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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김선빈 스리런 홈런, 기아를 3위로 끌어 올렸다

by 스포토리 201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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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에는 두 명의 신이 존재합니다. 41살의 노장 종범신 이종범과 국내 프로야구 최단신인 김선빈이 바로 그들입니다. 야구의 신과 단신이 양 이틀 2위 LG를 이기며 위닝 시리즈로 만들어 시즌 첫 3위에 올라섰습니다. 로페즈의 역투도 빛이 났지만 오늘 최고 영웅은 기선제압을 하며 결승점이 되었던 김선빈의 스리런 홈런이었습니다.

4번 보다 위대했던 2번 타자의 존재감




이범호의 손목 부상과 부실한 4, 5번을 대신해 기아는 하위타선부터 테이블 세터로 이어지는 타선들의 응집력 있는 공격으로 연일 승전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평행이론처럼 어제 경기의 재판이 된 기아vsLG의 잠실 마지막 경기는 3회 하위타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로페즈 위기 탈출 능력으로 김광삼을 울렸다

변화구 위주의 컨트롤 투수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인 LG는 로페즈 등판이 오히려 반가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적으로 로페즈의 공은 서재응보다는 LG 타선들이 공략하기 쉬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두 팀 모두 초반 상대 투수들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지만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기아였습니다. 

 

기아 중심타선들이 무기력하게 물러난 상황 1사 후 9번 타자 이현곤이 안타로 포문을 열더니 이용규가 2루수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1사 1, 3루를 만들며 오늘의 역사는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포수의 포구 실책을 틈타 2루 도루에 성공한 이용규로 인해 1사 2, 3루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김광삼은 부담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는 김선빈과 3, 4, 5번으로 이어지는 기아 타선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김선빈과의 승부는 오늘 경기를 좌우할 중요한 선택이었습니다. 김광삼에게는 김선빈에게 삼진이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선빈의 타격감은 김광삼의 그 간절함을 넘어서 있었습니다. 어제 이용규가 짧게 잡은 배트로 홈런을 날리듯 국내 최단신 야구선수인 김선빈은 잠실구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으로 기아에게 중요한 선취점을 안겨주었습니다. 

기아 선발이 로페즈라는 점에서 선취점은 무척이나 중요했고 3점을 앞선 상황은 승리라는 공식과 가까워 있었습니다. 하지만 LG 역시 만만찮은 팀이었고 3회 말 본격적인 반격은 시작되었습니다. 이택근의 로페즈에게 사구로 걸어 나가며 기아의 위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박경수와 이병규의 안타로 1사 만루라는 절대적인 찬스를 맞이한 LG는 로페즈를 무너트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팀의 4번인 박용택이 볼 카운트까지 가는 상황에서 로페즈에게 루킹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는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후속타자인 정성훈마저 유격수 앞 땅볼로 잡으며 1사 만루 찬스를 놓친 LG로서는 힘겨운 승부가 예고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로페즈는 매 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4회 말 LG의 결정적인 주루 실패와 5회 믿었던 이병규의 병살 등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김광삼은 3회 스리런 홈런 이후 흔들림 없이 경기를 이끌어가며 선발투수로서의 몫을 채우기 위해 역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와일드 피칭과 땅볼이 이어져 안줘도 되는 실점을 하는 등 5실점(3자책)을 하기는 했지만 김광삼으로서는 아쉬운 승부였습니다. 타선에서 기회만 살려줬다면 로페즈를 잡고 기아에 강점을 보이며 승리 투수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처구니없는 실수들이 이어지며 김광삼을 힘들게 한 LG 선수들이 기아보다 더 큰 적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김광삼은 5 2/3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져 6안타, 3사사구, 2삼진, 5실점, 3자책으로 시즌 2패째를 당했습니다. 보이는 내용보다 실제 상황에서는 더 잘 던졌지만 잦은 실수와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승리 투수가 되기는 너무 힘든 경기였습니다. 

