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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KT에 3-2 승, 김원섭 7회 결승타 이겼지만 아쉬웠던 경기력

by 스포토리 2015.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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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최하위 KT를 홈으로 불러 3연전 첫 승을 올렸다.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반격을 시작한 KT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력이 낮은 그들을 상대로 기아는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다. 홈 6연전에서 압승을 거두기 위한 기아의 전술에도 시작은 불안하기도 했다.

 

양현종의 부진한 투구, 터지지 않는 타선 돌아온 김원섭이 해결했다

 

 

 

 

양현종과 옥스프링. 양 팀의 에이스가 맞붙은 오늘 경기는 점수가 크게 나지 않았지만 투수전의 재미를 느끼기에도 부족한 경기였다. 워낙 시작부터 좋지 않았던 양현종으로 인해 경기는 힘들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잔 실수들이 이어지며 경기력마저 떨어진 오늘 승부는 아쉬움이 크게 자리했다.

 

KT가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연승을 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1점차 신승은 아쉽기만 하다. KT 에이스인 옥스프링에 막힌 것은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공략 못한 투수는 아니라는 점에서 기아의 불안전한 타선은 여전히 기아의 아킬레스 건으로 다가온다.

 

선발 두 투수는 비슷한 패턴의 경기력을 보였다. 1회 쉽지는 않았지만 실점 없이 넘겼고, 2회 말도 안 되는 실책들이 쏟아지며 실점을 하는 상황도 비슷했다. 1회 사구를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던 양현종은 2회 선두타자인 장성우와 박경수를 연속 볼넷으로 내주며 불안한 상황을 만들었다. 박용근은 당연하게 희생번트를 했고 이 공을 잡은 투수 양현종이 문제였다.

 

희생번트는 투수 앞으로 향했고, 곧바로 잡아 송구만 제대로 했다면 병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글러브 안에서 한 번 더듬은 상태에서 급하게 3루 송구를 한 양현종은 스스로 1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점프를 해서도 잡을 수 없는 공은 그렇게 실점의 빌미가 되었다. 후속 타자인 용덕한이 2루 땅볼로 추가점을 올리며 KT는 안타 하나도 치지 않은 채 2-0으로 앞서나갔다.

 

KT가 양현종을 상대로 안타 하나도 없이 2득점을 했지만 기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 말 공격에서 선두타자인 이홍구의 유격수 앞 강한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좌익수 쪽으로 흘러가는 안타로 포문은 열렸다. 실책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 안타에 이어 2사 상황에서 이은총의 잘 밀어 친 안타까지 이어지며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부담스러운 김원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옥스프링은 하지만 강한울을 넘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잡아낸 옥스프링은 낙폭이 큰 변화구를 이용해 신인인 강한울을 잡으려 했지만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유격수를 뚫고 중견수를 향한 공은 2타점 적시타가 되었고, 경기는 곧바로 균형을 잡게 되었다. 2회 양 팀이 2득점을 한 후 경기는 소강상태를 이어갔다.

 

제구나 구속이 마음처럼 되지 않은 양현종이었지만 재미있게도 5회 2사 후 송민섭에게 내준 안타가 오늘 경기 첫 안타였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안타는 맞지 않고 5개의 사사구를 남발한 양현종이지만 안타는 5회 2사 후에나 내줄 정도로 KT 타선은 잡아냈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만큼 KT 타선이 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111개의 투구 수로 1피안타, 7탈삼진, 5사사구, 2실점, 1자책을 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다. 초반 너무 많은 사사구를 남발하며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탓에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팀의 에이스로 최약체 팀을 맞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승리하는 것은 그에게는 숙명이자 당연한 과제였다. 에이스에게 부여되는 과제는 그만큼 무겁고 강하기 때문이다.

 

KT가 무기력한 타격을 보인 것처럼 기아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옥스프링의 낙차 큰 커브에 좀처럼 공략법을 찾지 못하는 기아 타선 역시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주전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신인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아는 부족한 부분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팀의 주축이어야 하는 최희섭은 벌써 체력적인 문제로 초반 강력했던 타자의 위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 타선은 멀티 안타를 친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다섯 개의 안타가 산발적으로 터진 상황은 그래서 답답하기만 하다. 그나마 9번부터 3번까지 안타가 이어지며 교점을 찾아 득점에 성공했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다.

 

옥스프링의 제구력과 낙폭이 큰 커브는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공략을 하지 못할 정도의 마구는 아니라는 점에서 기아의 아쉬움은 더욱 크게 자리한다. 서울에서만 막강한 힘을 보여주는 이범호는 홈으로 돌아와 다시 침묵을 시작했다. 그나마 필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받쳐주는 타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조금씩 과부하가 걸리는 모양새다.

 

부상 이후 복귀해 매일 좋은 타격을 보이는 김원섭이 그나마 최근 기아를 이끄는 핵심 타선이지만, 전체적으로 상대 투수를 제압할 타순이 아니라는 점에서 강팀을 상대로 승률이 떨어지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으로 다가온다. 2-2 동점 상황에서 7회 기아는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호령이 옥스프링을 상대로 볼넷을 얻고, 2루 도루에 성공한 후 김원섭의 극적인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7회 기아가 역전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용덕한의 투수 리드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다가왔다. 김호령이 2루 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고, 김원섭을 상대하면서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인 그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무리한 승부로 적시타를 내준 과정 자체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옥스프링은 7이닝 동안 106개의 공으로 5피안타, 7탈삼진, 3사사구, 3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팀 타선이 안타 하나를 뽑아낸 상황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옥스프링은 아쉬움이 컸을 듯하다. 팀 타선의 도움만 있었다면 당연히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지만, 타격이 약한 팀의 마운드가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불운은 옥스프링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KT는 양현종을 상대로 뽑은 1안타가 전부였다. 1안타 경기로 상대를 제압할 수는 없다. KT 역시 부상 선수들이 많고 올 시즌 첫 1군 도전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한 전력이지만 그 심각함이 크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즌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과연 1할 승부를 넘어설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KT의 공격력은 무기력했다.

 

침묵한 양 팀의 타석이 수요일 경기에서는 폭발할 수도 있다. 엄상백과 스틴슨의 선발 맞대결에서 당연하게 기아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기복이 있는 스틴슨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도 없다. 8점대 방어율을 보이는 엄상백이라는 점에서 기아 타선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높다. 두 투수 모두 피안타율이 2할대 후반과 중반이라는 점에서 오늘과 같은 빈타가 아닌 타격전을 점쳐 볼 수 있을 듯하다.

 

기아는 KT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만족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팀 5안타에서도 알 수 있듯 빈공으로 상대를 제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팀 타선이 다시 정비가 되면 모를까 현재의 기아 전력으로는 신인 선수들을 대거 동원한 리빌딩 원년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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