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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 시즌 13승은 완투 완봉, 에이스 진가를 보였다

by 스포토리 201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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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왜 팀의 에이스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주전들이 한꺼번에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윤석민은 완투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실력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윤석민은 시즌 13승을 완투 완봉으로 잡아내며, 에이스의 진가는 이런 것이라며 실력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주전 줄부상, 위기의 기아 해법은 하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LCK포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은 아니냐는 기대를 드러냈지만 거짓말처럼 LCK포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버렸습니다. 최희섭은 발가락 부상이 의외로 심각해 2주 정도의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빈볼을 맞은 김상현은 광대 함몰 수술을 받았고 복귀 시기는 아직 언급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시즌 초부터 위기의 기아를 이끌어왔던 이범호마저 긴 여정에 지쳐 전력에서 이탈해 있습니다. 막강 더블 펀치였던 로페즈마저 정밀 진단을 위해 1군에서 빠진 상황에서 차포 떼고 경기를 해야만 하는 기아로서는 위기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위대한 에이스는 위기 상황에 빛이 난다

2-0. 어제 10점을 뽑은 팀 치고는 너무 빈약한 득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전력에서 빠진 것은 실질적으로 김상현 뿐이었지만 팀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빈타에 허덕이며 겨우 이길 수 있었습니다. 선취점이 안타가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8회 말 김원섭이 손승락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 경기는 힘겨운 승부였습니다.

김성태와 윤성민이라는 매치 업은 누가 봐도 윤성민의 완승이라고 애기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김성태 역시 오늘 넥센의 떠오르는 에이스답게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고 내려갔습니다. 상대 팀 에이스와 대결은 자칫 무기력한 투구로 자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잘 던져도 이길 수 없다는 자괴감이 에이스와 맞붙는 상대 투수를 힘들게 하기 때문이지요.

오늘 보여준 김성태의 피칭은 넥센으로서는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듯합니다. 6이닝을 던지며 분명 위기 상황도 있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기아 타선을 막아내는 김성태의 노련한 피칭은 전체적으로 빈약하기만 한 넥센에 커다란 힘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에게 안타를 맞으며 그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았지만, 박기남의 보내기 번트에 이은 김원섭의 아쉬운 좌익수 플라이는 기아 타선에서 점수를 뽑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나마 이용규가 2루에서 좌익수 플라이임에도 불구하고 틈을 노려 3루까지 달리는 모습이 흥겨울 뿐이었지요. 4번 중책을 맡은 나지완은 어제와는 달리 평범한 1루 땅볼을 치며 주자 3루에 두고도 점수를 뽑지 못하는 빈공을 보였습니다. 

2회 삼자범퇴를 당한 기아는 3회 선두 타자인 차일목이 볼넷을 얻고 이현곤이 보내기 번트를 하며 만든 기회에 김성태가 위기를 감지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용규와 승부를 하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더니 박기남 마저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며 최대 위기 상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3번 김원섭이 투수키를 넘기는 타구를 때리기는 했지만 2루수에 잡히며 자칫했으면 병살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유격수 포기 실수로 겨우 첫 득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4번 타자 나지완에게 기회가 돌아갔지만 그는 1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다시 한 번 기회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김성태는 기아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주었습니다. 6이닝 동안 96개의 피칭으로 3안타, 3사사구, 3삼진, 1실점을 한 김성태는 팀 타선이 활발하게 득점만 해주었다면 승리도 할 수 있었지만 빈약한 팀 타선과 상대 투수가 윤석민이라는 점에서 승패를 떠나 보여준 기록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완투 완봉한 윤석민은 1회 장기영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삼진 두 개를 곁들여 가볍게 마무리하며 투구를 시작했습니다. 5회까지 매 이닝 삼자범퇴로 넥센 타자들을 압도해간 윤석민은 6회 김민성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고 김민우가 어설프게 건드린 공이 라인 앞에서 윤석민에게 잡혔지만 순간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윤석민이 1루에 공을 던지지 못하며 모두 살려주며 1사 1, 2루라는 오늘 경기 최대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어설픈 안타도 그렇지만 자신의 실수로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자칫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윤석민은 장기영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3번 타자 유한준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7회를 삼자범퇴를 막은 윤석민은 8회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습니다. 선두 타자였던 박정준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넥센 벤치에서는 무조건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습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게 된다면 넥센에게도 승산은 있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무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는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윤석민에게는 번트도 쉽게 댈 수 없는 게 현실이지요.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가 있는 그에게 번트는 노련한 타자가 아니라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올 시즌 경기에 많이 나오지 않은 유선정으로서는 너무 힘든 상황이었고 쓰리번트까지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넥센은 득점에 성공할 수가 없었습니다. 김민성을 대신 해 왼손 베테랑 이숭용을 내보냈지만 대주자로 나선 김일경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면서 번트와 도루가 모두 막힌 넥센은 무기력하게 마지막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도루 저지율이 턱없이 낮은 차일목이 가장 중요한 순간 김일경을 2루에서 아웃을 잡은 것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만약 도루를 내주었다면 상승세를 이어간 넥센이 동점으로 이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번트를 내주지 않고 압박하며 쓰리번트 아웃을 시킨 윤석민과 중요한 도루 저지를 성공시킨 차일목으로 인해 위기의 기아는 겨우 넥센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100개를 훌쩍 넘긴 공을 던진 상황에서도 9회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김민우를 삼진, 장기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으며 마지막 한 타자만 남긴 상황에서 유한준에게 2루타를 맞으며 다시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불펜에서는 그 어떤 투수도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에이스 윤석민은 상대 팀 4번 타자인 알드리지를 맞아 마지막 유인구 삼진을 잡으며 오늘 경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윤석민은 9이닝 동안 126개의 공을 던져 5안타, 12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개인 시즌 13승 달성과 함께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한 확실한 에이스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과 함께 그가 보여준 투구는 위기의 기아 선수들에게는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위기에 빠진 기아, 지금이 기회이다

