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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차일목과 이용규의 결정타, 야왕의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by 스포토리 201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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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의 발 빠른 승부수가 이어졌지만 어제와는 달리, 한화는 결정적 실책으로 자멸하며 적지에서 1승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야왕의 한 이닝 3명의 투수를 내보내는 강수를 두었지만 기아 차일목의 결정타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뼈아픈 실책과 차일목의 2타점이 승부를 갈랐다



한화는 정상 로테이션을 가져가며 안승민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기아는 로페즈를 좀 더 쉬게 하고 박경태를 선발로 내세우는 변칙 선발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엄청난 난타전을 벌인 두 팀으로서는 마지막 경기 선발진으로 보아 3차전 역시 난타전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의 투수전은 두 팀의 승부를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안승민의 호투에 맞선 기아 불펜 투수 4인

앞선 두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초반 대량 실점으로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와야만 했던 안승민은 달라진 투구로 기아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올 시즌 불펜에서만 활약했었던 박경태의 깜짝 선발도 의외의 호투로 이어지며 기아 벤치를 흐뭇하게 해주었습니다.

매 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이하고는 했지만 잘 넘기던 박경태는 3회 이여상의 안타와 도루에 이은 최진행의 적시타로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까지 한화 타선을 잘 막으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4회 이대수 안타와 강동우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되자 지체 없이 손영민으로 교체한 기아는 위기에서 벗어나며 살얼음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6-3으로 이긴 상황에서 강동우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패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손영민으로서는 어제 경기를 설욕하기 위한 등판이었습니다. 2와 2/3이닝동안 7명의 한화 타선을 맞아 1삼진만 기록한 채 무안타 경기로 어제 경기를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기아가 불펜 투수들을 쪼개며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화는 안승민이 앞선 두 경기에 대한 설욕이라도 하듯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그런 안승민에게도 3회는 위기였습니다. 2사를 잘 잡아놓고 이용규에게 안타를 맞고 김선빈를 사구로 내보낸 그는 이범호와의 대결에서 부담을 느끼며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4번 타자 앞에 만루 찬스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김상현을 유인구로 삼진 처리하며 안승민은 실점 위기를 벗어나며 포효하는 장면을 연출해 내기까지 했습니다.

돌아온 4번 타자 김상현은 오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에 내야 땅볼만 때려내며 다시 최악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란 의구심이 들게 했습니다. 워낙 롤러코스터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잘 치는 상황에서도 염려가 되던 김상현이었는데 오늘 경기를 보면 못 치던 시점의 문제들을 고스란히 드러낸 타격을 보여 많은 이들을 걱정하게 했습니다.

안승민은 4, 5회 연속된 위기 상황에서도 최훈락과 김상현을 삼진으로 마무리하며 이닝을 막아냈지만 6회 나온 실책과 이어진 안타로 동점을 만들어주며 분루를 삼켜야만 했습니다. 안줄 수도 있었던 실점이자 동점이라 더욱 마음이 아픈 상황은 그에게 승운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안승민은 지난 두 경기 총합 3과 1/3이닝 동안 11피안타를 내주며 13실점을 하며 2연패를 했던 것과 달리, 장마 휴식기를 가지며 체력을 비축한 그는 기아와의 경기에서는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6이닝 동안 100개의 투구로 5안타, 3사사구, 5삼진, 1실점, 무자책 경기를 하며 자신의 몫을 100% 수행했습니다. 한화 타자들이 득점 찬스에서 한 두 점만 더 득점을 해주었다면 안승민에게 3승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텐데 승운은 없는 경기였습니다.

기아는 네 명의 불펜 투수들이 나오며 심동섭이 올 시즌 첫 승리 투수로 기록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승리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 마운드 위에서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심동섭으로서는 담력을 키우는 일부터 해야 할 듯합니다. 위기 상황에 등판해 2이닝동안 안타 하나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준 유동훈의 투구는 의미 있었습니다.

2009년 우승 당시 완벽한 투구로 기아 마운드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그가 한화 경기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난다면 기아 불펜은 다시 강력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호투로 이후 경기에서 유동훈의 불펜 활약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집니다.


뼈아픈 두 개의 실책과 차일목과 이용규의 맹타

한화로서는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5회까지 위기 상황에서도 기아 타선을 제압하며 호투를 해왔던 안승민이 6회 1사후 안치홍의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를 가르시아가 실책을 하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중견수 강동우가 달려오기는 했지만 심각하게 수비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어설픈 수비로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것이 아닌, 안치홍을 2루까지 내보낸 상황은 한화로서는 최악의 순간이었습니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가지 침착하게 타격을 한 차일목의 적시타는 0-1로 리드를 빼앗기던 기아에게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더욱 끌려가던 경기에서 중반 이후 동점을 만들며 흐름을 기아 쪽으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한화의 실책과 차일목의 적시 동점 타는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7회 어제 경기와 마찬가지로 야왕은 호투하는 손영민에 맞서 대타 고동진을 내세웠습니다. 어제 고동진 대타를 시작으로 무너졌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에서 기아 쪽에서는 미련 없이 호투하던 손영민을 내리고 왼손 심동섭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야왕은 다시 오른손 이양기를 대타로 내보내며 반격을 노렸습니다.

