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3. 10:03

기아 4안타 친 노장 이종범의 힘으로 초반 난조 딛고 두산 잡았다

1회 4점을 뽑고도 기아는 위기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트레비스가 자제력을 잃어버리며 스스로 흔들리며 4회까지 마운드에 있으며 불안한 모습으로 팀 전체를 흔들었기 때문이지요. 지난 세 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불펜으로 인해 승리를 얻지 못해 실망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분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노장의 투혼, 흔들리는 기아를 살렸다



이종범은 중요했던 두산과의 첫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기아 선수들을 독려해 멋진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부상으로 두 경기 연속 쉬었던 이범호는 아직 완벽한 타격감을 보이지 못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삼진으로 물러나는 나지완은 잔루만 양산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 이종범의 안타는 기회를 혹은 선수들을 독려하는 희망이었습니다. 

자멸한 트레비스, 쉬운 승리를 놓쳤다

오늘은 트레비스가 쉽게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기아가 타자일순을 하며 4득점이나 했으니 그동안 득점지원을 받지 못하고 불펜으로 인해 경기가 뒤집혀 승리를 챙기지 못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트레비스 스스로 망치며 팀을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경기 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그는 이종욱 안타와 김현수의 안타를 묶어 1실점을 했습니다. 마운드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며 보크를 범하는 상황도 트레비스에게 안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었던 듯합니다. 

 

문제는 2회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부터였습니다. 홈런을 맞고 기분이 상한 트레비스는 양의지에게 빨리 뛰지 않는다고 불같이 화를 냈고 이런 상황에 심판 진들이 마운드에 모이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두산의 김민호 코치가 트레비스에게 항의를 했고 2회 경기를 마치고 내려오며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이어지며 분위기는 어수선하게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양 팀 모두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갔고 4회 트레비스는 손시헌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4-3까지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잘 던지고도 승을 챙기지 못한 트레비스였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에게 승을 안겨주는 것이 기아에게는 절실했고 오늘 1회부터 맹타가 터지며 그런 기회를 선사하는 듯했지만 1회 마운드에서 넘어지며 보크를 범하고 양의지 홈런에 쓸데없는 화를 내며 스스로 자멸한 트레비스를 더 이상 마운드에 올릴 수는 없었습니다. 

더욱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트레비스를 상대로 두산 선수들이 공을 정확하게 쳐내는 것 역시 문제였습니다. 4회를 마무리하고 5회부터 기아는 손영민을 마운드에 올렸고 이런 벤치의 판단은 주효했습니다.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 타자들이 트레비스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것과는 달리, 손영민은 좀처럼 쉽게 공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5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4, 5번을 삼진으로 잡는 호투를 보인 손영민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두산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으며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습니다. 중요한 순간 등장해 3이닝 동안 1안타, 2사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두산의 타선을 막아 시즌 7승을 올렸습니다. 

이후 두 이닝을 책임진 심동섭도 2이닝동안 1안타, 2삼진으로 마무리하며 이번 주 중요했던 두산과의 첫 경기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트레비스가 의외의 상황으로 자멸하며 두산이 기아를 상대로 첫 경기를 가져갈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손영민의 빼어난 호투가 위기의 기아를 살렸습니다. 

두산으로서는 선발 이용찬이 1회 타자일순하며 4실점을 했지만 이후 6회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아 타선을 꽁꽁 묶으며 나름 호투를 보였습니다. 만약 1회 4실점을 하지 않았다면 경기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두산은 여섯 명의 불펜 투수들을 내보내며 사력을 다해 기아를 막아냈지만 한 점차 승부는 8회 완벽하게 기아로 넘어가며 패하고 말았습니다. 기아는 지난 일요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불펜들이 총동원되었지만 허무하게 무너지며 위기를 자초했던 것에 비하면 오늘 투구는 무척이나 효과적이었습니다. 손영민과 심동섭만으로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믿을만한 두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는 바람에 다음 불펜 운영이 힘들어졌다는 것은 두산과의 남은 경기에 확신을 가지기 힘들게 합니다. 
 

