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통산 600호 골은 마법과 같은 프리킥이었다. 축구 게임에서도 이런 골을 넣는 것은 말도 안 될 정도로 힘들다. 왜 메시가 신계의 축구 선수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지 그의 이 슛 하나 만으로도 충분했다. 메시가 아니라면 흉내내기도 어려운 이 골은 리버풀에게는 절망이었다.
생각보다 강했던 리버풀, 메시의 바르셀로나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버풀이 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강했다. 왜 그들이 현재 맨시티와 함께 EPL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지 경기를 통해 증명해 주었다. 빠르고 강한 리버풀의 힘은 바르셀로나가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 전반 리버풀이 골을 넣었다면 결과 역시 달라질 수도 있었을 정도였다.
바르셀로나는 4-3-3 전술로 나섰다. 테어 슈테건이 골키퍼로 나서고 포백 수비 라인에는 양 사이드에 알바와 로베르토가 중앙에는 피케와 렝글레가 자리했다. 키가 큰 렝글레의 출전은 어느 정도 상대를 의식한 포석으로 보였다. 허리에는 세르지오를 중심으로 비달과 라키티치가 경기를 조율했다.
최전방에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메시에 쿠티뉴, 수아레스라는 최강 쓰리톱이 자리했다. 이들이 함께 뛴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프리롤로 움직이는 메시는 우측에 존재하지만 그에게 위치는 무의미하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
원정에 나선 리버풀은 베커 골키퍼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와 동일한 4-3-3 전술로 나섰다. 포백 라인에 로버트슨과 고메즈가 양 사이드에 반다이크와 마팁이 나섰다. EPL 올해의 선수에 꼽힌 반다이크는 리버풀 전술의 전부다. 원정 경기에서 반다이크의 존재감은 그 무엇보다 강렬하니 말이다.
중앙에는 파비뉴를 중심으로 케이타와 밀너가 자리했고 최전방에는 바이날둠, 마네, 살라가 나섰다. 마네와 살라라는 양 윙어들의 빠른 발과 강력한 파괴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반 마네와 살라가 수없이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을 괴롭힌 장면들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게 한다.
리버풀은 악재는 전반 케이타가 부상으로 교체된 점이다. 최강의 전력으로 나서도 힘든 싸움에도 전반에 케이타가 빠지며 불안해질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첫 골은 26분 수아레스의 발에서 나왔다. 비달과 쿠티뉴로 이어진 패스는 좌측에 있던 알바에게 전달되었다.
알바는 이 상황에서 절묘하게 리버풀 수비를 깨는 패스를 찔러 넣었고 수아레스는 슬라이딩을 하며 완벽한 슛으로 첫 골을 만들어냈다. 가장 강력하다는 리버풀 수비는 그렇게 깨져 버렸다. 마네와 살라가 빠른 발을 이용해 바르셀로나를 위협했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후반 리버풀은 파상 공세를 펼치며 반격에 나섰다. 밀러와 살라가 2분과 7분 결정적인 슛을 했지만 슈테건의 환상적인 호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아무리 공략을 해도 뚫리지 않으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리버풀에 밀리던 경기는 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완성되었다.
다시 수아레스에게 기회가 왔다. 수아레스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언제나 준비가 되어있던 메시는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끝내버렸다. 거대한 반다이크가 메시가 쇄도해 골을 넣는 모습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2-0이 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리버풀의 공세는 꺾이고, 바르셀로나가 상황을 지배했으니 말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가장 위대한 골을 감상하게 된다. 37분 프리킥 상황을 맞은 바르셀로나는 키커로 메시가 나섰다. 거대한 장벽과 같은 리버풀 선수들이 막을 친 상황에서 제법 긴 거리였지만 메시에게는 무의미했다.
메시의 슛과 함께 리버풀 수비수들은 뛰어올랐다. 하지만 공은 절묘하게도 리버풀 수비수를 비껴 왼쪽 골대 모서리에 완벽하게 들어갔다. 그 어떤 골키퍼도 막을 수 없는 완벽한 슛이었다. 게임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가장 완벽한 골이었다. 이 골 하나 만으로도 오늘 경기를 본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3-0으로 리버풀을 압도했다. 원정 경기인 2차전에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바르셀로나의 결승행은 당연해 보인다.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골도 내주지 않고 4-0으로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메시라는 위대한 선수. 그가 보여준 이 아름다운 골은 축구를 예술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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