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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나지완의 스리런 홈런이 윤석민 8승을 완성했다

by 스포토리 201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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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연 이틀 두 자리 수 안타를 치며 삼성을 3위로 떨어트리고 다시 2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트레비스와 윤석민이 선발 투수로서의 요건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고, 타자들이 잔루 없이 득점권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며 중요한 시점 2연승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나지완을 깨워준 이범호, 가르시아 효과를 넘어섰다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점으로 기아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된 나지완은 부상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자신의 타격에 대한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그 모든 것이 이범호의 조언으로 만들어졌다는 말로 그가 기아에 얼마나 대단한 존재가 되어 가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힘겨웠던 배영수와 아쉬웠던 윤석민

한 때 배영수하면 삼성 에이스로서 프로야구를 호령했었던 존재였습니다.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에 칼날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두렵게 하던 그도 잦은 부상과 나이의 벽을 넘기에는 한계가 있나 봅니다. 물론 기아와의 경기에서 초반 무너지며 아쉬움을 주었지만 작년과 올해 자신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 배영수는 다음 경기에서는 오늘 경기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배영수가 못 던 졌다기보다는 기아 타자들이 너무 잘 쳤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어제 경기에서 방어율 1위였던 카도쿠라를 상대로 안타 폭격으로 조기 강판을 이끌었던 기아 타선은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초반 배영수의 공을 공략하기 힘들어하던 기아의 공격은 3회 말 9번 타자 박기남의 안타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기아의 타격에 배영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나지완의 홈런까지 이어지며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선발투수 최소 요건인 5회 마저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만든 기아의 타격은 5회 말 다시 이어지며 배영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게 만들었습니다. 필승조인 권오준마저 민망하게 만든 기아의 타선은 '오늘만 같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흐뭇했습니다.

배영수는 4 1/3이닝 동안 99개의 투구로 6안타, 3사사구, 2삼진, 7실점으로 한껏 올라간 방어율로 시즌 4패째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배영수로서는 자신의 주자이기는 했지만, 권오준이 루상의 주자들을 막아주기를 바랐을 듯합니다. 하지만 기아 타자들은 배영수가 내려간 후 3득점을 더하며 패배와 함께 방어율만 한껏 올려놓았습니다.

시즌 8승을 올린 윤석민의 투구도 완벽했지만 8회 최형우에게 맞은 스리런 홈런은 옥에 티가 되고 말았습니다. 7과 2/3이닝 동안 109개의 투구로 7안타 1사사구, 5삼진, 4실점으로 시즌 8승을 올리기는 했지만 스리런 홈런은 아쉬웠습니다.

윤석민의 오늘 투구는 초반 압도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4회까지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33개의 볼만 던질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으로 삼성을 압도해나갔습니다. 문제는 5회 부터였습니다. 최형우에게 오늘 경기 첫 안타를 맞고, 유격수 앞 땅볼로 병상을 면한 그가 도루를 통해 2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5경기 동안 안타가 없었던 손주인이 첫 안타를 득점타로 만들며 삼성에게 희망을 전해주었습니다.

5회 2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아쉬움을 주었던 윤석민은 8회 교체 타이밍에서 자신이 마무리하겠다며 마운드에 남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투구 수 100개가 되면서 확연하게 떨어진 구위가 문제가 되어 교체가 절실했던 순간 윤석민은 자신이 이닝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했고, 팀 에이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던 벤치는 아쉬움을 토로해야만 했습니다.

전 이닝과는 달리, 높게 형성된 밋밋한 공은 최형우에게 스리런 홈런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완승이 예상되었던 경기는 9-4까지 간격이 좁혀지며 볼펜을 바쁘게 만들었습니다. 완벽했던 윤석민에게 아쉬웠던 단 하나는 교체 타이밍이었습니다.


