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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양현종과 김상현의 투혼으로 선두 SK를 잡았다

by 스포토리 201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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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등판한 양현종과 두 게임 연속 홈런으로 타격감을 되살린 김상현으로 인해 기아는 원정 3연전과 선두 SK를 잡으며 선두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좌익수로 올 시즌 변신한 김상현은 외야에서 두 개의 결정적인 호수비를 보이며 몸을 사리지 않는 동작으로 팬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달라진 김상현과 양현종 기아를 3연승으로 이끌었다



선발 투수가 이틀을 쉬고 자진 등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욱 연속해서 선발 등판 내용이 좋지 않았던 양현종이 선두 SK를 상대로 등판을 자청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었습니다. 더욱 선발 출전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누구를 올릴지 고민이 깊어진 코칭스태프에게 투혼을 보이며 자청해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의 모습은 기아의 다른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을 듯합니다.


20여일 만에 돌아온 송은범과 이틀 만에 컴백한 양현종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었던 송은범이 돌아왔다는 것은 SK에게는 희소식이었습니다. 더욱 선발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그의 복귀는 무척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글로버 홀로 선발진을 지켜내고 있는 상황에서 송은범이 기아와의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이후 경기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오늘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송은범이 보여준 투구는 김성근 감독을 흐뭇하게 해주었을 듯합니다. 6이닝을 던지며 퀄리티스타트를 보여준 그로 인해 글로버 홀로 지켜내던 SK 선발 마운드가 한층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회 이용규와 안타와 이범호를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최희섭을 병살로 처리하며 마무리한 성은범은 4회 이범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큰 위기는 없었어요. 종으로 떨어지는 낙차 큰 슬라이더와 직구를 무기로 기아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그의 투구는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이었습니다. 

6회 이범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최희섭 타석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마무리 되는 듯한 상황이 최윤석의 에러로 인해 위기를 자초하고 김상현의 적시타로 2-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기는 했지만, 선발투수 송은범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6이닝 동안 94개의 투구로 4안타, 3사사구, 6삼진, 2실점, 1자책을 기록한 송은범의 투구는 만점에 가까운 내용이었습니다. 비록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20여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연일 맹타를 터트리는 기아 타선을 효과적으로 잠재웠다는 사실은 대단하지요. 

오늘 히어로 중 하나인 선방투수 양현종은 지난 LG와의 경기에서 2와 2/3이닝 동안 4실점을 하며 패배를 했던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원 등판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고 팀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지는 단순히 자신만이 아닌, 팀원 모두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상대 투수인 송은범처럼 1회 1번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고 3번 최정에게 사구를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뜬공으로 잡으며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양현종이 자진 등판해서 인지 기아의 수비 역시 철통같았습니다. 김선빈의 신기어린 수비와 올 시즌 좌익수로 전향한 김상현의 호수비들은 마운드에 있는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송은범이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큰 재미를 봤다면 양현종은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공을 내세워 SK 타선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초반 흔들리던 모습은 이닝을 거듭하며 안정을 찾아갔고 이런 안정감은 4회, 5회 완벽한 투구로 삼진을 두 개씩 잡으며 삼자 범퇴시키는 장면에서 화려하게 빛이 났습니다.

양현종은 5이닝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3안타, 2사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SK 타선을 틀어막았습니다. 너무 많았던 사사구도 두 개로 줄였고 상대적으로 삼진이 늘어나며 양현종은 송은범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어떤 식의 투구를 해야 하는지 보여준 장면이 아닐 수 없네요.

이틀 쉬고 등판한 양현종을 무리하게 하지 않기 위해 5회까지만 던지고 마운드를 손영민에게 넘겼는데 후속 투수들 역시 아쉬운 부분들이 좀 있기는 했지만, 1실점으로 위기를 잘 넘기며 선두 SK를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어제는 작은 거인 김선빈, 오늘은 돌아온 5번 타자 김상현

