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의 9승 투구와 기아의 융단폭격이 한화를 잠재웠다

by 스포토리 2011. 7. 2.
반응형
선두 SK와의 경기에서 2연승을 하며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린 한화가 기아와 맞섰지만, 화력의 차이와 윤석민을 넘어서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습니다. 가르시아를 중심으로 대단한 파괴력을 보여주었던 한화의 타선도 기아 에이스 윤석민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의 시즌 9승 달성과 두 개의 축포




기아 타선은 에이스 윤석민이 등판하는 경기에는 평균 7득점을 올리며 그가 승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마운드를 튼실하게 지켜주고 그런 그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는 타자들로 인해 에이스의 승리 공식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기만 합니다.


윤석민과 김혁민,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기적은 없었다

윤석민이 13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일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습니다. 장마로 인해 등판 시기가 조절되며 약했던 롯데 전을 피해 한화와의 3연전 첫 경기에 등판한 윤석민은 역시 에이스였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한화 1번 타자인 강동우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고 3번 장성호에게도 초구 안타를 내주며 실점 위기에서 4, 5번 타자들을 만났지만 윤석민은 최진행과 가르시아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 했습니다.

위기를 벗어난 기아는 1회 공격에서 타격의 신이 되어가는 이용규가 안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만들고 김상현과 나지완이 적시타를 치며 2-0까지 달아났습니다. 차일목이 볼넷을 얻어 1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간만에 선발 출전한 신종길이 적시타를 치며 3-0까지 점수를 벌인 기아는 김주형의 타격이 아쉬웠습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병살로 끝나며 한화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듯했기 때문이지요.

이런 아쉬움마저도 윤석민을 흔들지는 못했습니다. 2, 3회 한화 타선을 간단하게 잠재운 윤석민은 4회에는 김선빈의 신들린 듯한 수비로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최진행의 날카로운 유격수 땅볼은 김선빈의 화려한 수비에 막혀 범타가 되었습니다. 철저하게 끌어당기는 가르시아가 윤석민을 맞아 자신을 위한 수비 쉬프트를 무너트리겠다고 작정이라도 한 듯 밀어 친 공이 절묘한 지역으로 날아갔고 많은 이들은 안타가 될 것이라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공을 끝까지 따라간 김선빈은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습니다. 김선빈이 아니면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환상적인 그의 수비는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던 윤석민을 도왔습니다.

1회 3점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한 기아는 5회 말 다시 한 번 중심타선인 김상현과 나지완이 연속해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5-0까지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한화도 만만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순위는 7위이지만 경기차가 별로 나지 않은 중위권 팀인 한화의 저력은 6회 윤석민을 상대로 한 공격에서 드러났습니다.

2번 한상훈이 윤석민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장성호를 삼진으로 잡는 사이 2루 도루를 한 그는 최진행의 안타로 1사 1, 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어제 스리런 두 방을 날리며 '미스터 스리런'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가르시아가 다시 찾아온 스리런 기회에 욕심 부리지 않고 적시타를 때려내며 첫 득점을 한 상황에서 정원석이 완벽한 타격으로 윤석민에게 1타점 2루타를 뽑아내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자신들에게 한 번 주어진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이어가는 모습은 한화가 얼마나 강한 팀이 되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니 말입니다. 더욱 기아의 에이스를 상대로 집중 안타를 치며 득점까지 뽑아내는 과정은 한화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윤석민이 대단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대로 보여 졌습니다. 13일을 쉬면서 육체적인 힘은 많았지만 피칭 파워가 많이 떨어진 윤석민이 6회 들어 상대 타자들의 배트 중심에 맞으며 위기에 빠진 상황은 자칫 대량 실점을 하며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은 2실점 후 이여상을 3루 땅볼로 잡아내고 대타로 등장한 고동진 마저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화에게 더 이상의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윤석민의 호투에 보답이라도 하듯 기아 타선은 홈런 두 방을 포함한 맹타로 한화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윤석민은 6이닝 동안 98개의 투구로 7안타, 1사사구, 6삼진, 2실점으로 시즌 9승을 올리며 다승 단독 1위에 올라서며 팀의 에이스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주었습니다. 많은 불펜 투수들이 등장한 이날 경기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광주일고 1년 선후배 사이인 심동섭과 유창식이 마운드 대결을 벌였다는 점입니다.

