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범호 투런 축포와 자멸한 넥센, 기아 스윕의 일등공신

by 스포토리 2011. 7. 8.
반응형
하루 쉬었던 이범호가 첫 회 기선을 제압하는 투런 홈런을 쳐내며 기아의 넥센 전 스윕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월명구장에서 가진 기아와 넥센 전은 기아가 3승을 가져갔지만 만족하기 힘든 경기 내용이었고 넥센으로서는 그들이 왜 꼴찌를 하는지만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작전 수행 능력제로의 넥센 답이 없는 경기를 했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듯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상대팀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듯한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했습니다. 1회 이범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상황에서도 곧바로 역전을 하며 스윕을 당하지 않으려는 넥센의 의지가 돋보였지만 세밀한 야구가 필요한 중반 이후부터 넥센은 자멸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흔들린 서재응, 넥센의 어이없는 플레이가 승리를 헌납했다

서재응은 시작과 함께 넥센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회 들어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알드리지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맞더니, 조중근에게 3루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했습니다. 넥센의 타격은 흔들린 서재응에게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몰아 붙였습니다. 강정호가 적시타를 치며 2-2 동점을 만들고, 2군에서 올라온 노장 이숭용이 볼넷을 얻어 무사 1, 2루라는 기회를 얻었지만 번트에 능하지 않은 포수 허도환은 압박 수비를 해온 김주형 앞에 강한 번트를 대며 3루와 1루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만들어주었어요.

 

한없이 흔들리던 서재응에게 병살은 큰 힘이 될 수 있었지만 김민성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으며 2-3으로 역전을 당하며 벤치를 아쉽게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난조를 보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전에 내린 비로 엉망이 되어버린 월명 야구장의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급하게 흙을 뿌리기는 했지만 질퍽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투구를 하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최악의 구장으로 손꼽히는 이 구장에 비온 뒤 야구는 모든 선수들이 기피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오늘 투수들에게는 악재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서재응과 맞대결을 한 김성태 역시 앞선 세 경기에서 넥센 투수들 중 가장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었음에도 오늘 경기에서 조기 강판을 당할 정도로 정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마운드 문제도 선발 투수들이 난조를 보인 원인으로 꼽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회 잠시 흔들렸던 서재응은 팀이 곧바로 역전을 하자 안정을 찾았습니다. 5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하며 넥센 타자들을 꽁꽁 묶는 동안 기아는 2, 3회 연속 득점을 하며 5-3까지 달아났습니다. 6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하지만 2회처럼 다시 장기영에게 안타를 맞고 유한준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5-4까지 쫓기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것이 무리라 생각한 기아 벤치는 곧바로 박경태로 교체했지만 왼손 타자 알드리지에게 승부를 하지 못하고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무사 1, 2루에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에서 한 점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넥센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보내기 번트였습니다. 하지만 조중근의 번트는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포수 차일목에게 잡혔고 이런 상황에서 황당하게 3루로 뛰던 유한준의 본 헤드 플레이로 인해 병살처리 되는 상황은 기아에게는 천운이고 넥센에게는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라운드에 볼이 닿은 것도 아닌데 차일목이 볼을 잡자 3루로 뛰는 유한준의 플레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였습니다. 허도환의 번트가 1군에서 몇 경기 하지 않은 경험 부족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할 수도 있지만 팀의 주축인 유한준의 어이없는 플레이는 넥센이 왜 꼴찌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서재응부터 시작해 박경태, 손영민, 심동섭, 김진우,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마운드 운영은 기아가 내보낼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깔끔한 투구를 하지 못하며 벤치나 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심동섭이 최근 2승을 챙기며 투구에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 좋았지만 마무리로 나선 김진우가 스트라이크 하나 잡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는 장면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세이브 상황에서 김진우를 선택했음에도 스스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가져가지 못하는 장면은 안타까웠습니다. 처음과는 달리, 구속마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진우로서는 보다 집중력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입니다. 급하게 마무리로 올라온 유동훈 역시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김민성에서 1타점 2루타를 맞고 장기영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투낫싱 상황에서 장기영의 본 헤드 플레이가 나와 2루와 1루에서 협살을 당하며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는 상황은 유동훈을 살려주며 기아에게 스윕을 헌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넥센은 선발 김성태가 3이닝을 채우지도 못하고 78개의 공을 던지며 5실점 하고 내려간 것이 패인이었습니다. 이후 올라온 김상수가 선발 투수와 같은 이닝인 2와 2/3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던져 2안타, 2사사구, 2삼진, 1실점 한 것이 위안이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합니다.

