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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용규의 3안타와 실책이 가른 승부, 기아가 웃었다

by 스포토리 201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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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합해 실책이 6개나 나온 오늘 경기는 흥미롭기는 했지만 아쉽기도 했습니다. 잦은 실책들은 당연하게 위기를 가져왔고 연속된 실책들은 흥미를 반감시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실책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기아가 두산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상위권 팀이기 때문이겠지요.

이범호 통산 1천 안타, 승차 앞선 기아의 2위



오늘 경기 승리로 기아가 1위 삼성보다 반 게임차가 앞섰지만 KBO의 이상한 점수 계산으로 인해 0.003 뒤져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승부 계산법이 바뀌며 2무승부면 2승 1패보다 앞서게 되는 이 황당한 계산법은 무승부가 많았던 작년 상위 팀들이 만들어낸 셈법이었지요. 이범호는 개인 통산 1천 안타를 기록하며 선취점을 뽑아내 기아의 연승을 이끌었습니다.


트레비스와 페르난도 실책과 사구에 울었다

외국인 투수가 맞대결을 펼친 오늘 경기는 투수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어제 우천으로 경기가 순연되며 타격감이 정상이 아닌 타자들에 비해 투수들의 역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예상은 기아의 1회 공격이 시작되면서부터 흔들렸습니다.

 

페르난도에 맞서 이용규가 안타와 도루를 이어가며 두산 배터리를 흔들어 놓더니, 김원섭이 볼넷을 얻어 나가자 기아는 안치홍에게 번트를 지시했습니다. 초반 득점을 통해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기아 벤치의 선택은 이범호가 적시 2루타를 치며 2-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아의 문제는 2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첫 타자 최준석에게 안타를 내주고 유석민이 때린 완벽한 병살타인 2루 땅볼을 안치홍이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하며 위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나 완벽한 병살 코스에서 최고의 수비 실력을 보이던 안치홍이 실책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당황스러웠습니다. 

실책은 양이지의 번트 수비를 하던 트레비스가 1루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며 실점을 내주고 무사 2, 3루 상황에서 폭투까지 이어지며 2-2 동점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기아의 불운은 이성열이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트레비스가 견제구로 아웃을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김주형이 볼을 놓치는 상황은 답답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원석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처한 트레비스는 오재원을 1루 땅볼로 유도해 홈과 1루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대량 실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벗어나며 트레비스가 다시 부활할 것으로 보였지만 좀처럼 그의 투구는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3회 투아웃을 잡은 상황에서 김상현의 어려운 포구(뜬 공 처리가 불안했던)를 보며 불안해하던 트레비스는 실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4회에서도 오재원에게 안타를 내주고 견제 실책까지 이어지며 다시 위기에 처했지만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하는 등 롤러코스터 투구는 모두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5회 초 두산 공격을 삼자 범퇴로 처리 한 후 5회 말 기아 공격에서 이현곤과 이용규가 연속 2루타를 쳐내며 3-2까지 달아난 기아는 김원섭의 3루타까지 이어지며 단숨에 4-2까지 점수를 벌렸습니다. 연속된 장타에 왼쪽 승부가 안 되던 페르난도는 안치홍 타석에서도 머리 쪽으로 향하는 빠른 공으로 가슴을 쓸어내더니 김상현 타석에 헬맷 챙에 맞는 사구를 던지며 일촉즉발의 위기를 불렀습니다. 

