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 시즌 10승 투와 이종범의 적시타가 기아를 1위로 끌어 올렸다

by 스포토리 2011. 7. 9.
반응형
넥센과의 군산 3연전에서 싹쓸이를 하고 잠실로 올라온 기아에게는 비도 행운이 되었습니다. 최악의 구장에서 최고의 구장으로 옮겨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부상 위험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듯합니다. 시즌 10승을 앞둔 윤석민과 3년 만의 첫 승을 올리고 싶은 심수창의 대결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던 기아와 엘지의 맞대결은 하늘도 기아를 도와주었습니다.

조범현 감독의 통산 500승과 윤석민의 10승, 그리고 시즌 1위




엘지와의 금요일 경기는 강우콜드게임으로 7회 초 2사까지 마무리된 상황에서 끝이 났습니다. 1-0 상황에서 엘지로서는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빈타에 허덕이던 기아를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도 높았던 경기였기에 그들로서는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원망스럽기만 했을 듯합니다. 이 경기 승리로 인해 기아는 시즌 첫 1위에 올랐고 조감독은 통산 500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은 올 시즌 첫 10승 고지에 올라서며 다승왕 타이틀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습니다.


윤석민과 심수창의 투수 대결이 흥미로웠다

오늘 경기에서 윤석민이 호투를 할 것이라는 예측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심수창도 호투를 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저 기대였을 뿐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며 찾아온 위기는 일반적인 예측이 맞아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이용규가 중견수 플라이 아웃을 당하기는 했지만 김원섭이 안타를 치고, 오늘 3번 타자로 나온 안치홍이 2루타를 치며 1사 2, 3루의 기회에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서며 기아는 심수창을 1회부터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확실한 타자인 이범호를 볼넷으로 거르고 후속 타자들과 승부를 한 엘지는 현명했습니다. 자신의 몫을 항상 해내는 이범호와 달리, 나지완은 엘지의 기대에 적극 부응하는 타격을 선보였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 급하게 휘두른 배트는 결국 2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게 만들었습니다. 1사 만루 찬스에서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 하나만 쳐도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내야 플라이로 끝났다는 사실은 중심타자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었습니다.

차일목마저 좌익수 플라이를 치며 완벽한 찬스에서 1득점도 하지 못한 기아의 타선은 에이스 윤석민이 출전한 경기에서는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1, 2점만 뽑아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살얼음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윤석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1회 아쉽게 득점을 올리지 못한 기아는 1회 말 엘지 타선에서 투아웃을 잡은 상황에서 이진영의 1루 타구를 김주형의 어눌한 수비로 2루타를 내주며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전에 라인 선상에 붙어 수비를 하라는 벤치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몸을 날리는 수비를 하지 않고 그저 글러브만 가져가는 수비는 이런 황당한 상황을 내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처하기는 했지만 조인성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마무리 해냈습니다.

기아 공격의 핵심 이용규가 오늘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최근에 보기도 힘들었던 삼진까지 당하는 이용규로 인해 기아는 공격의 활로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2회 2사 후이기는 하지만 이현곤이 2루타를 치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이용규가 삼진을 당한 장면은 충격처럼 다가왔습니다. 헛스윙도 잘 하지 않는 타자가 중요한 순간 삼진을 당하는 모습은 의외였기 때문이지요.

두 팀에서 나온 안타수가 기아 5, 엘지 2개 일 정도로 오늘 경기는 윤석민과 심수창의 마운드 대결이었습니다. 1회 위기를 맞았던 윤석민은 2회 박용택을 3구 삼진으로 잡고 서동욱마저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박경수를 투수 땅볼로 잡는 장면에서 그가 왜 대단한 투수인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항상 불안한 투구를 하던 심수창 역시 오늘 경기만큼은 달랐습니다. 1회 위기를 잘 넘기더니 이후 이닝에서는 기아 타선을 압도하는 투구로 최고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3회 기아의 2, 3, 4번 타자를 제압하며 삼자범퇴 시키는 장면은 심수창의 위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런 심수창의 호투에 윤석민 역시 3회 말 엘지 타자들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정성훈의 빗맞아 텍사스성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마지막까지 쫓아가 다이빙 캐치를 한 안치홍의 호수비로 삼자범퇴를 시키며 마운드 대결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었습니다.


