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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넥센의 11개 사사구가 로페즈의 9승을 도왔다

by 스포토리 201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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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로서는 이길 수 있어 기분 좋은 경기였지만 김선빈의 부상과 중심타선이 철저하게 침묵을 지키며 불안함을 던져주었습니다. 상대팀이 11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매 회 위기에 빠져있었음에도 이를 점수를 이어가지 못한 기아의 경기력은 최악이었습니다.

김선빈의 중상과 바꾼 기아의 승리




올 시즌 이용규와 함께 최고의 테이블 세터를 구축하며 활약하던 김선빈이 2회 첫 타자로 나온 알드리지의 풀스윙 볼에 인중을 직접 맞으며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이 나와야겠지만 초진을 보면 최소 두 달 이상의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중상이었습니다.

로페즈의 호투와 7개의 사사구 남발한 나이트

성깔있던 로페즈의 변신은 쌓이는 승수와 비례하고 있습니다. 작년 쓰레기통을 걷어차고 욕을 하던 로페즈는 사라지고 언제나 웃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그런 그가 작년 부진을 털어내고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벌써 시즌 9승을 올리며 기아의 선전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매 회 득점 주자가 나가는 상황에서도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는 타선으로 힘겨운 투구를 해야만 했습니다. 2회 김선빈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된 후 마음을 다잡지 못한 상황에서 조중근에게 안타를 맞고 김정호에게 보내기 번트를 내주며 1사 2, 3루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로페즈는 다시 힘을 내 후속 타자들인 오재일과 허도환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극복해냈습니다.

이후 완벽하게 이닝을 막아내던 로페즈는 5회 오재일에게 사구를 내주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허도환이 보내기 번트를 해서 2루로 나간 상황에서 김민성의 유격수 땅볼에 흐름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 3루로 뛰는 오재일이 당연하게도 3루에서 아웃을 당하며 넥센 벤치를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본 헤드 플레이로 넥센의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김민우가 안타를 치고, 장기영이 적시타를 치며 첫 득점을 올리며 넥센이 기아에 0-1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8회 2사를 잡고 심동섭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순간까지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킨 로페즈는 오늘도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주었습니다. 7과 2/3이닝 동안 111개의 투구로 6안타, 2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올린 로페즈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투구를 하며 기아에게 중요한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로페즈와 맞대결을 펼쳤던 나이트의 투구는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며 넥센 벤치나 팬들에게는 한숨이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매 회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한 투구를 하는 모습은 답답하게 다가왔습니다. 기아 타선들이 나이트를 돕지만 않았다면 초반 대량 실점을 하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나이트였습니다.

기아의 중심타선이 중요한 득점 찬스에서 침묵을 지키며 넥센 마운드를 살려줬고, 이용규에게 연소 2도루를 헌납한 넥센 배터리에게 안타까웠던 것은 나지완에게 허용한 도루는 아웃이었다는 사실이지요. 심판이 착각할 수도 있지만 이용규의 도루와 달리, 아웃임이 명확한 상황에서 벌어진 오심은 자연스럽게 나이트를 흔들었고 그는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마운드를 이보근에게 넘겨줘야만 했습니다.

나이트는 4와 2/3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져 5안타, 7사사구, 2삼진, 1실책으로 승패와 상관없이 마운드애서 내려섰습니다. 실점은 1점 밖에 하지 않았지만 사사구를 무려 7개나 내주며 매 회 위기를 맞은 상황은 나이트로서는 문제입니다. 안타보다 많은 사사구를 기록하는 투수에게는 믿음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이트의 7개의 사사구에 구원 등판한 투수들이 4개를 더하며 11개의 사사구를 내준 넥센이 경기를 이겼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신종길의 2타점, 중심타선의 침묵 그리고 김선빈의 중상

오늘 경기는 로페즈의 호투와 신종길의 결승타점으로 어렵게 넥센을 이겼습니다. 기아는 1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도루를 하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섰지만 김선빈과 이범호가 평범한 플라이 아웃이 되고 김상현이 어이없는 삼진을 당하며 득점 찬스를 놓쳤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는 점입니다.