주전들이 한꺼번에 이렇게 모두 빠지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져 나간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힘겨움의 연속일 수밖에는 없지요. 환상적인 2번 타자인 김선빈의 장기 부상과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의 팀의 주축 타자들입니다.

김상현이 광대 함몰로 언제 복귀할지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길면 2주, 짧으면 다음 주중 팀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듯합니다. 막강한 선발투수로 전반기 최고의 시즌을 보낸 기아는 원투 펀치로 기아를 이끌어왔던 로페즈가 전력에서 이탈하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가장 강력한 원투 펀치 중 하나이자 이닝이터로서 벤치의 두둑한 신뢰를 받고 있는 로페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것은 마운드 운영에 분명한 위기이고 이런 위기에서 과연 기아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위기 상황에서 에이스 윤석민은 자신의 능력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기아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팀이 위기에 처하자 윤석민은 스스로 오늘 경기를 혼자 마무리하겠다는 말을 벤치에 건넸고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불펜으로 고민이 많은 기아 벤치는 윤석민의 완벽한 투구로 겨우 웃을 수 있었습니다.

김원섭의 2타점이 없었다면 승리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정도로 오늘 기아의 타선은 최악이었습니다. 5안타에 그친 경기력도 문제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터지지 않는 안타는 여전히 기아를 힘들게 합니다. 어제 홈런 두 방과 7타점으로 경기를 이끌었던 나지완이 오늘 경기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무너지며 팀 공격의 밸런스를 무너트렸습니다.

4번 타자에 들어서면 올 시즌 정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하는 나지완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가졌는지 스윙도 크고 힘이 들어가 어제와 같은 편안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다시 기회를 잡은 김주형은 대타로 나섰을 때 보여준 깔끔한 타격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올 시즌 주전들이 잦은 부상으로 좋은 기회를 잡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더 이상 기회를 얻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용규는 오늘도 2안타 경기를 하면서 기아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어제 이범호를 대신 해 3루에 들어섰던 박기남은 두 번의 희생 번트와 좋은 수비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3번 타자로 나선 김원섭이 1안타에 그치기는 했지만 그가 올린 2타점이 오늘 기아가 얻은 득점의 전부라는 사실을 보면 그의 역할이 중요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기아 라인업은 정상은 아닙니다. 전력의 핵심들이 빠진 상황에서 대체 선수로 들어온 이들이 제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오늘 같은 경기가 기아의 공격력의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 윤석민이라는 대단한 투수가 나왔기에 승리를 할 수 있었지만 다른 투수들이라면 결코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했다는 점을 고민해야만 합니다.

결정적인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기아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동력의 야구, 작전 야구일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주어진 기회를 효과적으로 가져가느냐가 기아 공격의 핵심이 된 상황에서 4번 자리에 있는 나지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천하장사 같은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힘 활용도가 떨어지는 나지완은 금요일 경기에서 보여주었듯 힘들이지 않고 맞추는 타격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그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생각에 힘이 들어간다면 결코 좋은 타격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니 말입니다.

위기는 찾아왔고 누가 뭐라 해도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런 전력으로 경기를 해야만 합니다. 선발진도 로페즈가 빠진 4인 선발에 플러스 원 선수가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작전 야구와 대체 선수로 들어 온 선수들이 자신의 베스트를 보여주어야만 승리가 따라오는 기아로서는 중심 타자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협력 플레이를 보여줄 때가 되었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듯 주전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진정한 기아의 힘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과연 그들이 어떤 효과적인 방식으로 위기 상황을 벗어나느냐는 기아가 어게인 2009를 외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해줄 것입니다.

부진한 투구로 팀 전력에서 빠졌던 양현종이 일요일 경기 선발로 등판합니다. 불펜 투구에서 그 전 투구와는 전혀 다른 정교한 제구력을 보여주었다고 하니 믿어봐야겠지요. 트레비스를 밀어내고 일요일 경기에 나설 정도로 현재 투구가 좋은 양현종이 위기의 기아를 든든하게 받쳐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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