고동진 카드로 호투하던 손영민을 내렸다는 점만으로도 야왕의 대타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이양기가 볼넷으로 나가며 야왕의 전술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맞아 떨어지는 듯했지만, 믿었던 강동우의 번트가 투수 앞으로 향하며 2루에서 아웃되며 찬스는 그렇게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위기를 넘긴 기아는 7회 말 공격에서 바뀐 유창식을 상대로 이용규가 10구까지 가는 타격으로 안타를 쳐내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승부처라고 본 한화는 곧바로 신주영으로 교체했지만 이용규가 도루까지 성공시키고 김선빈이 보내기 번트를 하며 1사 3루의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믿었던 이범호가 안타를 치지 못하고 우익수 낮은 플라이를 쳤지만 홈으로 송구된 공을 바뀐 포수 신경현이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하며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일차적인 문제는 커트를 했어야 하는 1루수 정원석은 베이스 근처에서 수비를 했고 포수 뒤로 백업을 해야 하는 신주영은 마운드 주변에 있으면서 커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보다 심각했던 것은 홈에서 안정적인 포구를 해줘야 하는 신경현이 제대로 공을 잡아내지도 못하고 볼을 뒤로 내줬다는 점은 황당할 뿐이었습니다. 가르시아로서는 앞선 실책을 만회하려는 노력들을 해왔는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료의 실책으로 결정적인 2실점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안승민에게 끌려가는 경기를 했던 기아는 역전을 시킨 8회 말 공격에서 나지완이 안타를 치고 나가고 바뀐 정재원의 폭투로 무사 2루 찬스에서 무릎을 꿇는 타격으로 팀 배팅을 한 안치홍으로 인해 1사 3루까지 가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안치홍은 오늘 타격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안타 역시 자신의 타격 기술로 만들어내기도 했던 그는 팀을 위해 8회 1루 쪽으로 타구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자칫 기회를 무산시킬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그의 팀 배팅은 기아 타자들에게 '파이팅'을 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실점을 하면 기회가 사라진다는 위기감은 점수가 뒤진 상황에서 박정진을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를 두게 만들었습니다. 어제 완벽한 투구를 하며 기아 타선을 묶어났던 박정진이었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박정진을 상대로 차일목이 멋진 2루타를 치며 점수를 3-1까지 벌리고 이종범까지 볼넷으로 나가며 다시 위기를 맞이하자 한화 벤치는 윤규진으로 교체하며 사실상 오늘 경기는 포기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불펜 에이스인 박정진이 더 이상 무너져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올린 윤규진은 이용규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5-1로 사실상 경기는 8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오늘 경기는 한화의 두 번의 실책이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뒤집었습니다. 호투하던 안승민을 허탈하게 했던 가르시아의 포구 실책은 곧바로 동점으로 연결되었고 포수 신경현의 어이없는 실책은 다시 역전으로 이어지며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기아 쪽으로 돌려놓았기에 한화가 저지른 두 번의 실책은 패배로 직결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기아는 버리는 카드라 할 수 있는 박경태를 선발로 내세우며 의외의 호투로 한화 타선을 막아낸 것이 첫 번째 승운이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손영민의 토요일 경기를 만회하기 위해 호투를 벌인 상황도 중요했습니다. 야왕의 승부수에 맞선 조범현 감독의 카드가 토요일 경기와 달리 맞아 떨어지며 한화의 추격을 막고 점수를 벌리는 상황이 된 것도 기아로서는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기아나 한화의 중심타선이 철저하게 침묵하는 상황에서 기아는 하위 타선에서는 안치홍의 기교 넘치는 타격 실력이 돋보였고 결정적인 순간 2타점으로 기아가 승리할 수 있도록 해준 차일목의 타격이 돋보였습니다. 상위 타선에서는 역시 이용규였습니다. 토요일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그는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기아 타선을 이끌며 어제의 패배를 설욕했습니다.

1위 삼성과 한 게임차를 유지하고 3위로 떨어진 SK와도 한 게임차를 유지하며 언제든 반격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기아는 넥센과 LG로 이어지는 6연전이 1위에 올라설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과연 이번 주 중 기아가 삼성을 누르고 선두를 탈환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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