고무적인 것은 돌아온 김수경이 1과 2/3이닝동안 기아 타선을 맞아 안타와 볼넷 없이 1삼진을 잡으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한때 최고의 투수였던 김수경이 화려한 부활을 한다면 넥센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즐겁지 못한 스윕, 기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남았다

기아가 군상에서 가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세 경기 모두를 가져갔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꼴찌 팀과의 대결에서 지는 경기를 했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더욱 1위 삼성이 연일 SK를 이기며 1위 독주를 하려는 상황에서 기아가 넥센에게 덜미를 잡혔다면 1위 탈환이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아가 스윕을 하며 1위와의 경기차가 반 게임을 유지했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넥센과의 3연전에서 거둔 승리보다 잃어버린 것들이 많다는 것은 아쉬움입니다. 우선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던 김선빈이 수비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사실은 어쩌면 스윕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 팀에게 무한 활력을 불어 넣으며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전해주던 김선빈이 최소 한 달간의 치료를 요하는 중상을 입었다는 것은 본인이나 팀, 그리고 팬들에게는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페즈, 트레비스, 서재응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선발은 예상처럼 제몫을 다해주며 팀에게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서재응이 난조를 보이기는 했지만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줬다는 점에서 그 역시 최선을 다한 경기였지요. 문제는 타선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팀의 중심인 3, 4, 5번이 전체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범호가 지난 4경기에서 15타석 4안타(그중 홈런이 두 개)를 치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어제 하루 경기를 쉬며 타격 페이스를 조금 찾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기아의 이범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최근 그의 모습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김상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태입니다. 최근 네 경기에서(부상으로 교체된 오늘 경기 제외) 16타수 2안타에 그치며 단 하나의 장타도 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안타도 못치고 장타마저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4번 타자는 팀에게 무용지물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기간 동안 1타점을 올린 중심타자는 문제가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나마 나지완이 제몫을 해주고는 있지만 그 역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타격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 됩니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21타수 6안타를 치며 다른 중심 타자들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홈런 하나와 2루타 하나씩만 기록하며 타점도 7우러 2일 한화 전 2타점이 전부일 정도로 빈타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팀의 중심인 3, 4, 5번 타자들이 다섯 경기 동안 52타석 12안타를 기록하며 7타점을 기록했다는 것은 절망스럽습니다. 꽉 막힌 중심타선으로 인해 득점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곧 힘겨운 승부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나지완은 바깥쪽 유인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5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를 당했고 이범호 역시 첫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터트리기는 했지만 이후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4번 최희섭의 부재가 점점 커져가는 상황에서 중심타자들이 계속해서 이런 부진에 빠지게 된다면 강팀들과의 대결에서는 이기기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나마 이용규와 차일목 등이 중요한 순간 팀을 살리는 타격을 해주며 넥센 전을 스윕 할 수 있었지만 만약 넥센이 아닌 상위권 팀과의 대결이었다면 역으로 스윕을 당할 수도 있었던 기아였습니다. 3연 전을 모두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셨을 듯한 넥센의 어이없는 플레이는 상대 팀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와 수비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상대 팀에게 기회를 주는 상황이라면 이기는 것은 힘겨운 일일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오늘 보여준 두 번의 번트 병살은 그들이 얼마나 조직적인 플레이와 흐름을 읽는 능력이 떨어지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기아가 중심타선이 침묵을 하며 힘겨운 경기를 했음에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넥센과는 달리, 최대한 실수를 줄인 경기를 했다는 점입니다. 타격이 침묵하는 동안 수비와 주루 플레이 등에서 실수를 하지 않고 세밀한 야구에서 상대를 압도했다는 것이 스윕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되었습니다.
 
잘 던지던 손영민이 다시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고 마무리 가능성이 보이던 유동훈 마저 다시 믿음을 저버린 투구를 하는 상황 역시 기아에게는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다가옵니다. 그나마 심동섭이 다시 투구 페이스를 찾으며 힘을 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기아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심 타선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이범호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스스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선수입니다. 문제는 나지완이 최근 롤러코스터 타격을 하며 믿음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보여준 타격은 무슨 생각을 하고 타석에 섰는지 알 수 없게 할 정도였습니다. 4번 타자를 맡아줘야 할 김상현 역시 다시 유인구에 말리며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한다는 점도 기아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옵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나 후반기에 돌아올 것으로 보이는 최희섭의 부재는 점점 크게 다가오고 김선빈의 빈자리는 이현곤의 활약으로 수비는 채워지고 있지만 2번 타자 자리는 아직 매워지지 않고 있어 걱정입니다. 김원섭이 34일 만에 다시 돌아오기는 했지만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고 이현곤이 9번 타자 자리로 가며 2안타를 기록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넥센의 황당한 플레이로 쉽게 스윕을 한 기아이지만 결코 만족해서는 안 되는 경기들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이길 수 없는 경기를 상대팀의 자멸로 얻은 승리에 만족한다면 결코 강팀이 될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선발 투수들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지만 불펜 투수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침묵하는 중심 타선이 언제 터질지는 모르지만 장기화되면 기아로서는 이기기 힘든 경기들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기아가 승리를 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침묵에 빠진 중심타선이 깨어나는 일입니다. 과연 엘지와의 잠실 경기에서 다시 살아난 중심 타선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