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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21안타로 방어율 1위 카도쿠라를 잡았다

by 스포토리 201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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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독수리에게 심하게 쪼였던 호랑이가 광주 홈으로 돌아와 사자를 상대로 21안타를 몰아치며 사자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무뎌졌던 호랑이 발톱을 새롭게 다듬은 기아가 삼성을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기아 살아난 타격 지속될 수 있을까?




SK가 강팀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꾸준함과 끈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많은 이들은 강팀이라고 합니다. 기아가 강팀일까요? 이름만 보면 기아는 만년 우승후보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아에 우려의 목소리들이 많은 이유는 꾸준함과 끈끈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21안타, 17득점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것은 얼마나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줄 것인지 입니다.

무너진 카도쿠라 폭발한 기아 타선

대전에서 가진 한화와의 3연전은 기아에게는 힘겨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약팀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조건들을 두루 갖춘 채 허망한 경기로 많은 아쉬움을 던져주었습니다. 야왕과 아이들이 펼치는 끈끈한 경기는 무력해진 기아의 약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이는 곧 기아가 강팀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광주 홈으로 내려와 방어율 1위를 기록 중인 삼성의 카도쿠라와 만난 금요일 경기는 기아에게 무척 중요했습니다. 3위까지 떨어지며 중위권 싸움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성과의 3연전은 중위권 추락이냐 상위권 굳히기냐를 결정할 수도 있는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더욱 전날 한화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기아로서는 오늘 경기까지 삼성에 내준다면 연승을 달리고 있는 그들에게 광주 3연전마저 내줄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카도쿠라는 기아를 상대로 제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방어율 1위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높게 형성되는 공과 밋밋한 변화구, 치기 좋은 포크볼은 더 이상 위력을 가질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처럼 이용규의 활약이 중요했던 1회 첫 타석. 이용규는 카도쿠라를 상대로 안타를 쳐내면서 기아의 타선 폭발을 이끌었습니다. 

제 모습을 찾지 못하던 최희섭은 광주에 내려와 시즌 첫 3루타를 쳐냈고 나지완과 김상현이 연속 안타를 만들어내며 카도쿠라가 오늘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아 타자들이 안타를 치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공들은 가운데로 몰리고 높게 형성되며 타자들로서는 공략하기 쉬운 공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으로 앞서던 기아는 2회 초 2군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모상기가 1군 첫 경기 첫 타석에서 트레비스를 상대로 시원한 솔로 홈런을 날리며 2-1까지 곧바로 추격하며 연승 삼성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득점 후 실점으로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트레비스는 안정을 찾아 삼성 타선을 잠재웠습니다. 그렇게 오늘 경기를 마무리한 운명의 3회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범호가 카도쿠라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치는 아름다운 타격으로 선제 2루타를 치고 나가며 기아의 맹타는 시작되었습니다. 최희섭이 볼넷을 얻어 주자 1, 2루인 상황에서 의외로 나지완이 2루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습니다. 

카도쿠라의 폭투로 1사 2, 3루가 되며 김상현과 신종길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4-1까지 앞서간 기아는 차일목, 박기남으로 이어지는 연속 안타와 김선빈의 적시 2루타까지 나오며 7-1까지 달아났습니다. 그동안 굶주렸던 기아의 타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이범호 타선에서 폭투 볼넷이 이어지며 다시 추가 실점을 하고, 최희섭이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얻고, 나지완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11-1까지 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 

3회 타자일순하며 8안타, 2볼넷, 9득점을 한 기아는 방어율 1위인 카도쿠라를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만들었습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오늘 경기는 사실상 3회 모든 것이 끝나버렸습니다. 기아 타선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한 것은 10점이나 벌어진 상황에서도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는 점입니다.

점수 차가 난 이후 타선들이 큰 것들을 노리며 타격 페이스를 잃고 추가점을 얻지 못해 후반 역전 당하던 패턴과는 달리, 기아는 5회 2사후에 최희섭과 나지완의 안타로 추가 2득점을 했습니다. 6회에도 박기남의 2루타와 이현곤의 적시 2루타를 묶어 한 점을 추가했고, 7회에 1사후 나지완과 최훈락이 안타를 치고 2할 초반 타율로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던 김상훈이 스리런 홈런을 쳐내며 17-1까지 점수 차를 벌려놓았습니다.

한화나 LG와의 경기에서 위닝 시리즈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초반 대량 득점을 하고나서 침묵으로 이어지며 중반이후 상대팀의 추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잔루가 많아지고 추가점이 나와야할 시점에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기아의 타자들의 모습은 이기고 있으면서도 불안함을 만들며 상대팀들이 추격할 수 있는 여지만 만들고는 했습니다. 


지난 6연전과 달리, 삼성과의 광주 첫 경기에서 엄청난 득점보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초반 대량 득점을 하고난 후에도 끈질긴 타격으로 루상의 주자들을 불러들이려 노력하는 기아의 타선이 보기 좋았습니다. 선발과 후보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타자들이 벌이는 선의의 경쟁은 흥겨운 타격으로 이어졌고 이런 상황에서 선발 트레비스는 손쉽게 시즌 5승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21안타를 몰아치며 17득점을 한 기아의 타선이 주말 경기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가장 강력한 허리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이 금요일 경기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질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물론 삼성으로서도 연승 후유증으로 인해 선수들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너무 큰 점수 차로 진 금요일 경기가 약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아가 주말 경기에서도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경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어떻게 지느냐는 무척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박수를 보낼 수 있는 패배는 팀을 강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도 허망하게 무너지는 경기는 팀 전체 사기를 떨어트리고 이는 곧 연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기아가 강팀으로 타 팀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한 경기 잘하고 다음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팀이 되어있는 경기들이 이어진다면 믿음을 주는 팀으로 기억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8연승 이후 2승 4패로 흔들렸던 기아가 삼성을 통해 17 득점을 올리며 새로운 전환점을 잡았기를 바랍니다. 

부진했던 최희섭이 사이클링에서 홈런만 작성하지 못한 채 3안타를 쳐냈고, 김상현 역시 3안타 경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들이 주말 경기에서도 허망한 스윙이 아닌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안정된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이범호의 꾸준함에 나지완이 복귀 후 연일 맹타를 터트리며 기아 중심 타선을 강력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희섭과 김상현까지 가세한다면 리그 최고의 중심타선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초반 경기가 기아 쪽으로 완벽하게 넘어서며 오늘 경기의 관심은 3년 11개월 만에 1군에 올라온 김진우였습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낸 그가 과연 야구선수로서 다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던 팬들에게 8회 보여준 그의 피칭은 박수를 보낼 만 했습니다. 

빗맞은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묵직한 직구와 각이 좋은 변화구를 통해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진우의 피칭은 합격점을 받을 만 했습니다. 물론 승패가 결정 난 팀과의 한 이닝으로 그를 모두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의 안정된 피칭은 과거 '제 2의 선동렬'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시절을 회상하게 만들었습니다. 몇 경기를 더 던지면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게 되겠지만 3년 11개월 만에 마운드에 오른 김진우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윤석민vs배영수가 맞붙는 토요일 경기는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에이스를 내보낸 기아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경기이고 1패를 안고 나서는 삼성으로서는 위닝 시리즈를 위해서는 토요일 경기를 내줄 수는 없습니다. 과연 기아 타선들이 토요일 경기에서도 얼마나 선발 투수를 도우며 승리를 만들어줄지 기대됩니다. 금요일 폭발이 기아 타선이 타격감을 깨우는 경기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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