나지완의 초반 스리런 홈런vs최형우의 막판 스리런 홈런

삼성으로서는 첫 날 경기를 잡아야만 했습니다. 기아의 에이스 윤석민이 등장하는 토요일 경기는 너무 힘든 경기일 수밖에 없었기에 에이스 카도쿠라가 나온 금요일 경기는 삼성이 위닝 시리즈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승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화와의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났던 기아 타자들은 절치부심하며 광주 홈에서 터지지 않았던 타격이 폭발하며 방어율 1위 카도쿠라를 무너트리고 토요일 등판한 배영수마저 침몰시키며 이틀 연속 편안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완벽한 페이스를 자랑하는 기아 선발진은 삼성과의 두 경기에서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주었습니다. 튼튼하게 마운드를 지켜주는 상황에서 편안하게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기아는 잔루를 만들어내는 타격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의미 있었습니다. 

LG와 한화 경기에서 기아가 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잔루가 너무 많았다는 사실이지요. 점수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서 루상의 주자를 불러오지 못하면 경기에서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선발 투수들이 아무리 잘해도 타자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이지요. 기아가 삼성과의 경기에서 이전 경기와 달리, 2연승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타선에서 적시타를 쳐주었기 때문입니다. 
 


초반 배영수의 투구에 밀리던 기아는 3회 말 9번 타자 박기남이 안타를 쳐냈습니다. 이용규의 기습 번트 실패에도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 기회를 이어가고 이범호가 적시타로 첫 득점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최희섭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다시 루상의 주자만 남기고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 순간 나지완이 바깥쪽 높게 형성된 볼을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밀어서 스리런 홈런을 만드는 순간 오늘 경기도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게 해주었습니다.

괴물 류현진에게도 비슷한 공을 가볍게 밀어 홈런을 만들어낸 나지완은 완벽에 가까운 타격감으로 기아의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타격으로 가볍게 안타를 만들어내며 기아 공격을 이끄는 그의 타격은 김상현이 배워야만 하는 타격이었습니다.

나지완의 스리런 홈런으로 4-0까지 달아난 기아는 5회 손주인의 적시타로 4-1까지 쫓겼지만 5회 말 기아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1사 후 김선빈이 안타를 이범호가 그린 몬스터를 맞추는 2루타를 만들자 삼성은 최희섭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펼쳤습니다. 선발 배영수를 권오준으로 교체하며 병살을 노린 삼성은 나지완의 강한 타구가 투수 권오준의 팔에 맞으며 굴절되며 병살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김상현이 가벼운 타격으로 적시타를 치며 7-1까지 달아나며 오늘 경기도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6회 말에도 박기남과 이용규의 연속 2루타로 8-1까지 달아난 기아는 이범호가 큼지막한 안타를 쳐서 9-1까지 달아나며 윤석민의 8승은 9부 능선을 넘어서게 만들었습니다. 8회 최형우가 시원한 스리런 홈런으로 9-4까지 쫓아오기는 했지만 기아는 삼성을 누리고 2연승을 달성하고 반 게임차로 2, 3위 순위를 바꾸기까지 했습니다.

매일 이런 식의 공격만 이어진다면 기아가 질 일은 없어 보이지요. 이범호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4, 5점만 뽑아준다면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하듯 기아의 승리 공식에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타선임을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안정된 선발에 타선까지 터져준다면 기아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테니 말이지요. 하지만 기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다시 한 번 볼펜이라는 사실을 오늘 경기에서도 보여주었습니다. 윤석민이 홈런을 맞고 내려가고 왼손 투수인 심동섭이 올라왔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1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손영민으로 교체된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점수 차가 난 상황에서 기아 볼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손영민을 내보낸 것도 문제이고 18개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상황도 아쉽기만 합니다. 일요일 경기에 정인욱과 서재응이 예고된 상황에서 기아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볼펜이 절실하게 되었습니다. 볼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경기에서 가장 믿을 만한 손영민을 내세워야만 하는 기아로서는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심동섭이 깔끔하게 8회를 마무리했다면 유동훈이나 박경태, 김진우 등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동섭이 홈런 이후 삼성의 기를 막아주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볼펜 에이스 손영민을 내보내야만 했고 이는 곧 일요일 경기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한기주가 1군에 복귀하고 김진우의 페이스가 올라오면 볼펜 진들은 현재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볼펜이 자신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투구를 해줘야만 기아가 어게인 2009를 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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