이범호가 어제 LG와의 경기에서 후반 두 개의 안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는데 그게 오늘 경기에서도 그대로 전해진 듯합니다. 이범호에게 약했던 송은범은 정면 승부를 피하며 볼넷을 남발하며 승부를 피해갔습니다. 하지만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범호에게 승부를 걸었던 송은범은 왜 자신이 그에게는 볼넷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깨끗한 타격 폼에서 나오는 화끈한 홈런은 투수전으로 흐르던 경기를 뒤집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래에서 위로 쳐 올리는 타격으로 송은범의 공을 펜스 밖으로 넘기는 이범호의 호쾌한 타격은 투지를 불사르며 등판한 양현종에게는 든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범호의 홈런이 중요했던 이유는 1회 절호의 기회에 팀의 4번 타자인 최희섭이 허망하게 병살로 아웃되며 위기감이 돌았기 때문이에요. 더욱 다른 타자들 역시 송은범의 투구에 말리며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범호의 홈런은 기아 타자들에게는 공략 포인트를 찾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오늘 경기도 지지는 않겠다는 자신감도 불어 넣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6회 철저하게 이범호를 볼넷 승부하는 송은범에 의해 무사 1루가 되고 최희섭이 다시 한 번 유격수 땅볼로 기회가 무산될 위기에서 유격수의 에러로 인해 만들어진 찬스는 김상현의 적시타로 2-0까지 점수를 늘리며 기아에게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만약 에러가 없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선발투수는 이미 내려간 상황에서 볼펜에서 앞선 SK로서는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흐름의 야구를 끊는 수비에서의 어이없는 에러와 함께 6회말 공격에서 보여준 최정의 플레이는 SK가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놓치게 만드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2-0으로 뒤지던 SK는 6회말 최정이 안타를 치고 도루까지 하며 무사 2루라는 절호의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4번 타자인 최동수가 득점타를 치지 못하고 유격수 땅볼을 때리며 기회를 무산시켜버렸습니다. 문제는 유격수 땅볼임에도 불구하고 최정이 3루로 달리다 아웃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사 2루에서 무리하게 3루로 뛰어 아웃당한 최정으로 인해 분위기는 급격하게 기아로 넘어갔고, 당연히 추격이 가능한 상황은 득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고 기아에게 흐름을 넘겨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8회 초 기아의 타선에게 김상현의 투런 홈런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어제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김상현은 오늘의 히어로였습니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타격 폼은 자연스럽게 장타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가 타격감이 좋다는 것은 투 볼 이후 슬라이더를 받아치는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항상 안 좋은 볼 카운트에서 타격하기 급급했던 그가 유리한 카운터에서 자신이 노리던 공을 쳤다는 점은 김상현이 조금씩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김상현은 오늘 두 개의 환상적인 외야 수비로 공격에서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큰 공헌을 해주었습니다. 3회 말 좌중간을 꽤 뚫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멋진 포구로 아웃을 시키는 장면에서 올 해 외야 수비를 시작한 수비수라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김상현 수비의 백미는 8회 말 박재홍이 날린 홈런 타구를 잡는 장면이었습니다. 언제 역전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한 박재홍은 노렸다는 듯 심동섭의 공을 힘껏 쳤습니다. 공은 좌익수를 넘어 펜스를 넘기는 공으로 보였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김상현은 펜스 위까지 글러브를 올리며 공을 잡아내며 SK의 추격의지를 무산시켜버렸습니다.

펜스 플레이를 하며 내려오다 엉덩방아를 끄게 찧으며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에서도 글러브에서 공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그의 투지는 기아 선수들에게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허리가 안 좋았던 그가 다시 큰 부상을 당하는 것은 아닌 가 우려도 되었지만, 걸어서 교체된 그는 병원에서 큰 부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아 기아난 팬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주었습니다.

안터지던 타격이 비로소 터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다시 부상을 당했다면 올 시즌은 김상현의 정상적인 모습을 보기는 힘들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속속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며 최고의 선수층을 만들어가고 있는 기아로서 이제 타격감을 찾기 시작한 김상현의 부상은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오늘 이범호는 3개의 볼넷을 얻으며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음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타격감이 올라서기 시작한 김상현의 홈런과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는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140km넘는 속구에도 속수무책인 4번 타자 최희섭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투타 밸런스가 좋은 기아로서는 6월 한 달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한 동안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었던 트레비스와 SK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 글로버가 맞대결하는 토요일 경기는 이번 기아vsSK의 인천 3연전의 전체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경기가 될 듯합니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트레비스가 호투를 해서 승리를 한다면 기아가 스윕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경기에서 보여줄 외국인 투수들의 선발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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