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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용규 발로 만든 기아 4연승, 팬 매너마저 진 SK

by 스포토리 201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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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4연승을 달리며 1위와 두 경기차로 좁히며 선두권 경쟁이 보다 흥미로워졌습니다. 잔부상이 많은 기아는 1.5 군이라 해도 좋을 라인업을 내세워 상대 김성근 감독마저 놀랄 정도의 전력을 내세워 절박했던 SK를 누르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만원 관중이 들어 찬 이 멋진 경기마저 비 매너 관중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다는 것은 커다란 오점이었습니다.

현역 최고령 이종범의 시즌 첫 홈런과 이용규의 발로 만든 승리



오늘 경기가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은 두 외국인 투수의 투수전과 홈런을 주고받으며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최고령 현역 선수인 이종범이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중요한 시점 터트리며 SK 에이스 글로버를 위기로 몰아  넣었습니다.  


열흘 만에 올라온 트레비스vs연패를 막아야만 하는 에이스 글로버

두 외국인 투수의 맞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SK로서는 팀 타선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인 글로버가 등판한 경기마저 내준다면 기아와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할 수도 있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마지막 경기에 기아의 에이스인 윤석민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요일 경기는 SK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트레비스로서는 한국에서 첫 시즌을 보내면서 맞이한 첫 번째 위기에서 어떻게 헤어나오는지는 토요일 SK와의 경기에서 결정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판의 보크 판정에 흥분하고 코치에게 까지 무례함을 보이며 열흘을 쉬어야만 했던 그로서는 자신의 진가와 함께 변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 날 양현종이 이틀만 쉬고 자진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되고 김상현이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팀 승리에 공헌하며 얻은 3연승이었기에 그 흐름을 팀의 에이스에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등판하는 오늘 경기가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더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은 그에게는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복합적인 상황에서 문학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서 대결을 벌여야만 하는 선수들의 긴장감은 극대화되어있었습니다. 오늘 2번 타자로 등장한 신종길이 글로버에게 1회부터 첫 안타를 만들어 내더니 3회 팀의 첫 득점마저 그가 얻어내며 오늘 경기에서 글로버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기아는 2회 이종범이 안타를 치고 송구 에러로 무사 2루라는 첫 득점을 얻을 기회를 맞이했지만 훈련이 잘 된 SK 선수들은 이종범을 2루에서 견제사 시키며 기아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습니다. 중심 타자가 집중 견제를 받으며 정상적인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하위 타선과 상위 타선이 기회를 만들어내며 팀을 이끌었습니다. 

3회 박기남이 2루타로 기회를 만들고 번트 시프트로 기회를 이어가고 신종길이 안타로 첫 득점을 하는 작전 야구가 작전의 대가인 SK를 압도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타격전도 투수 전도 아닌, 라인업이 많이 바뀐 선수들이 벌인 실책들이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5회 터진 홈런 공방보다는 7회 말 SK 공격에서 부터 시작된 실책들은 오늘 경기를 좌우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야구라는 것이 이런 실책마저도 하나의 흐름이기에 이를 어떤 식으로 이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승리한 기아가 실책이 양산되는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머쥔 기아의 승리 요건은 발 빠른 야구였습니다. 

열흘 만에 등판에 승리 투수가 된 트레비스는 7과 1/3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4안타, 3사사구, 3삼진, 2실점, 1자책으로 시즌 4승을 올렸습니다. SK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글로버는 7과 2/3이닝 동안 113개의 투구로 7안타, 3사사구, 8삼진, 3실점, 2자책으로 시즌 2패째를 당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실책이 가른 기아와 SK의 경기

오늘 경기에 나서는 두 팀의 상황은 정반대였습니다. 전날 이미 승리를 거둔 기아는 잔부상을 당한 주축 선수들을 경기에서 쉬게 하는 여유까지 부리며 후보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었지만, SK는 바뀐 선수들이 많았지만 최악의 상황에 처한 포수 정도를 제외하면 부상에서 돌아온 주전 투입이었습니다. 이런 상황들은 SK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회 초 이종범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글로버는 견제를 자주 하게 되었고 부상에서 돌아와 1루 수비를 보던 이호준은 아쉬운 포구 실패를 하며 이종범을 2루까지 진출하게 만들었습니다. 글로버의 실책으로 기록되었지만 이호준의 실수에 가까운 상황이었지요.

기아가 기회를 잡아나갈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SK의 정교한 수비 시프트는 노련한 이종범을 2루에서 횡사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아에게는 아쉬운 시작이었고 SK로서는 다행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루상의 실책은 SK 역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5회 말 김영훈이 안타를 치고 나가 견제사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승부를 뜨겁게 만들었던 상황은 7회 말 SK의 공격에서였습니다.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차일목이 어처구니없이 실책으로 안치용을 1루에 내보내며 기아의 위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타격감이 좋았던 최정을 볼넷으로 걸러내며 병살 플레이를 노린 기아는 의외의 상황에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최정이 트레비스의 견제에 걸리며 1루와 2루에서 런다운에 걸린 상황에서 처음으로 1루 선발로 나선 최훈락의 어설픈 플레이로 인해 안치용이 득점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되며 SK가 상대 실책에 먼저 웃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8회 초 기아 공격에서 이용규의 안타로 시작되었습니다.