모두 기아와 한화에 의해 1차 지명을 받은 미래의 왼손 에이스들인 이들 선수들의 피칭을 보는 것도 제법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프로야구 데뷔 경기를 치른 안영진과 홍건희가 각각 1실점씩을 당하며 신고식을 치른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에이스의 힘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 윤석민의 투구는 6회 흔들리기는 했지만, 시종일관 자신만의 페이스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며 완벽한 승리를 올렸습니다.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11승 까지도 가능해 하반기 갑자기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윤석민 개인 최고 승수와 함께 최다승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안치홍의 투런과 차일목의 스리런, 폭발하는 기아 타선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라서 그런지 시작과 함께 기아의 타선은 불을 뿜었습니다. 1회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보내기 번트, 이범호가 볼넷을 얻은 상황에서 살아나기 시작한 김상현이 무리한 스윙을 하지 않고 적시타를 치며 첫 득점을 하는 상황들이 자연스럽고 강력했습니다. 여기에 나지완 마저 힘이 아닌 기교와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추가점을 뽑는 장면에서 기아의 힘이 전해졌습니다.

비록 김주형이 병살로 추가 대량 득점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이종범에 의해 선발 출전이 줄어든 신종길에 간만에 찾아온 기회에 타점을 올리는 안타를 쳐내며 위력 시위를 한 부분도 기아의 전력이 얼마나 탄탄해졌는지를 느끼게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에게는 가장 아쉬운 상황이고 한화로서는 최고의 순간은 2회였습니다. 안치홍이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치고 달리기 작전을 구사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던 기아는 오히려 상대의 피치아웃에 걸려 2루에서 아웃 당하는 상황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이후 이용규가 볼넷을 얻은 후 곧바로 도루를 시도했지만 신경현의 부상으로 갑자기 올라온 박노민의 완벽한 송구로 2루에서 자연 태그아웃 당한 상황은 기아로서는 악몽 같았습니다.

연속해서 몰아붙인 발야구가 상대 팀에게 제압당한 후 자칫 역전을 분위기를 제공할 수도 있을 정도로 2회 공격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윤석민이 흔들리지 않고 한화 타선을 잠재워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발 빠른 주자들이 연속으로 잡히는 상황은 기아 타선을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3득점 후 침묵하던 기아는 5회 말 이용규가 안타를 만들어내면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김선빈의 보내기 번트로 주자 2루 상황에서 이범호가 노려 친 타격이 좌익수가 펜스 앞에서 잡아내며 기회가 무산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지만 김상현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2사후 상대의 유인구에 속지 않고 자신의 타격을 하는 김상현은 완벽한 부활에 다가간 모습이었습니다. 나지완까지 득점타를 치며 5점을 얻은 기아는 만약 5회 공격에서 추가 득점을 하지 않았다면 한화에게 역전도 당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가능한 상황이지만 6회부터 한화 타선이 윤석민의 공을 정타를 치기 시작하며 반격을 했기 때문이지요. 만약 5회 기아가 2득점을 하지 않았다면 3-2까지 따라 붙은 상황은 두 팀 모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위기를 넘기는 다시 기아에게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2실점 한 후 6회 말 공격에서 기아는 신종길이 2루타를 치고 안치홍이 장외 투런 홈런을 날리며 승부를 7-2까지 벌리며 오늘 경기는 끝이 났습니다. 부상으로 2군에 머물다 복귀한 안치홍이 오랜 만에 날린 이 홈런 한 방은, 혹시나 하는 한화를 좌절하게 만들고 윤석민의 시즌 9승을 완성해준 홈런이었습니다.

기아는 공격은 7회 다시 한 번 터졌습니다. 김상현이 볼넷을 얻고 나지완이 안타를 친 상황에서 차일목이 시원한 스리런 홈런을 치며 10-2까지 달아나며 1번부터 9번까지 모두가 무서운 타격을 보인 기아는 8회에도 신종길과 김주형의 적시타로 12득점을 올리며 편안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오늘 경기만 두고 보면 기아는 완벽한 팀이었습니다. 상 하위 타선의 경계도 없이 어느 타선에서도 폭발하는 타격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들은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큰 위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기아는 오늘 지며 3연패에 빠진 SK를 3위로 밀어내며 반 게임차 2위로 올라섰습니다.

한꺼번에 폭발한 타격으로 인해 토요일 경기가 기대되거나 불안한 상황에서 어깨 뭉침으로 등판을 쉬었던 양현종이 얼마나 효과적인 투구를 하느냐는 중요해졌습니다. 폭발적인 타격 다음 경기가 침묵이거나 연속적인 활화산 타격을 하는 경우들이 많기에 금요일 경기의 감각을 기아 타자들이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금요일 너무 잘 맞은 타격으로 인해 오버 페이스를 한다면 장민제에게 완벽한 경기를 내줄 수도 있기에 전날 경기를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상대를 한다면 기아의 연승은 가능해 보입니다. 2009년 타선을 넘어서는 파괴력을 보여주는 기아가 과연 1위를 언제 차지할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