기아 8회 응집력 있는 타격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기아는 위기입니다. 몇몇 선수가 빠져서가 아니라 그 선수들이 빠지면서 생긴 균열들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중요한 순간이 찾아오면 드러나곤 하기 때문이지요. 오늘 경기에서도 1회 4득점은 아쉬웠습니다. 상황으로 보면 6점 이상을 뽑을 수도 있었지만 좀처럼 터지지 않는 중심타선으로 겨우 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4점을 얻은 것은 그나마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 나가고 이종범이 2루타를 치며 무사 2, 3루에 중심타선에게 기회가 돌아갔지만 김원섭이 낮은 우익수 플라이로 점수와 연결을 시키지 못하며 어렵게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용찬은 이범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고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안치홍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선취 2득점을 하고 김주형이 깨끗한 좌전안타를 치며 다시 2득점을 하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두 선수가 중요한 순간 안타로 점수를 뽑아주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트레비스로 인해 어수선해진 분위기는 상대 두산이 아닌 기아에게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1회 공격력을 보면 초반 대량 득점을 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기아는 추가 득점은 하지 못하고 두산에게 3실점으로 하며 역전을 앞두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들을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3회 선두타자인 안치홍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차일목에게 작전이 여러번 변경되어 전달되고 번트 자세에서 공격으로 전환한 그의 타구는 투수 앞 땅볼이 되며 병살로 좋은 기회를 놓치는 장면은 아쉬웠습니다. 이용찬이 3회까지도 정상적인 자신의 투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공격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기 때문이지요. 좀 더 기다리며 흔들리는 투수를 더욱 흔들어 놓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7회에도 기아는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선두타자 안치홍이 볼넷으로 나가며 4-3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추가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1사후 김주형의 잘 맞은 타구를 좌익수 김현수가 멋진 다이빙 캐치로 아웃시키며 기아의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김현수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두산은 7회 무너질 가능성이 높았기에 그의 수비는 대단했습니다.

좀처럼 공격 물꼬를 트지 못하던 기아는 8회 두산의 여섯 번째 투수인 노경은을 상대로 이종범이 우전 안타를 치며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상대 팀 실수가 더해지며 1사에 주자를 두 명 둔 상황에서 오늘 네 번의 기회를 삼진 세 개와 우익수 플라이로 놓친 나지완이 어렵게 적시타를 치며 2득점을 한 상황은 무척 중요했습니다. 4-3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더 이상 추가 득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터진 추가 득점은 두산의 추격의지를 끊어 놓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뒤이어 나온 안치홍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을 해 7-3이 되고 차일목의 안타, 김주형의 적시타로 8-3까지 경기를 벌린 기아는 8회 두산의 공격에 심동섭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8회 추가 점수를 뽑지 못했다면 기아의 마운드 운영은 복잡해졌을 것이고 긴박한 상황에 약한 불펜 투수들이 불안한 투구로 역전도 가능했던 상황에서 기아가 8회 대거 4득점을 한 것은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오늘 1번 타자인 이용규가 볼넷 하나를 제외하고는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2번 타자로 나선 이종범이 6타수 4안타를 치며 기아의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팀의 최고참 선수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팀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자극이 될 수밖에는 없었고 이런 노장의 투혼은 자연스럽게 팀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부진했었던 안치홍이 4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고 김주형 역시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공헌해주었습니다. 하위 타선이 6타점을 뽑으며 분전했기에 중심타선이 침묵했던 기아이지만 이길 수 있었습니다.  

이범호는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볼넷만 세 개를 얻어내며 이범호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문제는 김원섭이 비록 2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안타가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고 5번 타자인 나지완이 8회 중요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것은 좋았지만 이전 상황 주자 만루, 1, 2루 상황 등 계속되는 득점 기회에서 허무한 삼진을 당하며 공격의 맥을 끊는 상황들은 기아에게는 골치로 다가옵니다.

나지완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이범호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고 그런 부담은 결과적으로 기아의 공격력을 반감시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안치홍이 중요한 순간 살아났고 그와 함께 김주형마저 멀티히트와 간만에 올린 타점으로 겨우 승리할 수 있었지만 여전한 불안감은 기아를 힘겹게 합니다.

노장 이종범이 투혼을 발휘하며 4안타를 친 것은 칭찬해줄 일이지만 나지완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 중심타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기아로서는 힘겨운 승부를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근 한 경기 잘하면 2, 3경기 무안타로 그치는 안치홍이 그런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고 안정적인 공격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 도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김주형 역시 한 경기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기복이 많기에 이번 주 경기에서 어떤 타격을 보여주느냐는 중심 타자들이 빠진 기아에게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나지완과 김주형만 살아난다고 해도 기아는 최희섭과 김상현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두 선수의 파워가 엄청나기에 팀의 주축으로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만약 이범호가 정상 컨티션을 찾고 나지완과 김주형의 힘이 장타로 이어진다면 기아의 공격력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서재응과 니퍼트가 맞붙는 수요일 경기는 두산이 조금 앞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니퍼트에 강했던 기아인 만큼 응집력 있는 타격을 보여준다면 수요일 경기도 승리로 가져갈 가능성은 있습니다.

서재응 역시 최근 경기에서 기복 없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기에 결과적으로 수요일 경기는 초반 니퍼트를 어떻게 공략하느냐와 6회 이후 불펜 운영이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의 타선이 노장 이종범의 투혼을 발판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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