발 빠른 주자가 나가자 배터리는 부담을 가지게 되고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타자와의 대결에서도 힘겨움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안타를 맞지 않기 위해 낮게 던지던 상황은 폭투로 이어졌고 이용규는 쉽게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을 지배하기 시작한 이용규는 과감하게 3루 도루를 감행했고 이에 다급해진 최경철은 급하게 3루로 송구를 했지만 이게 외야로 빠지며 오늘 결승 타점이 이용규의 빠른 발로 만들어지며 승패는 결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교체되는 글로버에게 자책하며 사과하는 최경철과 '괜찮다'며 오히려 포수를 위로하는 글로버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가장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수들을 하면서 승패는 결정되었지만 경기 자체는 흥미로웠습니다. 


비매너 관중으로 인해 최악이 되어버린 SK

9회 말 3-2로 뒤진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선 박정권이 홈런이라 생각해도 좋을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펜스를 맞고 나오는 공을 완벽하게 2루로 중계하는 이종범으로 인해 1루에 멈춘 것은 SK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만약 그대로 펜스를 넘어갔거나 최소한 2루까지만 갔다면 상황은 완벽하게 달라질 수밖에는 없었을 테니 말이지요.

문제는 이 상황에서 벌어졌습니다. 홈팀인 SK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고 원정팀인 기아로서는 불행 중 다행인 상황에서 외야에 있던 팬이 맥주 캔을 그라운드에 던졌고 이로 인해 이종점과 그 팬이 언성을 높이며 불미스러운 일은 시작되었습니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따지도 않은 맥주 캔을 던진 것은 범죄와 다름없습니다. 만약 경기에 집중하던 선수에 맞아 큰 부상이라도 당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경기의 흐름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로서의 생명 나아가 생사가 걸린 엄청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이종범 선수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사라졌던 오물 투척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도 통탄할 일이지만 죄의식도 없이 가족들과 함께 와서 욕설을 내뱉는 관중의 태도는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누군가는 이종범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주객이 전도된 이야기일 뿐이지요.

KBO와 각 구단들은 명확한 선을 그어 그라운드에 오물을 투척하는 관객들에게는 벌금을 물리고 경기장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구체적인 규칙들을 정해야만 합니다.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다면 과열되는 야구장은 언제 큰 사고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위험한 공간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노장 이종범의 시즌 첫 홈런과 손영민의 터프 세이브

41살 현역 최고령 선수 이종범에게 오늘 경기는 특별했을 듯합니다. 관객의 불미스러운 도발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상대팀의 에이스인 글로버를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뽑아낸 이종범의 모습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나이가 주는 한계로 선발이 아닌 주전들의 틈을 매우는 역할로 전락했음에도 최선을 다한 그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1-0의 불안한 리드에서 이종범의 홈런 한 방은 트레비스나 기아에게는 커다란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노장 투혼이 기아에게는 큰 힘이 되었지만 SK로서는 분발의 원인이 되었던 듯합니다. 다음 이닝에서 SK에서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최정이 홈런을 때려냈기 때문이지요. 
 
한 점차가 이야기를 해주듯 9회말 SK의 마지막 한 회는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8회 심동섭의 호투에 기회를 잡지 못하던 SK는 9회 마지막 이닝이 되어 선두타자인 박정권이 홈런과 같은 1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종범의 환상적인 펜스 플레이가 장타를 단타로 만들어냈고 이는 긴박한 상황에서는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최윤석이 희생번트를 해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오늘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최정이 손영민에게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호준을 고의 사구로 보내며 2사 1, 2루에서 김연훈의 2루수 평범한 땅볼을 9회 대수비로 들어간 안치홍이 실책을 범하며 2사 만루의 위기 상황이 되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SK는 마지막 카드로 최동수 대타를 꺼내들었고 두 팀의 마지막 대결은 기아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최동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쉽지 않은 승부를 승리로 이끈 기아는 4연승과 함께 1위 SK에게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터프 세이브를 올린 손영민은 기아가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카드임이 증명되었고 이후 세이브 전담으로 쓰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관중의 비 매너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토요일 기아와 SK의 대결은 야구만이 보여줄 수 있는 흥미로움이 가득했던 경기였습니다. 극적인 홈런과 실책으로 만들어진 기회들, 이를 막고 득점으로 이어가려는 선수들 간의 대결은 야구의 재미를 극대화시켜 주었습니다.

윤석민과 매그레인이 선발 예고된 기아와 SK의 문학 3연전의 마지막 경기는 과연 누가 승리를 할 수 있을까요? 선발의 면면만 보자면 윤석민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야구는 전혀 예상 할 수 없게 합니다. SK가 3연패를 하며 1위 수성이 불안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와 달리, 선두 SK를 상대로 스윕을 하게 된다면 선두와 한 게임차로 치고 올라가며 선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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