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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로페즈 완투 투혼 가르시아 만루 홈런도 잠재웠다

by 스포토리 201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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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가 왜 대단한 투수인지를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솔로 홈런과 만루 홈런을 맞으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9이닝을 완투하며 시즌 7승을 올린 로페즈의 역투는 기아의 재역전을 이뤄냈고, 흔들리던 기아에게 끈끈한 야구를 선사했습니다. 야왕의 마법도 무의미하게 만든 로페즈는 대단했습니다.

야왕마저 울린 로페즈의 완투 놀랍다



오늘 경기의 MVP는 로페즈였습니다. 가르시아가 롯데에서 퇴출된 뒤 한화의 부름을 받고 금의환향 받은 후 첫 홈런을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으로 기록하며 한밭벌을 뜨겁게 달구었지만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로페즈였습니다. 무참하게 무너진 기아 볼펜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은 선발 투수가 전부인 상황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완수한 그의 투혼은 기아가 재역전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가르시아 만루 홈런보다 값졌던 이범호의 동점 2루타

어제 보여주었던 한화의 능력은 대단했습니다. 선발 에이스가 스리런 홈런으로 흔들린 상황에서 곧바로 추격전에 나서 6, 7회 대거 12득점을 올린 한화의 집중력은 놀랄 정도였습니다. 한화가 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인지를 잘 보여준 화요일 경기처럼 그들의 투혼은 오늘도 대단했습니다.

 

경기 초반은 기아의 완벽한 흐름이었습니다. 선발 양훈을 상대로 1회부터 김선빈이 2루타를 치며 타격감을 잡아가더니 2회 김상현이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며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습니다. 신종길이 진루타를 치고 차일목이 볼넷을 얻은 상황에서 박기남이 오늘 경기 첫 타점이 되는 적시타를 치며 순조로운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이용규는 적시 2루타로 점수를 2-0까지 벌렸고 1사 2, 3루 찬스에서 김선빈은 싹쓸이 2루타로 4-0까지 달아났습니다. 로페즈가 마운드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 4득점은 대단히 큰 점수였습니다.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2회 말 한화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기아의 탄탄한 저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완벽한 마운드를 더욱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점이 필요했다는 사실입니다. 흔들리는 양훈 선수에게 매 회 주자를 내보내며 득점 찬스를 만들고서도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을 뽑지 못하는 모습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4월 답답한 경기를 할 때의 특징은 루상의 주자를 불러 오지 못하는 변비 공격력의 한계였습니다. 오늘 역시 잔루가 너무 많았던 기아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고 그래서 고전을 해야만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마운드에서 로페즈가 호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득점을 해주지 못한 것은 역전의 빌미로 다가왔습니다. 3회에서도 나지완과 신종길이 1사 후 연속 볼넷을 얻으며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4회에서도 이용규가 1사 후 안타로 나갔지만 도루에 실패하며 득점을 하지 못했습니다. 

4회 장성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맞이한 7회 나지완이 안타로 나가 기회를 잡았지만 김상현이 병살로 무산시키며 로페즈의 어깨만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문제의 6회. 기아는 2사 후 박기남과 이용규가 연속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나가며 이범호 앞에 만루 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범호가 득점타를 쳤다면 한화의 극적인 6회는 오지 않았을 겁니다. 믿었던 이범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심리적 압박을 느낀 기아는 6회 말 이여상이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며 역전의 빌미를 만들었습니다. 강동우의 기습번트가 세이프가 되고 장성호까지 볼넷을 얻으며 1사 만루의 위기에 처한 로페즈는 4번 타자 최진행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2타수 무안타로 로페즈에게 꼼짝 못하던 가르시아가 극적인 만루 홈런으로 단숨에 4-5로 역전을 시키며 한화의 달라진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실투에 가까운 공을 던져 의외의 역전 홈런을 맞은 상황에서도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킨 로페즈로 인해 기아는 8회 초 다시 기회를 잡습니다.

8회 1사 후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 나간 후 부진했던 이범호가 깨끗한 적시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고 나지완이 결승 타점이 될 외야 희생 플라이를 쳐내며 기아는 재역전에 성공했습니다. 9회 말까지 마운드에 오른 로페즈가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내며 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기아를 살려냈습니다. 

