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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의 허약한 불펜 넥센 앞에서 길을 잃다

by 스포토리 201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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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오늘 절대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했습니다. 그나마 힘을 내며 점수를 쫓아가도 약속이라도 하듯 바로 다음 이닝에 실점을 하는 상황에서는 그 어떤 선수들이 등장해도 이기기 힘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중심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넥센과의 승부에서 승리가 중요했던 기아는 '절망'이라는 단어만 남기고 말았습니다.

답을 찾지 못하는 기아의 불펜, 총력전을 해도 진다?




기아에서 넥센과의 일요일 경기는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넥센에게는 잔인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선두 탈환 혹은 현상 유지를 위해서도 8위인 넥센은 이겨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넥센의 경기력은 기아를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김성현, 양현종에게 완벽한 우위를 보이다

부상보다는 제구력이 되지 않아 장기간 1군 마운드를 떠나야만 했던 양현종이 돌아왔지만 벤치나 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하며 넥센에게 우위를 내준 기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역전을 해보지 못하고 넥센에게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타선에서 이범호 대신 타선에 들어선 박기남이 스리런 홈런을 치며 분발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무기력함은 넥센의 타선을 압도할 수도 없었습니다. 불펜마저 완벽하게 매번 교체 되자마자 실점을 하며 팀 승리에 조금도 도움을 주지 못하며 총력전을 하고도 완패를 당한 기아로서는 충격이 제법 오래갈 듯합니다.

1회 시작과 함께 김민우를 삼진을 잡으며 좋은 출발을 보인 양현종은 볼넷을 2개를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오늘 선발로 나선 송지만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1회부터 3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한없이 빈약해진 기아의 타선을 생각해 봤을 때 초반이라 해도 3점은 무척이나 크게 다가왔습니다.

2회를 삼자범퇴를 막아냈지만 3회 삼진 두 개로 투 아웃을 잡은 상황에서 볼넷이 두개가 나오며 다시 위기를 만들더니 강정호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다시 실점을 하며 4-0까지 넥센은 달아났습니다. 4회 시작과 함께 차정민으로 교체되어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잘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5회 시작과 함께 선두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지만 알드리지에게 안타를 맞고 송지만에게 2루타를 맞으며 1사 2, 3루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볼넷을 연속 두 개를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상대 선수와 제대로 승부를 하지 못하는 기아 투수들은 볼넷을 남발하며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5회 위기 상황을 잘 막았던 김희걸 역시 6회 들어 1번 타자 김민우에게 2루타를 맞고 김민성의 1루 땅볼을 김주형이 실책을 하며 주자 모두를 살려주며 유동훈으로 마운드가 바뀌었습니다. 유동훈이 유한준에게 병살을 잡아내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기는 했지만 알드리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겨우 불을 껐습니다.

7회 유동훈이 2사 후 볼넷을 내주자 기아 벤치에서는 곧바로 왼손 박경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다시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다행스럽게 장기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위기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7회 차일목이 솔로 홈런을 치며 6-4까지 쫓아가며 기회를 살린 기아는 8회 시작과 함께 말도 안 되는 공으로 볼넷을 내준 박경태는 한심할 정도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선두 타자를 제구력이 되지 않아, 네 번째 공을 포수 뒷 그물로 직접 던질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바로 손영민의 교체했지만 알드리지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송지만에게 안타를 맞고 6번 강정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4-8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며 사실상 경기는 그 순간 끝나고 말았습니다. 9회 1점을 더한 넥센은 기아를 상대로 9-4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8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한기주를 제외하고 불펜 자원들을 모두 사용한 기아로서는 이번 패배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제 윤석민이 완투를 하면서 불펜들을 쉬게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필승 조마저 처참하게 무너지는 상황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는 힘든 경기를 앞으로 펼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하게 합니다.

이런 무기력했던 기아 마운드와 달리, 넥센은 경기가 끝나고 엘지로 트레이드 된 김성현과 송신영이 모두 등판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선발로 나서 기아의 막강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김성현은 무려 85일만에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5회 박기남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효과적으로 기아 타선을 막아내며 자신과 팀에게 중요한 승리를 선사했습니다.

김성현은 6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4안타, 3사사구, 2삼진, 3실점을 하며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기아 불펜을 불을 지른 것과 달리, 넥센은 송신영이 비록 차일목에게 솔로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마정길이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습니다.


송지만의 스리런 홈런과 박기남의 스리런 홈런

이범호가 빠진 자리를 매운 박기남의 투혼은 오늘 경기에서도 대단했습니다. 그동안 백업 멤버로서 활약해야만 했던 그에게는 이번 주전 부상은 기회였습니다. 야구 실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올 시즌도 3루 자리를 이범호에게 내준 박기남에게는 이번 기회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절실한 순간이었습니다.

