었듯 올 시즌 이범호가 기아에 합류하며 2009년 김상현 이상의 팀 공헌도를 해주며 자연스럽게 어게인 2009를 외치게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수인 로페즈뿐 아니라 트레비스가 자신의 몫을 다 해주며 2009년 구톰슨-로페즈 조합을 떠올리게 하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확실한 에이스가 된 윤석민이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고 왼손 양현종이 롤러코스터 경기를 하기는 했지만 지난 경기에서 자진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펼쳐 부활을 예고하게 한다는 점도 기아로서는 흐뭇한 일입니다. 서재응 역시 선발투수로서 제구력을 앞세워 제몫을 다해주고 있다는 것도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부상으로 재활 팀 혹은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선수들마저 1군에 올라오게 된다면 2009년보다 더욱 강력한 팀을 구축할 수 있는 기아로서는 '어게인 2009'를 외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파죽지세로 공동 2위까지 올라온 기아가 과연 강팀들과 계속 경기를 해야만 하는 6월 스케줄에서 어떤 경기력을 선보이느냐는 '어게인 2009'가 현실이 되느냐 환상으로 그칠 것이냐를 결정하게 할 듯합니다.

노장 이종범이 실력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외국인 투수가 자진 등판해 세이브를 올리는 등 그 어떤 팀에서도 볼 수없는 끈끈함 승부욕은 기아가 좀처럼 쉽게 패하지 않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월 두 번의 5연승에 이어 6월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5연승을 이끈 기아가 이번 주 두산, LG와의 6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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