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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안치홍의 동점 3루타가 위기의 기아를 살렸다

by 스포토리 201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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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가진 두 번의 경기를 기아가 모두 승리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어제는 김선빈이 부상을 당하기까지 하며 기아에게 군산은 아픈 기억만을 간직한 구장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빈타에 허덕이던 기아가 극적인 역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안치홍은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김선빈과 이범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 기아



오늘 경기에서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선빈을 대신해 이현곤이 선발 출장했고 부상을 우려해 이범호를 쉬게 한 조범현은 3루에 박기남을 배치했습니다. 선발 트레비스로서는 과거에도 한 번 완벽한 베스트가 아닌 상황에서 경기를 했기에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는 어느 정도 했겠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이 원망스러웠을 듯합니다.

트레비스와 김성현의 투수 전, 그리고 불펜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기아로서는 김성현의 공을 마음껏 공략해내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순간 어김없이 등장한 병살은 공격의 흐름을 끊어 놓았고 지독한 타선은 양 팀 투수들에게 끈끈한 대결을 이끌었습니다. 2-1이라는 승부가 말해주듯 그들의 승패는 단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끝이 났습니다.

 

트레비스는 7회 넥센 타자들에게 1실점을 하기 전까지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하며 기아가 점수를 뽑아주기만을 기대했습니다. 7회 전까지는 특별한 위기 상황도 없이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산발로 처리하며 계속된 기아의 득점 찬스를 기대하기만 했습니다.

6회 1사 후 이현곤이 사구로 1루에 나간 상황에서 안치홍이 병살타를 치며 오늘 경기에서 세 개의 병살로 공격의 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7회 마운드에 오른 트레비스는 힘겨웠을 듯합니다. 무실점으로 호투를 하고 있는 상황에 주전 두 명이 제외되어 정상적인 공격을 해주지 못하는 팀이 야속하기도 했을 그는 한 번의 위기가 곧 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1사 후 강정호에게 안타를 맞고 송지만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돌아온 신고 포수 허도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2사 1, 3루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문제의 김민성에게 인정 2루타를 맞으며 0-1로 첫 점수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1실점이기는 하지만 경기 후반에 나온 점수라 그 무게감은 3점 이상이었습니다. 더욱 기아 타선에서 계속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점수는 더욱 커 보이기만 했습니다.

넥센 김성현에게 완벽하게 제압당한 기아 타선은 7회말 나지완과 차일목이 연속 볼넷을 얻으며 송신영으로 투수가 교체되며 조금은 활기를 찾았습니다. 2사 만루 찬스에서 아껴두었던 이범호를 대타로 사용했지만 3루 플라이로 그치며 기아로서는 좀처럼 점수를 뽑기가 힘들었습니다.


불펜에 있는 투수들을 다 동원해 1점차 승리를 얻으려던 넥센의 야망은 8회에만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마정길이 포수 리드와 전혀 다른 제구를 보이며 연속 장타를 맞으며 무너져버렸습니다. 최훈락에게 2루타를 맞은 상황에서 곧바로 넥센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손승락을 올렸어야 하지만 원아웃 상황에서 그를 9회까지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경기를 내주는 빌미가 되어버렸습니다.

벤치로서는 마정길이 최소한 투아웃까지는 책임을 져주기 바랐지만 그런 바람은 항상 바람으로 그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순간의 선택은 기아에게 호재로 작용했고 어렵게 경기를 끌어오던 기아에게는 역전의 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호투를 했던 넥센의 김성현은 6 1/3이닝 동안 5안타. 4사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인해 승리를 잃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기아에게 강한 면모를 증명하며 넥센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즌 8승을 노렸던 트레비스는 지독하게도 터지지 않는 타격에 울어야만 했습니다. 7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져 7안타, 3사사구, 7삼진, 1실점으로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음에도 승수를 쌓지 못한 것은 아쉬움입니다. 그래도 자신이 등판한 경기가 패배로 끝나지 않고 승리로 마무리되었다는 점은 트레비스에게도 행복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심동섭이 8회 손영민이 올라와 알드리지를 볼넷으로 내주며 만들어진 무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조동근의 2루 라인드라이브에 3루 주자 장기영까지 잡으며 병살로 만드는 과정이 오늘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은 장면이었습니다. 리드 폭을 깊게 가져갈 필요가 없는 장기영이 2루 라인드라이브 상황에서 벌써 절반쯤 홈으로 와 있었다는 것은 판단 실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넥센으로서는 대량 득점으로 기아를 잡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황당한 상황에 이어 믿었던 강정호마저 심동섭에서 삼진을 당하며 무사 만루 기회에 1점도 얻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웠을 듯합니다.

손영민이 한 타자 승부를 하고 심동섭이 3타자를 상대하며 역전승을 얻어 시즌 2승째를 올렸고 유동훈은 9회 심영섭이 내준 주자를 책임지며 시즌 다섯 번째 세이브를 올리며 기아에게 3연승을 선물했습니다.