4회 심수창은 나지완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차일목을 3루 땅볼, 신종길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윤석민보다 효과적은 투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윤석민이 4회 투아웃을 잡아놓고도 조인성과 대타로 나온 윤상균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처한 것과는 달리, 심수창의 투구는 군더더기 없이 완벽했습니다.

5회 승부에서도 심수창은 김주형을 좌익수 플라이로 이현곤과 이용규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가볍게 삼자범퇴를 시켰지만, 윤석민은 4회와 마찬가지로 2사 후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까지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물론 2번 타자 양영동을 멋진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막아냈지만 심수창의 가벼운 맞춰 잡는 투구와 달리, 윤석민은 조금 힘겨운 승부를 하는 모습으로 대조를 보였습니다.

운명의 6회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는 말처럼 기아는 그들에게 온 찬스를 다시 잃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해냈습니다. 1사후에 안치홍이 볼넷을 얻어 나가고 이범호가 안타를 쳐내며 기회를 잡은 기아는 오늘도 타격이 엉망인 나지완을 빼고 이종범을 대타로 내세웠습니다. 

노련한 타격을 하는 이종범은 벤치의 바람처럼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심수창의 공을 좌익수 방향으로 쳐내며 오늘의 결승타점을 올렸습니다. 5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누가 점수를 먼저 내느냐가 중요한 상황에서 노장의 투혼은 기아에게 승리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후속 타자인 차일목이 병살로 끝났듯 이종범이 결정적인 한 방을 쳐주지 못했다면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1점을 뽑아 승리투수 여건이 된 윤석민은 6회 엘지 타자들을 맞아 이진영은 1루 땅볼, 이병규는 유격수 직선타, 조인성은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심수창은 신종길과 김주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습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투수인 윤석민과 맞대결을 펼쳐 대등한 승부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심수창은 승자였습니다. 

7회 초 2사 후 폭우로 인해 중지된 경기는 30분 후에도 그치지 않는 비로 인해 강우 콜드 게임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1-0 상황은 언제 뒤집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엘지로서는 아쉬움이 컸고 기아로서는 안도할 수 있는 비였습니다. 

윤석민은 6이닝 동안 23명의 타자를 맞아 96개의 투구로 2안타, 3사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에 올라섰습니다. 오늘 사사구가 많이 나오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위력적인 투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에서 빠져나온 윤석민은 역시 기아의 에이스였습니다.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 의외의 호투를 보인 심수창은 6과 2/3이닝 동안 26명의 타자를 맞아 103개의 공으로 5안타, 2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비록 승리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기아를 상대로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5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윤석민보다 적은 사사구를 내주며 효과적인 투구를 한 심수창은 다음 등판에서 첫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김상현은 무릎 통증으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습니다. 그 자리를 안치홍이 3번으로 이범호가 4번, 나지완이 5번을 맡는 방식으로 대처했습니다. 3, 4번은 안타를 치며 나름의 성과를 올렸지만 최근 경기에서 최악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나지완은 오늘 경기에서도 터무니없는 스윙으로 무력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부상 이후 복귀해 과거와 다른 간결한 스윙으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던 나지완이 너무 잘 맞아서인지 다시 타격감이 흐트러지며 위기에 처했습니다. 나지완으로서는 다시 한 번 간결한 스윙으로 밀어 치며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타격감을 다시 찾아야만 할 것입니다.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나지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금요일 경기 승리로 기아는 처음으로 시즌 1위에 올라섰습니다. 두산에게 일격을 당하며 패배한 삼성을 반 게임차로 앞지르며 1위를 차지한 기아가 지속적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심타자들의 분발이 요구됩니다. 주말 경기에서 엘지를 제압하며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는 토요일 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현종과 박현준이 맞붙는 주말 경기에서 기아가 승리한다면 엘지와의 대결에서 스윕도 가능하기에 양현종의 호투가 간절한 토요일 경기가 될 듯합니다. 불펜 투구를 하며 투구 감을 찾았다고는 하지만 박현준에게는 오히려 그게 독일 수도 있기에 토요일 경기에서 그가 어떤 투구를 할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과연 기아는 중심 타선이 깨어나며 엘지에 연승을 하며 1위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