김광삼과는 달리, 로페즈는 7이닝 동안 97개의 투구로 7안타, 2사사구, 4삼진, 무자책으로 시즌 5승을 올리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김광삼과 같은 9개의 진루를 허용했지만 상대 타자들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들로 인해 로페즈는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었고, 김광삼은 패전투수가 되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기만 합니다.


위대한 2번 타자 김선빈, 기아를 3위로 끌어올렸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역시 김선빈이었습니다. 3회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지 못했다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경기였기에 그의 홈런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로페즈가 무실점 경기를 하기는 했지만 어려운 순간들을 많이 맞이했던 것을 보면 LG가 로페즈를 공략할 가능성은 무척이나 높았습니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이고 흐름의 경기라고 많이 이야기를 하듯 어떤 팀이 선제 점을 뽑고 위기를 잘 극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3회 두 팀에게는 모두 기회가 있었고 승리한 팀은 기회를 살렸지만 패배한 팀은 당연하게도 절호의 찬스를 놓쳤습니다.

로페즈의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루 플레이 잘못으로 안타를 치고도 2루에서 아웃을 당한 4회 말 상황은 LG가 질 수밖에 없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습니다. 오늘은 조인성이 포구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포구 실책들이 실점의 빌미가 되며 김광삼을 힘들게 했습니다.

 

수비에서도 강한 타구이기는 했지만 2루수 김태완이 3회 어처구니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김선빈의 선제 스리런 홈런도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 LG는 스스로 자멸한 경기를 했고, 기아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손쉬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6회와 7회 1득점씩을 한 기아이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대량 득점도 가능한 상황에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상황들은 기아에게는 옥에 티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득점 차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 득점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8회 말 LG에게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장면을 보면서 6-0으로 앞서기는 했지만 연속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기아로서는 후회막급인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LG의 무력함이 점수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2사 2, 3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6-2, 최대 6-3까지 LG가 기아를 쫓아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기를 잘 넘긴 기아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이범호가 부진을 탈출하는 연속 안타를 치고 부진했던 김상현이 가장 먼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LG와의 잠실 대결에서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냈습니다.

2위와의 승부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같은 날 3위 삼성이 패하며 기아는 시즌 첫 3위에 올라서며 1위와의 승차도 가시권 안에 두며 SK와 3연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1위와 3위의 맞대결은 자연스럽게 올 시즌 우승 가능성에 대해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LG로서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어처구니없이 기아에 덜미를 잡히며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선발 난조로 고생하는 SK는 위기 속에서도 1위를 지키며 파죽지세로 올라오는 기아와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주말 경기에 윤석민과 트레비스를 맞이해야 하는 SK로서는 힘겨운 승부를 할 수밖에는 없고 상황에 따라서는 1위 자리마저 위험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김선빈은 최근 다섯 경기에서 7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0타점을 올리며, 29타점으로 팀 내 타점 2위에 오르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중심 타자들이 제몫을 못해주는 상황에서 기아를 3위까지 올라서게 만든 가장 큰 동력은 위대한 2번 타자인 김선빈의 활약이었습니다. 떨어졌던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며 맹타를 휘두르는 김선빈은 4번보다 훨씬 위대한 2번 타자임을 오늘 경기에서 증명해주었습니다.

손목 부상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이범호가 오늘 막판 2개의 안타를 쳐내며 타격감 조율을 하기 시작했고 김상현이 큰 홈런을 때리며 다시 한 번 기대를 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김상형의 이 홈런이 그의 잠자는 타격감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면 기아의 연승도 무리는 아닐 테니 말입니다.

자신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사흘 만에 자진 등판하는 양현종의 패기가 과연 승패에도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기아의 최근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연속된 부진으로 침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부진을 스스로 털고 일어나겠다는 양현종의 의지는 선수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위를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시즌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는 SK를 맞이해 과연 기아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그 중심에 작은 거인 김선빈이 존재하고 그의 활약 여부는 SK와의 3연 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는지 결정해주는 중요한 키 플레이어가 될 듯합니다. 체구는 작지만 악착같은 수비와 멋진 홈런으로 기아에게 승리를 선사한 김선빈은 오늘의 영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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