마운드에게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투구를 끝까지 한 로페즈의 호투는 기아 타자들을 깨웠고 이는 곧 재역전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가르시아가 통쾌한 역전 만루 홈런을 뽑아내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한 방은 재역전의 시작이었던 이범호의 동점 2루타였습니다. 


로페즈 9회 완투하며 놀라운 투혼을 선보였다

왜 로페즈가 뛰어난 선수인지를 그 스스로 오늘 경기에서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4회 장성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는 순간까지 어제 12 득점이나 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으며 퍼펙트 경기를 펼쳐나갔습니다. 포수 차일목이 요구한 공이 아닌 치기 좋은 높이의 공이 들어가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로페즈의 공은 공략하기 힘든 공이었습니다.

홈런 이후에도 잘 막아내던 로페즈는 6회 이여상에게 선두 타자 안타를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강동우가 3루 쪽으로 댄 기습 번트가 나갔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며 살아난 상황이 로페즈에게는 악몽 같았을 듯합니다. 이후 보내기 번트와 볼넷이 이어지며 만루의 위기에서 가르시아에게 한 방을 맞으며 역전을 당하는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4번 타자 최진행까지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 탈출이 예상된 순간 가르시아에게 강력한 한 방을 맞은 로페즈는 그 이후 보인 투구로 그가 왜 최고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올 시즌 첫 만루 홈런으로 자신의 승까지 놓친 상황에서 그가 보여준 의연한 투구는 기아가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트레비스가 지난 경기에서 초반 무너지며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분을 참지 못하는 장면과는 너무 비교되는 로페즈의 평정심에서 나오는 투구는 결과적으로 기아를 위기에서 구원해주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7회 기아는 좋은 기회에서도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무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로페즈는 7회 고동진의 선두 타자 안타를 맞는 위기 상황을 범타로 처리하며 기아에게 다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9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로페즈는 자신에게 만루 홈런을 뽑아낸 가르시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대타로 등장한 김경언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습니다. 마지막 타자가 된 고동진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재역전으로 승리 투수가 된 로페즈는 오늘의 영웅이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굳건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로페즈의 역투는 기아 타자들에게 재역전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주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볼펜 진들이 일거에 무너지며 타선마저 무력하게 한 것과는 명확하게 비교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볼펜으로 인해 교체도 하지 못한(초반 워낙 좋은 투구로 투구 수 조절 성공이 중요하게 작용)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끝내 승리 투수가 된 로페즈의 투혼은 많은 선수들이 본받아야만 하는 정신이었습니다. 

로페즈는 9이닝을 완투하며 109개의 공을 던져 6안타, 1사사구, 4삼진, 4실점으로 비록 퀄리티스타트를 하지는 못했지만 한화 타선을 마지막까지 틀어막으며 시즌 7승째를 올렸습니다. 로페즈의 호투에 빛을 발하기는 했지만 한화의 선발 투수였던 양훈 역시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최근 한화의 상승세가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기아는 9번 박기남에서 이용규,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안타를 양산해내며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세 타자가 팀의 14개 안타 중 10개의 안타를 만들어낼 정도로 오늘 경기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타점 역시 팀의 6점 중 4점을 이들 셋이 해내며 로페즈를 패에서 구원해준 주역 역할을 잘 해주었습니다. 

14안타와 8개의 사사구를 얻어내고도 6득점에 그친 기아는 중심타선들이 제몫을 못해주며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갔습니다. 최희섭은 삼진 3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김상현은 병살을 포함해 4타수 1안타에 그치며 해결사 노릇을 전혀 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기아가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양현종이 한화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무척 중요해졌습니다. LG를 2연패로 몰아가며 2위를 굳혀가고 있는 삼성과의 3연전을 앞둔 기아로서는 이번 한화와의 경기에서 위닝 시리즈는 무척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터지지 않는 중심타선이 얼마나 변비 탈출에 성공할지와 초반 무너지지 않고 후반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양현종이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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