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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로페즈 시즌 10승과 김상현 통산 100 홈런이 엘지를 잡았다

by 스포토리 201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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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와 주키치가 맞붙은 잠실 대결은 투수전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이 보여준 경기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두 투수의 대결도 2위와 4위라는 순위가 엄연한 실력 차임을 보여주며 기아는 엘지를 압도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로페즈와 시즌 10승과 김상현의 통산 개인 100홈런




비가 내리던 잠실은 4회 기아가 점수를 뽑으며 복잡해졌습니다. 엘지로서는 차라리 무효경기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이었고 기아로서는 어떻게하든 5회는 끝내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심판 진들을 서둘러 경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경기는 9회까지 모두 마치며 정리되었습니다.


로페즈와 주키치의 맞대결, 명승부였다

기아의 로페즈와 엘지의 주키치는 명실상부 올 시즌 외국인 투수를 대표하는 이들입니다. 기록 면에서 로페즈가 월등하지만 승과 인연이 없었던 주키치는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하며 엘지의 에이스로 올라서있습니다. 1회 1사후 김원섭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주키치는 매 회 타자들을 압도하는 공으로 기아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자로 잰 듯한 제구력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주키치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2, 3일 쉬며 선발과 구원을 오간 그로서는 체력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지난 선발 등판에서 120개가 넘는 투구를 하고서도 이틀 후에 2이닝을 던진 주키치가 팀 사정상 3일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서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전날 박현준도 그렇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강행군을 하는 주키치로서는 자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 패인으로 다가왔습니다. 3회까지 완벽하게 기아 타선을 잡아내던 주키치는 4회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상현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1실점을 하며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물론 이후 7회 추가점을 내기 전까지 다시 기아 타선을 제압했지만 완벽한 투구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주키치가 힘겨운 투구를 한 것과 달리,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으로 나온 로페즈는 대단했습니다. 7회 말 2사 후 이병규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볼넷 하나만을 내준 채 노히트 노런으로 엘지 타선을 막아내며 로페즈가 왜 대단한 투수인지를 증명해주었습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킨 로페즈의 호투로 인해 살얼음판 같았던 승부를 완벽한 기아의 승리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상대 투수인 주키치 역시 6회까지 1실점만 하며 호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페즈가 무너졌다면 기아는 중요한 순간 엘지에게 발목을 잡힐 수도 있었습니다.

완벽했던 투구가 7회 이병규의 안타와 조인성의 투런 홈런으로 순식간에 무너졌지만 8회 말 세 타자를 상대로 1루수 땅볼 타구 두 개와 1루 파울 플라이로 간단하게 제압한 로페즈는 오늘 대단한 피칭을 해주었습니다. 주키치로서는 승운도 없지만 불펜 투수들의 도움도 받지 못한 경기였습니다.

7회 초 2사 1, 3루 상황에서 이종범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2-0까지 몰린 상황에서 최성민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깔끔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적시타를 내주며 4-0까지 점수가 벌어지며 주키치의 몫으로 돌아간 것도 그에게는 아쉬움일 듯합니다.

주키치는 6과 2/3이닝 동안 120개의 투구로 6안타, 2사사구, 7삼진, 4실점을 하며 시즌 4패째를 하고 말았습니다. 연이은 강행군이 결코 투수에게 도움이 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인데 엘지의 변칙 투수 작전은 결과적으로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오늘 경기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로페즈는 8이닝 91개의 투구로 2안타, 1사사구, 5삼진, 2실점으로 시즌 10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을 가져가며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로페즈로서는 올 시즌 2009년을 넘어서는 기록을 보여줄 듯합니다. 기아의 원투 펀치가 모두 10승을 올렸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다승 왕 대결은 기아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도 기대됩니다.


이종범과 김상현의 한 방, 기아를 살렸다

기아는 초반 주키치의 날카로운 제구력에 힘겨워했습니다. 좀처럼 방망이 중심에 맞추기도 힘든 상황에서 균형을 무너트린 것은 김상현이었습니다. 4회 볼넷과 함께 잠시 흐트러졌던 주키치를 상대로 적시타를 쳐낸 김상현은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볼넷을 골라내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발을 접질려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이용규를 대신해 1번 타자로 등장한 이종범은 경기 초반 주키치의 투구에 눌려 삼진 하나 포함한 3타수 무안타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이용규를 대신해 활발한 활약을 기대했던 벤치로서는 아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련한 노장의 힘은 가장 중요한 순간 빛을 발했습니다.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가고 있던 기아는 7회 선두 타자 나지완이 2루타를 치며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차일목이 스리번트 아웃되고, 김주형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습니다. 기아에게 행운의 여신이 따라오듯 이현곤의 투수 앞 땅볼이 안타가 되며 기회는 이종범에게 주어졌습니다.

주키치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던 이종범은 높게 형성된 바깥쪽 공을 노려 쳐 적시타로 만들며 2-0으로 점수를 늘리며 주키치를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습니다. 안치홍의 적시 2루타까지 묶어 4-0까지 달아난 기아는 이종범의 한 방이 무척 중요했습니다.

점수가 4점까지 벌어지고 노히트 노런을 의식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자 로페즈가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회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이병규에게 첫 안타를 내주고 곧바로 조인성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장면은 위태롭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를 간단하게 잡아내며 로페즈는 더 이상의 위기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4-2까지 따라 붙은 엘지로 인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기아는 8회 초구를 노려 홈런으로 만든 김상현으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기아가 8회 김상현의 홈런이 없었다면 자칫 역전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을 생각해보면 김상현의 그 홈런은 중요했습니다.

김상현 개인에게도 통산 100호 홈런이라는 위업이었고 기아로서도 쫓기는 상황에서 상대를 무력하게 하는 달아나는 한 방은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점수가 절실한 상황에서 적시타와 홈런을 쳐낸 이종범과 김상현의 활약으로 로페즈는 시즌 10승을 달성했고 기아는 2리 차로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힐 수 있었습니다.

양현종이 아쉬운 투구를 하며 토요일 경기를 내줬지만 엘지와의 잠실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 기아는 광주 홈에서 두산과 3연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두산과의 대결을 마치고 곧바로 대구로 가 1위 삼성과 주말 3연전을 가지는 기아로서는 이번 주가 1위가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엘지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며 지난주 여섯 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한 기아가 이번 주에도 비슷한 승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김상현이 100호 홈런을 기점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윤석민과 로페즈가 이번 주 경기를 통해 모두 11승 투수가 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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