넥센과의 1차전에서 수비에서 아쉬운 실수를 한 번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하게 3루 수비를 해주었고 타격에서도 벤치의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볼넷도 얻어내고 일요일 경기에서는 무력한 팀을 깨우는 스리런 홈런까지 때리며 자신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현재로서는 다음 주 경기에서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이범호가 3루에 들어서고 박기남이 1루를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명대타에 이범호를 내보내고 나지완을 좌익수 자리에 내보낼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박기남을 라인업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지요.

박기남은 넥센과의 3차전에서 6타수 3안타, 4 볼넷, 4타점을 올리며 제몫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김주형이 두 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비교가 되지요. 더욱 기존 라인업 선수들과 비교해도 중심 타선들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박기남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기남이 주전 부상을 틈타 자신의 저력을 과시했다면 넥센에서는 이젠 노장이 되어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기 힘든 송지만이 탁월한 배팅 감으로 넥센을 웃게 해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그는 4타수 3안타를 치며 공격을 이끌었고 팀의 귀중한 선취 득점을 올리며 기아에게 스윕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과거 홈런 타자로 명성을 떨치던 시절과는 달리 파워나 체력 면에서 경쟁 타자들에게 밀리던 그가 최근 다시 부활하는 타격을 보여주며 넥센 타선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송지만이 1회 스리런 홈런을 치지 못했다면 의외로 기아의 페이스에 밀려 힘겨운 승부를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의 선제 득점을 만든 홈런은 중요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 타선이 여전한 변비 타선을 보이기는 했지만, 어제보다는 활발한 공격을 하면서 점수 역시 4점을 뽑아주었습니다. 문제는 불펜이 점수를 뽑아 추격을 하려하면 곧바로 실점을 하며 넥센이 도망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며 질 수밖에 없는 경기를 했습니다.

금요일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포함해 7타점을 올린 나지완은 두 경기에서 4번 타자 자리에 배치되니 7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 얻어낸 것이 전부일 정도로 무기력했습니다. 한꺼번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기라도 한 듯 두 경기에서 안타 하나도 때려내지 못한 중심 타자는 팀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나지완과 함께 동방 상승과 하락을 같이 하는 안치홍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10점을 뽑은 금요일 경기에서 모처럼 3안타를 치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어제 경기에서는 1안타, 일요일 경기에서는 무안타 경기를 하면서 4, 5번 타자가 무기력한 공격을 펼친 기아는 좀처럼 점수를 뽑기 힘들었습니다.

박기남과 차일목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무득점 경기를 했을 수도 있을 정도로 빈타와 변비 타선은 기아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5안타와 6사사구를 얻어 4득점에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 잔루가 많았다는 이야기이지요. 결정적인 순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전반기 후반부터 급격하게 떨어진 기아로서는 중심 타자들마저 부상으로 빠져나가 공격력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만 높아졌습니다.

공격력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마운드였습니다. 10안타 보다 심각했던 것은 11개의 사사구가 쏟아졌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8실점으로 막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기아 마운드는 총체적 난국이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8월 첫 주 기아는 두산, SK와 6연전을 펼쳐야만 합니다. 롯데에 연패를 당한 두산으로서는 사력을 다해 기아를 잡으려 뛰어들 것이고 바닥을 치고 다시 급부상 중인 SK는 2위인 기아를 잡고 다시 선두 복귀를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은 자명합니다.

문제는 로페즈가 빠진 마운드와 함께 여전히 불안하기만 한 불펜이 두산과 SK 타선을 막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여기에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기아의 팀 타선이 언제나 정상적으로 폭발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양현종의 부활이 절실했던 경기에서 볼넷을 4개나 내주며 여전히 제구력 불안을 드러낸 그가 다음 선발에서 어느 정도의 투구를 보일지는 기아에게는 중요합니다.

이범호가 다음 주 경기에 얼마나 완성된 컨디션으로 복귀하느냐는 중요합니다. 팀의 중심인 이범호만 제자리를 찾아준다면 기아는 다시 폭발적인 타격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팀의 중심인 이범호가 4번을 맡고 김원섭이나 박기남이 3번을 맡고 나지완이 5번을 맡아 타격을 한다면 의외로 괜찮은 중심 타선이 나올 수 있을 듯합니다.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도 합니다. 루키 홍건희가 비록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빠른 공을 무기로 괜찮은 투구를 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주전을 대신해 경기에 들어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공백을 매워준다면 기아는 다시 한 번 선두 탈환이 가능할 것입니다.

누가 봐도 최악의 상황에 빠진 기아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수들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로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일밖에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작전을 구사해도 선수들이 실행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는 없기에 선수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분발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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