2회 어이없게도 김선빈이 큰 부상을 당하며 병원으로 실려 간 후 선수들 전체가 어수선해지며 오늘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기아의 공격력은 중심타선에 문제가 생기며 득점력 생산에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1회에 이어 2회에도 1사 후 안치홍과 차일목이 연속 안타를 치며 만든 기회를 신종길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고 김주형이 루킹 3구 3진으로 물러나며 모두를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3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도루를 하며 만든 기회는 점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김선빈을 대신해 출전한 이현곤이 볼넷을 얻어 크린업 트리오 앞에 주자 두 명이 나간 상황에서 이범호는 2루 땅볼, 김상현은 3루 땅볼, 나지완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무력함을 내보였습니다.

4회까지 기아는 잔루만 8개를 기록하며 점수를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스스로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5회 말 이범호와 김상현이 범타로 물러난 후 나지완이 안타를 치고, 안치홍과 차일목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든 상황에서 신종길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동점을 만든 상황은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기아의 득점 찬스는 6회에도 이어졌습니다.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이현곤이 보내기 번트를 한 상황에서 넥센 벤치는 이범호를 고의사구로 내보냈습니다. 김상현 타선에 마정길을 마운드에 올려 김상현을 가벼운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나지완을 어이없는 헛스윙으로 삼진처리하며 또 다시 득점찬스는 무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7회 안치홍이 볼넷을 얻고 차일목이 보내기 번트를 대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서자 넥센은 송신영을 내보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송신영은 신종길에게 우익수 방면 안타를 내주었고 안치홍이 홈에서 세이프가 되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중계된 공을 포수가 먼저 잡으며 타이밍 상 아웃이었지만, 공을 잡은 글러브로 안치홍을 태그하지 못하고 신체 접촉만 있었던 상황은 기아에게는 다행이고 넥센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중고 신인 허도환이 마스크를 쓰고 오늘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태그아웃으로 가져가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상황이 긴박했기에 그의 잘못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었지만 그 짧은 순간이 넥센과 기아의 승패를 좌우했던 만큼 그 상황은 넥센이나 허도환 모두에게 아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용규가 사구를 얻고 이현곤이 적시타를 치며 3-1까지 점수차를 벌인 기아는 위기 상황에 심동섭을 내세워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을 했습니다. 9회 2사 김진우에게 세이브 기회를 준 기아 벤치는 그가 비록 볼넷을 하나 내주며 완전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4년 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김진우에게 소중한 첫 세이브를 안겨주었습니다.

여전히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김진우가 커브로 승부를 하기는 하지만 경기 운영 능력 등에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4년 동안 경기에 참여하지 못한 그가 갑자기 1군 마운드에서 대단한 능력을 선보인다면 그게 이상할 뿐이지요. 조금씩 경기 운영 능력이나 흐름을 보는 눈을 익히고 직구 구속과 함께 직구 승부를 늘려 가면 자연스럽게 김진우의 장기인 파워커브도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가 승리를 하며 삼성과의 선두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심타선이 13타수 2안타에 타점이 전무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나마 이범호와 나지완이 안타를 하나씩 만들어내고 볼넷도 얻어내며 최소한 팀에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상현은 오늘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공격의 맥을 끊었습니다.

다시 살아난 것으로 보였던 김상현이 지난 한화 전부터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다시 허망한 타격을 하던 시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게 했습니다.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고 힘을 뺀 타격이 사라진 김상현에게 안타는 힘겨운 도전 과제였습니다. 지난 다섯 경기를 보면 18타수 3안타, 2타점에 장타라고는 2루타 하나가 전부입니다. 2타점을 올리는 동안 4개의 삼진을 당하며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김상현은 다시 한 번 특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아에게 가장 큰 문제는 김선빈의 중상입니다. 광주로 이송된 그가 다시 정밀 진단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소 두 달 정도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우승을 노리는 기아에게는 악재로 다가올 뿐입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하던 김선빈의 부상은 기아의 전력을 떨어트리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아가 비록 힘겹게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김선빈을 잃은 기아는 앞으로 뜨거운 7, 8월 경기에서 어떤 운영의 묘를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이현곤과 박기남이 책임져야만 하는 유격수 부분이 얼마나 꾸준한 능력을 발휘해줄지 와 2군에서 올라 올 김원섭이 팀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김선빈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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