페르난도가 의도적으로 머리 쪽으로 공을 던졌을 리는 없고 손아귀 압이 떨어지며 몸쪽 승부를 힘겨워하던 그로서는 5회 들어 몸쪽 공이 계속 위협적으로 기아 타선을 압박하더니 큰 불상사 상황까지 이어진 점은 모두를 불안하고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부상에 시달렸던 김상현으로서는 중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 놀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150에 가까운 강속구가 얼굴로 향해 날아드는데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지요. 더욱 안치홍 타석에서도 비슷한 투구가 한 번 나왔던 상황에서 다시 자신에게 그런 공이 오자 화가 나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이 공은 페르난도는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습니다. 기아와의 오늘 경기 전 앞선 4경기에서 모두 5회 이상의 투구를 하며 2승을 올렸던 그로서는 다시 한 번 기아의 벽에 막혀 분투를 삼켜야만 했습니다.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며 좋은 투구를 했지만 상대적으로 깨끗한 공은 기아 타자들에게는 쉬운 투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 투수까지 끌어내리며 역전에 성공했음에도 이어진 6회 두산 공격에서 1사 후 이성열과 이원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이종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상황에서 기아 벤치는 과감하게 손영민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지난 경기들과는 달리, 롤러코스터 투구를 하며 위험을 자초하던 트레비스를 더 이상 맡기기에는 불안했던 벤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손영민은 두산 벤치에서 내민 승부수인 정수빈의 동점 적시타로 인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쉽게 경기를 이끌 수 있는 상황에서도 추가점을 내지 못했던 기아로서는 동점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6회 두산의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며 기아가 5-4로 겨우 승리하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는 무척이나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실책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득점 찬스에서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기아 타선은 답답한 경기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지요.

손영민이 동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심동섭과 유동민이 1점차 리드를 마지막까지 잘 이끌어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실책으로 내준 상황이 아쉽기만 할 듯합니다. 롯데와 게임차 없는 순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빅 4안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패배는 힘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고무적이었던 것은 김강률이 2와 2/3이닝을 던지며 무안타, 무실점, 2삼진을 잡아내며 희망투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기아 타선을 위협하는 김강률의 투구는 지금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호투였습니다.   

기아와 두산의 승패를 가른 것은 실책이었습니다. 6회 동점을 내준 상황에서 1사 후 이현곤과 이용규의 연속 안타 로 1사 1, 3루라는 절호의 기회에서 김원섭이 투수 앞 땅볼을 쳤지만 마음이 급했던 이현승이 펌블을 하는 바람에 결승점을 내주고 주자까지 살려주는 실책을 하고 말았습니다.

곧이어 등판한 김강률은 안치홍의 유격수 앞 땅볼마저 실책으로 내주며 만루 찬스에서도 4번 타자 이범호를 상대로 3루 땅볼을 유도해 병살 처리하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대량실점을 막아주는 효과적인 투구였고 기아로서는 편안한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장면이었습니다.

이용규가 5타수 3안타로 기아 타선을 이끌었고 1회 2타점 2루타를 친 이범호는 개인 통산 1천 호 안타를 쳐낸 의미 있는 경기였습니다. 0.383라는 고타율을 유지하는 이용규는 오늘 경기에서도 스스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신기한 타격으로 기아의 경기를 이끌어갔습니다.

특별한 이상만 없다면 이용규로서는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상과 슬럼프가 가장 무서운 적일 텐데 이런 위기들만 지혜롭게 넘긴다면 의외의 성과로 이용규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전체를 바라보며 자유롭게 안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탁월한 이용규는 연일 신기로운 타격으로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범호도 매 경기 안타를 쳐주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기가 계속되면서 스스로 불안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좀 더 편안한 타격을 보이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근 타격 페이스는 본인에게도 아쉬울 듯합니다.

목요일 경기 선발로 내정된 한기주. 기아로서는 의외의 카드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2년 여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그가 1군에 올라오자마자 선발로 올라서는 것은 모험입니다. 2군 경기에서도 최고 80개 정도의 공을 던졌던 한기주로서는 60개 정도의 공을 목표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이기에 과연 그의 투구가 1군 무대에서 어느 정도 효과적일지를 실험해보는 무대가 될 듯합니다.

두산으로서는 한기주가 등판하는 목요일 경기가 승리로 가져갈 중요한 경기일 수도 있습니다.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아이기에 두산으로서는 적지에서 1승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말이지요. 과연 한기주가 어떤 피칭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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