세 번의 병살과 8회 연속 안타, 그리고 역전 

기아는 세 번의 병살이 나오며 지독한 불운(?)에 울어야만 했습니다.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 나가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김선빈 자리에 들어선 이현곤은 병살타를 치며 첫 번째 기회를 놓쳤습니다. 5회 김주형이 의외의 변화구 대처 능력을 선보이며 이용규의 장기를 보여주며 만든 안타를 신기하게 다가오기까지 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유인구에 속기만 하던 그가 이런 타격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기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겠지요.

하지만 후속 타자들인 신종길이 1루 땅볼을 치고 박기남이 병살을 당하며 5회 공격도 무위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연이어 6회 공격에서 이용규가 투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이현곤이 사구를 맞아 1루에 나가며 3, 4, 5번으로 이어지는 공격 기회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범호 대신 3번 자리를 차지한 안치홍은 어김없이 병살을 치며 기회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김상현이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부담감은 그대로 타격에서 드러나고 이렇게 경직된 상황에서 정상적인 타격을 하기는 쉽지 않은게 사실이지요.

7회 공격에서도 선두 타자로 나선 김상현은 말도 안 되는 공에 어이없는 스윙 삼진을 당하며 벤치나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나지완과 차일목이 연속 볼넷을 얻으며 오늘 호투하던 김성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는 점은 다행이었습니다. 어제 승부에서 바뀐 송신영에게 안타를 쳤던 기록 때문에 이범호 대타 기회를 사용하지 않은 기아 벤치는 김주형이 삼진을 당하며 아쉬워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폭투까지 이어지며 1사 2, 3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버린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쉽기만 하니 말이지요. 신종길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찬스가 되자 벤치는 이범호를 대타로 올렸지만 선발로 출전하는 것과 달리, 몸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은 범타로 물러나게 만들며 좋은 기회를 기아는 다시 살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더욱 1실점을 한 상황에서 맞은 7회 말 공격이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8회 넥센의 공격을 손영민과 심동섭을 내세워 어렵게 막아낸 기아는 8회 말 공격에서 그들이 왜 우승 후보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넥센은 이용규를 위해 왼손 투수 윤지웅을 내세웠고 9구까지 가는 승부에서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넥센은 곧바로 마정길을 마운드로 올렸습니다. 마정길이 8회를 막거나 한 명만 더 잡아내면 가장 믿을 만한 불펜 투수인 손승락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었지만 마정길이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하고 넥센으로서는 눈물을 삼켜야만 했습니다.

마정길을 상대하기 위해 대타로 나선 최훈락은 멋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전 타석에서 병살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지만 수비에서는 무사 만루 찬스에서 멋진 수비로 병살 처리했던 안치홍이 동점을 주지 않기 위해 전지 배치된 외야 수비를 겨냥해 큼지막한 타격으로 동점 3루타를 쳐냈습니다.

전 타석과는 달리 철저하게 밀어치는 타격으로 팀 배팅을 한 안치홍은 전진 수비하던 유한준을 슬쩍 넘기며 지독하게도 나오지 않은 1점을 얻고 계속된 득점 찬스가 될 3루까지 살아나가며 기아에게 역전을 안겨주었습니다. 다시 부진에 빠졌던 김상현의 빗맞은 타구가 전진 수비하던 유격수를 슬쩍 넘기며 역전이 되는 상황도 기아에게는 호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몸 쪽으로 파고든 공에 김상현이 배트에 공을 맞추기는 했지만 먹히는 타구는 오히려 텍사스안타로 이어졌고 이는 곧 오늘 결승타가 되었습니다. 김상현으로서는 12 타석만의 첫 안타가 결승타가 되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타격감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올 듯합니다. 지난 세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공에 배트가 나가며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한 그로서는 역전 타점을 기록하며 다시 부활을 할 수 있는 조건들은 모두 갖추게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 김선빈과 이범호가 기아에게 얼마나 중요한 선수들인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이용규가 선두 타자로 루상의 주자로 나간 상황에서 중심 타선으로 연결해주는 역할과 이를 받아 득점으로 연결하는 이범호의 공백은 기아에게는 무력한 공격으로 드러났습니다.

전 경기를 모두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휴식을 주기는 했지만 이범호는 자신이 빠진 상황에서 점수를 뽑지 못하고 힘겨운 경기를 하는 기아를 바라보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쉬고 싶어도 마음껏 쉴 수 없는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텐데 오늘 경기는 백업 요원들의 분발이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박기남으로서는 선발 출전하며 이범호 대신 3루를 맡았지만 공격에서 중요한 순간 병살을 기록하며 벤치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면 오늘 귀중한 2루타를 친 최훈락에게 기회가 먼저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박기남으로서는 무척이나 아쉬운 경기였을 듯합니다.

기아가 오늘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기는 했지만 타격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힘겹게 다가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선빈이 수술을 하고 최소 4주 간의 치료기간과 이후 재활 훈련까지 하며 길게는 두 달 동안 복귀가 힘들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3연승을 이끌며 여전히 선두 삼성과 한 게임차를 유지하고 있는 기아는 서재응이 등판하는 오늘 경기도 무조건 잡아야만 합니다.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잡을 수 있는 팀과의 경기에서 경기를 내주면 이후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아 타자들이 좀 더 활발한 공격을 펼쳐 병상에 있는 김선빈을 즐겁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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